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13㎞ 뛰어 출근하는 기자, 한강버스도 제쳤다

[인터뷰] '발로 쓴 기사' 화제된 이우섭 노컷뉴스 기자

한강버스와 사람이 달리기 경주를 하면 누가 이길까?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나올 것만 같은 이 도전에 뛰어든 기자가 있다. 바로 이우섭 노컷뉴스 기자다. 이 기자는 잠실부터 여의도까지, 한강버스와의 17km 달리기(?) 시합에서 3분 앞서 도착해 승리를 거머쥐었다.


처음 이 아이템을 생각해 낸 것은 순전히 호기심 때문이었다. 한강에서 러닝을 하던 중 우연히 한강버스가 이동하는 모습을 봤을 때다. “저 정도면 내가 더 빠를 수도 있겠다.” 러너(Runner)로서 승부욕이 생겼다.

5월27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카페에서 이우섭 노컷뉴스 기자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한내 기자

이 기자의 하프마라톤(약 21km) 개인 최고 기록은 1시간 23분, 한강버스는 시간표상 잠실에서 여의도까지 약 17km를 이동하는 데 1시간 22분이 걸렸다. 해볼 만한 싸움이었다. 실제로 초반에는 한강버스에 한참 앞섰다. 인증 사진도 찍고, 벤치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여유를 부리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한강버스가 이 기자의 뒤를 바짝 쫓고 있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남은 2km를 전력 질주해 한강버스보다 3분 먼저 결승 지점에 도착했다. 승리를 확정 짓자마자 기쁨보다도 안도감이 먼저 몰려왔다. “만약 제가 졌으면 기삿거리가 안 되잖아요. ‘패배하면 기사를 못 쓴다’는 생각으로 발등에 불똥이 떨어진 듯이 엄청나게 달렸죠.”


‘느리다’고 혹평을 받는 한강버스였지만 옆에서 달려보니 생각보다 안정적으로 운항이 이뤄지고 있었다. 입출항 과정에서 지연이 없었고 이용객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이 기자는 “직접 뛰며 확인해보니 정해진 스케줄을 정확히 맞추는 등 긍정적인 면이 많았다”라면서도 “다만 대중교통의 핵심인 운항 속도 면에서는 아쉽다. 1분 1초가 아까운 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엔 여전히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자가 한강버스와 겨룰 수 있었던 비결은 그의 독특한 출퇴근 루틴에 있다. ‘5년차 러너’이자 2024년생 딸을 육아 중인 이 기자는 출근길을 훈련 삼아 뛰고 있다. 서울시 은평구에 위치한 집부터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CBS 사옥까지는 약 13km. 불광천과 안양천을 따라 달리면 넉넉하게 한 시간이 걸린다. 오전 7시30분에 집을 나서 회사에 도착하면 8시 30분, 사옥에 있는 샤워실에서 몸을 씻고 나면 업무를 시작할 시간이다. 집에 갈 때는 따릉이 자전거를 이용한다. “육아를 하다 보면 따로 운동할 시간을 내기 어려우니 출근 시간을 활용해요. 어차피 지하철을 타도 한 시간, 달려도 한 시간이면 교통비도 들지 않으니 일석이조잖아요.”

지난해 서울시에서 열린 ‘2025 안양천 단풍길 마라톤’에 참가한 이우섭 기자가 달리고 있는 모습. 이 기자는 이날 하프마라톤을 1시간 23분만에 완주해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우섭 제공

이 기자는 1km를 3분대 페이스로 달리는 ‘러닝 천재’이기도 하다. 처음 달리기를 시작한 건 2022년 11월 한 마라톤 대회 10km 코스에 출전했을 때였다. 초등학생 때부터 축구부를 하는 등 꾸준히 운동을 즐기던 그였지만 장거리 달리기를 해본 적은 없었다. 그런데 러닝화도 아닌 축구화를 신고 뛴 10km 경기 기록이 45분이었다. ‘소질 있다’는 칭찬에 그때부터 달리기를 시작했고, 그렇게 ‘인생 취미’를 만났다.


1월부터는 <이우섭의 페이스메이커>라는 제목으로 코너 연재도 시작했다. 매일 뛰어서 출근하는 모습을 눈여겨본 부장의 제안으로 기획된 러닝 전문 콘텐츠다. 엘리트 선수들의 이야기를 넘어, 일상에서 달리기를 즐기는 평범한 러너들의 다채로운 삶을 담아내는 것이 목표다. “페이스메이커 코너는 ‘어떻게 하면 러닝의 매력을 재밌게 알릴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만들고 있어요. 러닝은 정말 기사 소재가 무궁무진하거든요. 일반인 러너들과 함께 뛰며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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