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수익 개선, 저널리즘 경쟁력으로 이어져야

[우리의 주장] 편집위원회

지난해 한국 신문기업의 경영 성적표는 합격점이라는 평가다. 주요 언론사 대부분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개선됐고 중앙일보는 매출도 두 자릿수 성장을 이루며 외형을 키웠다. 내용을 살펴보면 더 고무적이다. 중앙일보는 532억원을 들여 엘리베이터TV 광고 사업에 진출해 3년 연속 매출을 키웠고 한국경제신문은 문화예술사업에 진출하는 동시에 자체 지수(KEDI)를 개발해 지수사업자로도 입지를 굳혔다. 기업 광고 수익에만 목을 매던 ‘천수답’ 경영에서 벗어나 수익원 다각화에 성공한 셈이다.


성취의 의미는 숫자 너머에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5 신문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신문사 매출에서 광고 의존도는 66%에 달하고, 구독료 수입은 전체 매출의 11.4%에 그친다. 광고주가 등을 돌리면 편집국 전체가 흔들리는 구조인 셈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다각화는 단지 돈을 더 벌기 위한 선택이 아니다. 언론사가 뉴스 밖에서 스스로 수익을 만들어내는 역량은 외부 압력에 취약한 수익 구조를 바꾸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다만 이 성취에 온전히 만족할 수만은 없다. 사업 다각화와 수익성 개선은 좋은 저널리즘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라서다. 사업 다각화를 꾀하는 노력이 오히려 저널리즘을 훼손할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 일례로 최근 주요 언론사가 앞다투어 뛰어들고 있는 컨퍼런스와 시상식 등의 비즈니스 이벤트는 ‘양날의 검’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언론사가 수익을 확보하는 동안 기자들이 취재 대신 협찬 영업과 사업 홍보로 내몰리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래서야 광고주 눈치를 보던 과거가 사업 파트너와 협찬사의 눈치를 보는 구조로 바뀌는 것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언론사의 가치는 결국 본업인 뉴스 콘텐츠 경쟁력에서 판가름 난다는 점을 짚고 싶다. 다각화가 진정한 성공 서사로 기록되려면 다양한 방식으로 벌어들인 수익이 저널리즘의 독립성과 취재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다시 투자돼야 한다는 의미다.


뉴욕타임스(NYT)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NYT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약 9%, 영업이익이 21% 늘었는데, 배경에는 1221만 명(총구독자 1278만 명)에 달하는 압도적인 유료 디지털 구독자가 있다. 이런 NYT도 20여년 전 스포츠 구단 등 뉴스 외부 사업에 눈을 돌린 적이 있었다. 이때 지분 투자는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고, 이후 NYT는 온라인 뉴스 유료화를 선언한 뒤 관련 역량을 기르는 데 집중했다. NYT의 의미 있는 성장은 결국 뉴스와 독자라는 본질로 돌아온 후에야 가능했다는 의미다.


지금도 NYT는 요리, 게임 등 비뉴스 콘텐츠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별도 수익원이라기보다 구독자 저변을 넓히기 위한 도구에 가깝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구독 경험을 높이면서 2027년까지 구독자 1500만 명 달성을 목표로 내걸기도 했다. NYT에게 비뉴스 콘텐츠와 기술 투자는 모두 독자를 넓히고 저널리즘의 가치를 확장한다는 목표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물론 포털 중심의 무료 뉴스 소비가 굳어진 한국 시장에서 NYT식 모델이 쉬운 길은 아니다. 실제 국내 유수 언론사들도 프리미엄 콘텐츠와 디지털 유료화를 잇달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에 가깝다. 그럼에도 방향은 분명하다. 독자가 기꺼이 값을 치를 만한 뉴스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경쟁력만이 언론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수 있다. 한국 신문기업의 수익성 개선이 저널리즘의 전성기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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