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경영위기 여파로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한 중앙일보의 워크아웃 개시가 결정됐다. 이에 따라 중앙일보가 채권단 주도 경영 정상화 절차에 돌입하게 된 가운데 앞서 자구계획에서 밝힌 대주주 경영권 지분 매각을 위한 인수자 모색 및 논의 역시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을 비롯한 금융채권자들은 제1차 금융채권자협의회에서 서면결의를 통해 워크아웃 개시를 결정했다. 워크아웃은 채무상환 유예와 조정, 신규자금 지원 등을 통해 부실 징후 기업의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는 채권단의 공동관리절차다. 이날 오후 6시쯤 총 금융채권액의 75% 이상을 보유한 채권자들의 동의가 나오며 워크아웃 개시가 확정됐다.
현재 채권자는 은행권과 비은행권을 아우른다. LS증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중앙일보에 대한 은행권 신용공여 규모는 하나은행 570억원, 우리은행 425억원, 농협은행 180억원, 기업은행 100억원, 산업은행 80억원, 국민은행 50억원 등이다. 비은행권에선 한양증권 284억원, KB캐피탈 167억원, 서울보증보험 92억원, IBK캐피탈 70억원, NH투자증권 50억원을 비롯해 복수의 저축은행(93억원)이 주요 금융채권자다. 앞서 중앙일보가 대주주 경영권 지분 매각을 포함한 자구계획을 제시하며 금융권에선 워크아웃 개시가 무난히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중앙그룹 5개 계열사가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해 JTBC를 제외한 4개 계열사의 법정관리 절차가 시작된 가운데 중앙일보는 채권단이 주도하는 재무구조 개선 절차를 추진해왔다. 법원이 주도하는 회생절차 시 회생계획인가에만 7개월~1년이 걸리고 영업에 차질이 생겨 채권자의 채권 회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채권자 권익 보호를 위한 조치이고, 현 자금경색이 본업 경쟁력 저하가 아닌 계열사 리스크의 전이 결과인 만큼, 영업차질이 없고 신속하게 진행되는 채권단 주도 절차가 필요하다는 사유였다.
워크아웃 개시 결정에 따라 채권단은 최장 3개월까지 대출금 회수나 담보권 실행 등 채권 회수 절차를 유예한다. 이와 맞물려 채권단 주도 경영 정상화 절차에도 돌입하게 된다. 개시 후 2~3개월 간 진행되는 외부 회계법인 실사를 토대로 정상화 계획을 수립해 채권자 동의 절차를 거쳐 확정하고, 경영 정상화 약정(MOU)을 체결하는 수순이다. 워크아웃이 결정되지 않았다면 회생절차 등 다른 구조조정 방안을 검토했어야 할 중앙일보로선 한 고비는 넘었지만 향후 워크아웃 과정에서 여러 난관이 불가피하다.
앞서 중앙일보는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 계획에 고강도 비용절감과 매출확대 방안, 자회사 및 부동산 매각 계획을 담은 바 있다. 회사 주요 자산 매각과 함께 인건비와 재료비 감축, 비필수 영역 투자보류 등이 주요 내용이다. 특히 사주 일가의 중앙일보 경영권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해당 문건에서 “안정적인 사업 영위와 재무건전성 회복을 통한 성공적인 워크아웃 졸업을 위해 ‘대주주 경영권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지분 매각은 계열사 간 신용위험을 분리하여 당사의 재무적 독립성을 확보하고, 신규 자본을 원활하게 유치하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이어 “현 단계에서는 보안과 절차상 안정성을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려우나, 복수의 잠재 인수자와 초기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중앙일보는 이날 워크아웃 개시 결정 후 낸 경영지원실 명의 입장문에서 채권단과 독자, 광고주 등 이해관계자에게 감사와 사과의 뜻을 전하며 “앞으로 진행될 회계법인의 실사와 경영 정상화 계획 수립에 성실히 협조하겠다. 채권단에 약속한 자구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하고, 재무구조 개선과 수익기반 강화를 통해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워크아웃 전 과정에서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채권단과 긴밀히 소통하겠다”며 “채권자의 권익을 충실히 보호하고 모든 절차를 책임 있는 자세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는 또 “중앙일보의 신문 제작과 디지털 보도 등 언론 본연의 활동은 정상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독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콘텐트를 생산하고 언론사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워크아웃을 재무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자구계획과 경영 정상화 방안을 성실히 이행해 조속히 신뢰를 회복하고 워크아웃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