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노사가 출산장려금 대폭 증액, 시니어 리프레시 휴가 도입 등을 골자로 한 ‘2026년 단체협약’ 개정에 합의했다. 이번 단협엔 인공지능(AI) 기술과 관련, 고용 안정과 노동조건을 보장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AI가 제작 현장 곳곳에 빠른 속도로 자리 잡고 있는 시대,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단협에 마련된 건 언론계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에 따르면 노사는 5월28일 이 같은 내용의 단협 합의문에 서명했다. 노사는 먼저 출산장려금을 현행보다 대폭 늘리기로 했다. 기존엔 출산 경조금으로 첫째와 둘째는 50만원, 셋째는 100만원을 지급하고 있었는데, 이번 합의로 첫째 출산 시 100만원, 둘째 200만원, 셋째 300만원으로 장려금을 확대하기로 했다. 노사는 또 배우자 출산 시 부여되는 남성의 유급 출산휴가도 총 22일을 최대 4번에 나눠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시행된 개정 남녀고용평등법을 반영하는 동시에 법에서 보장하는 일수보다 2일 더 많은 휴가를 확보했다.
노사는 이번 단협에서 시니어 리프레시 휴가도 도입했다. 2024년 단협에선 만 5년 사원급 직원을 대상으로 주니어 리프레시 휴가를 도입했는데, 이번에는 장기 근속자의 인생 후반부 숨고르기를 위해 시니어 리프레시 휴가 제도를 신설했다. 대상자는 만 50세 이상 직원으로, 재직 중 1회에 한해 영업일 기준 최소 15일에서 최대 20일의 장기 휴가를 갈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한편 AI가 빠르게 발전하며 고용 불안이 심화하는 가운데 노사는 이번 단협에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AI 도입으로 직무가 변경되는 직원에게 필요한 직무 교육을 시행하고, 적절한 재배치가 되도록 노력할 의무를 사측에 지운 것이다. 또 직원들의 인격권 보호를 위해 음성이나 초상 등 AI 생성물을 만들 경우 반드시 당사자 동의를 받도록 하고, 직원 퇴직 후엔 이 생성물을 회사가 임의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못 박았다.
노조는 “신기술의 전면적 도입 계획이 있으면 조합과 사전에 합의하도록 하고, 희망퇴직 강요 등 인위적인 고용 조정을 금지하도록 하는 고용 안전장치도 협상 과정에서 요구했다”며 “이에 대해 사측은 이미 상당 부분이 기존 단협에 의해 포괄적으로 보장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도 이를 수용했고, 앞으로 AI 도입과 관련해 노동조건의 후퇴 상황이 발생한다면 차기 단협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단협은 3월 유효기한이 만료된 지 석 달 만에 체결됐다. 노사는 2월 첫 교섭을 시작한 이후 10차례의 실무 교섭과 10여 차례의 비공식 교섭을 거친 끝에 힘겹게 합의점을 도출했다. 특히 보도 최고책임자 임명동의제를 두고 노조는 편성규약 등재를, 회사는 대상을 현행 보도본부장에서 보도국장으로 격하할 것을 주장하며 한때 교섭이 교착 상태에 빠지기도 했지만 결국 노사 모두 한 발씩 물러나면서 현행 제도 유지로 결론이 났다. 이번 단협 개정안은 1일부터 효력이 발휘돼 2년간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