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남일보 뉴스룸엔 편집국장 공석 상황이 2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5월 취재국장(편집국장)이 퇴사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조직개편을 거친 이후 기존에 있던 부장들도 6월 들어 모두 퇴사했다. 또 최근 1~2년 새 기자 대부분이 퇴사하며 전체 30여명인 취재국 인원 중 10명 정도의 취재기자가 매일 20개 면 신문을 만들고 있다.
‘기자 줄퇴사’ 원인에 대해 의견은 분분하다. 지역 기자들의 잦은 퇴직·이직 현상은 어려운 여건에 놓인 지역 언론의 현실을 드러내는 단면이지만, 이같은 초유의 상황에 지역 언론 내에선 1988년 창사 이래 전남일보의 최대 위기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8월 전남일보가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하는 개편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기자들의 퇴사가 본격화됐다는 문제제기가 나온다. 전남일보는 당시 개편으로 홈페이지 제호를 비롯해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 채널 이름을 모두 ‘진일보’로 바꾸면서 1면 사고를 통해 “단순한 외형의 변경이 아니라 디지털 공간에서 독자를 직접 만나고 플랫폼 중심 언론사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라고 밝힌 바 있다.
내부 구성원에 따르면 편집국 산하 취재부서들이 편제돼 있던 뉴스룸 조직도 개편에 맞춰 취재국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또 사회부, 정치부, 문화부 등 기존 취재부서들은 1~3팀으로 통합됐다. 온라인 개편 과정에서 지면 제작 중단까지 검토된 것으로 알려지는데 이 때 기자 10여명이 퇴사했다고 전해진다. 이후에도 기자가 계속 줄어들며 올 1월 들어 취재국은 취재부로 축소됐다. 이달 다시 부활하긴 했지만, 사설이 1년 가까이 실리지 않기도 했다.
개편 이후 기자들의 근무 여건 및 취재 환경 변화가 결정적인 퇴사 원인이라는 게 지역 언론계의 평가다. 실제 개편 이후 기자들은 SNS와 영상 친화적인 콘텐츠 제작과 온라인 실시간 대응을 주로 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기자 대부분은 각자 맡은 출입처에 가기보다 회사 사무실로 출퇴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회사에서 지속적으로 채용 공고를 내도 허리 연차 이상의 경력 기자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신입 및 인턴 기자 위주로 채용이 이뤄지면서 현재 남아 있는 취재 기자 대부분은 3년 차 미만의 저연차인 것으로 알려진다.
광주전남 지역 한 중견 기자는 “밖에서 보기엔 붕괴 직전으로 보인다. 다른 회사에서 온 경력직도 못 버티고 다시 친정 회사로 돌아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는데 지역 내에선 이를 심각하게 여긴다”며 “고참 선배들이 없다 보니 교육을 받지 못하는 후배 기자들은 미래가 없다고 판단해 퇴사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어 “올 초 전남일보가 기본급을 나름 파격적으로 인상했다고 들었는데 최근 전반적으로 광주전남 지역 신문들이 급여를 올리고 있는 추세라 상대적으로 효과가 없는 것도 같다”며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 신문 환경을 잘 모르고 운영을 하다 보니 전통을 지켜온 지역 언론 하나가 순식간에 위기를 맞은 건 아닌지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전남일보 사측은 기자 충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취재국장 퇴사로 현재 공석이지만 뉴스콘텐츠본부장이 대행 역할을 맡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편 과정에서 지면 제작 중단을 검토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전남일보 사측 관계자는 “인력 충원을 최우선 과제로 보고 있다”며 “기자들이 퇴사를 결심하는 건 여러 이유가 있을 거다. 개인적인 의지로 나가는 건 어쩔 수 없겠지만 회사에선 적어도 직원 처우 개선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올 초 급여 인상도 부족할 수 있겠지만, 지금 상황에선 정말 많이 올린 것인데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일보 온라인 제호 변경에 대해선 “지역 친화형 심층 취재 및 실시간 이슈를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리브랜딩 차원이라고 보면 된다”며 “결국 가야 하는 방향이라고 본다.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건데 극복해 가는 과정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