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 선거 개표방송의 키워드는 ‘콜라보(협업)’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상 첫 언론사 간 공동 개표방송에 이어 박물관, 인기 유튜버, 인공지능(AI) 기업과의 협업까지 예고되면서 한층 다양해진 개표방송이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 전망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한겨레신문과 TBS의 개표방송 공동 제작이다. 신문사와 방송사가 개표방송을 함께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월 한겨레의 제안으로 성사된 이번 협업을 위해 두 언론사는 실무 TF를 구성하고 기획 단계부터 출연자 섭외까지 긴밀한 논의를 이어왔다.
최성진 한겨레 영상국장은 “예산 지원 중단 등으로 방송 제작에 어려움을 겪던 TBS와 협업함으로써 이번 지방선거가 가진 의미를 더하고자 했다”며 “한겨레TV 역시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넘어 라디오와 지상파 TV로 송출 범위를 넓히는 상생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표방송은 3일 투표 종료 직후인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양사 유튜브 채널(한겨레TV, TBS 시민의방송)과 TBS 라디오·TV를 통해 동시 송출된다. 최 국장은 “이번 선거는 방송 정상화의 기로에 놓인 TBS에게는 남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면서 “한겨레TV 구독자에게도 지역 권력의 재편을 넘어 대한민국의 정치 권력 지형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선거방송을 보면 더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MBC는 개표방송 <선택 2026>에 전직 ‘충주맨’ 김선태씨가 출연해 지방소멸과 관련한 대담을 나눈다. MBC 관계자는 “다른 방송사에서도 섭외 요청이 있었지만 그중 MBC를 선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녹화 방송으로 진행되는 ‘서울살래 충주살래’ 코너에서 과학 유튜버 궤도와 프랑스 출신 방송인 파비앙과 함께 출연할 예정”이라고 했다.
KBS는 국립중앙박물관을 스튜디오 삼아 개표방송을 진행한다. 국립중앙박물관 중심에 위치한 거울못을 배경으로, 특설 무대 ‘K존’을 설치해 대한민국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한다. 단순히 장소만 빌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작품인 <호작도>에 등장하는 까치와 호랑이를 미디어아트로 재현해 오프닝 등 다양한 콘텐츠에 활용할 예정이다.
개표방송에 AI를 활용하는 흐름 역시 확산하고 있다. 그래픽은 물론, 선거 데이터 분석까지 AI 활용의 폭이 넓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SBS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협업해 사상 최초로 선거방송에 생성형 AI를 전면 도입한다. 방대한 개표 데이터를 생성형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해 판세 변화를 짚어내는 ‘AI 상황실’을 운영할 계획이다.
남승모 SBS 선거방송기획팀장은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개표 데이터를 분석해 ‘현 시점 접전 지역 및 개표 특징’, ‘주요 지역 당선자 윤곽 시점’ 같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대선 개표방송 당시 김구 선생의 육성을 AI로 복원해 화제가 됐던 MBC는 이번에도 AI를 활용한 역사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 MBC는 한글의 탄생과 위기, 도약의 서사를 되짚는 ‘다시 쓰는 훈민정음’, 지난 1년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순간을 되돌아보는 ‘다시 보는 코리아, 우리의 1년’ 등의 코너에서 실사와 CG, 생성형 AI를 넘나드는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KBS 또한 카운트다운 영상 등 AI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은 물론, 격전지 판세 분석 등 데이터 분석에도 AI를 활용할 방침이다.
종합편성채널 역시 이색적인 시도로 볼거리를 더한다. 채널A는 광화문 사옥 외벽의 대형 디지털 사이니지 ‘룩스’와 개표방송을 연계한다. <펼쳐봐 너의 세상, Vote for the Next>를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개표방송은 광화문광장과 청계광장 등 야외에서도 시민들이 실시간 투표율과 격전지 개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도록 거리 중계를 강화했다. JTBC는 다가오는 북중미 월드컵 콘셉트의 스포츠 그래픽과 자체 마스코트인 카피바라 캐릭터를 활용해 선거 데이터를 친근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TV조선은 <위기와 극복>을 슬로건으로 트럼프 시대에 들어서 전례없는 국제 정치와 경제, 외교 상황을 이번 선거에서 단합을 통해 풀어낼 수 있기를 기원한다. MBN 역시 <더 나은 내일>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