[이달의 기자상] 양양군 공무원의 '계엄령 놀이'

[제423회 이달의 기자상] 김형호 MBC강원영동 기자 / 지역 취재보도부문

김형호 MBC강원영동 기자.

올해로 21년째 지역 언론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양양군 공무원의 계엄령 놀이’ 연속보도는 연차에 어울리지 않는 뉴스였다. 10년차 이하의 사회부 기자들이 다뤄야 할 이 사건은 어쩌다 김 부장에게 떨어진 것일까? MBC 본사로 접수된 제보는 양양군 담당인 나에게 배정됐다. 대여섯 줄의 내용은 장난같았다. 바로 눈에 들어온 건 ‘계엄령과 빨간 속옷, 주식, 환경미화원’이었다.


제보자들은 월요일을 뉴스 보도 날짜로 요청했지만, 제보자 보호 차원에서 금요일로 앞당겼다. 오랜 취재 경험상 이런 보도가 나간다고 지자체는 즉각적인 조치를 하지 않는다. ‘개와 늑대의 시간’이 길어지면, 그 사이 누군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 가해 공무원뿐만 아니라, 지자체와 지역사회가 은폐하고 본질을 호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도를 이어가면서 환경미화원 시험에 떨어져서 제보자들이 악감정으로 제보했다는 역공격이 벌어졌다.


이 뉴스가 이렇게까지 커질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정보원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밝히기 어려운 딥 스로트(Deep Throat)까지 동원했다. AI 시대라고 하지만, 진짜 뉴스는 직접 발로 뛰며 확인해야 한다는 것은 언론 업계에서 만고의 진리이다. ‘아젠다 세팅’도 발에서 출발한다. 뉴스가 던져지면 그다음은 알아서 굴러간다. 이번 보도에서 배운 ‘게이트키핑’방법이다. 끝으로, 구속된 양양군 운전직 공무원도 어떤 점에서는 피해자일 수 있다는 점을 밝힌다. 21년차 기자도 아직 현장에서 배울 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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