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방송 독립과 자율성 보장을 위해 운영하는 사내 편성위원회에 취재·제작 업무와 무관한 간부들을 책임자 측 위원으로 위촉하자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KBS는 2월24일 김우성 부사장과 김근수 전략기획실장, 최성민 콘텐츠전략본부장, 김대홍 보도시사본부장, 이전택 노사협력주간을 편성위원회 책임자측 위원으로 위촉했다. KBS 편성규약은 내외의 부당한 압력이나 간섭으로부터 자율성을 보호하고 취재 및 제작 실무자의 권한을 보장하기 위해 편성위를 구성해 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이 임명한 책임자 측 편성위원 중 전략기획실장과 노사협력주간은 각각 경영전략 전반과 노무업무를 담당하는 인사로, 취재·보도·제작·편성의 자율성과는 거리가 멀다. 전임 편성위 책임자 측 위원은 부사장과 콘텐츠전략본부장, 보도시사본부장, 교양다큐센터장, 취재1주간이 맡아 왔다.
방미통위는 사측의 편성위원 위촉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방미통위 관계자는 3일 본보에 “취재와 보도, 제작의 자율성을 실질적으로 담보하지 못하는 편성위원 위촉은 입법 취지에 반하는 측면이 있다”며 “방미통위 규칙이 구성된 이후 노사간 협의를 통해 편성위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KBS 내부에서는 박장범 사장의 임기 보장을 위해 편성위를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승철 KBS 기자협회장은 “김우성 부사장이 노무국장으로 있는 동안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 김근수 전략기획실장과 이전택 노사협력주간”이라며 “자신의 라인을 데려온 거다. 편성위원회에서 공정방송을 논의하기보다는 사장 선임 구조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인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8월 개정된 방송법은 편성위의 역할을 △시청자위원회 위원 추천 △이사 추천 절차와 방식 등 결정 △방송편성책임자의 제청 등으로 확대했다. 시청자위원회는 2명의 이사를 추천할 수 있는데, 이를 고려하면 편성위가 이사 선출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사회는 사장 후보자를 임명제청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역시 2월25일 성명을 내고 “종사자와 시청자위원회 추천 이사 선임 방안, 임명동의제 시행 방안 마련을 놓고 사측의 의견을 밀어붙이거나 교착상태로 끌고 가겠다는 꼼수를 심어 놓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사측은 “개정 방송법상 편성위와 KBS 방송편성규약상 편성위에는 차이가 있다”며 편성위원 구성이 개정 방송법을 준수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측은 2월26일 낸 입장문에서 “전략기획실과 노사협력의 업무는 ‘개정 방송법 편성위원회’의 유지·운영에 반드시 필요한 부서”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