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20일 YTN 최대주주 변경승인 취소 건과 관련해 유진그룹, YTN 노조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지난해 말 서울행정법원이 YTN을 유진그룹에 넘긴 옛 방송통신위원회의 변경 승인을 위법하다고 판단한 지 234일 만이다. 이제 방미통위는 유진그룹의 최대주주 자격 직권취소와 주식 처분 시정명령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단계에 와 있다.
YTN 민영화 과정은 처음부터 절차적 정당성과 대주주 적격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2023년 유진그룹은 한전KDN과 한국마사회가 보유한 YTN 지분 30.95%를 약 3200억원에 인수했다. 2024년 김홍일 위원장과 이상인 부위원장으로 구성된 ‘2인 방통위’는 유진그룹의 YTN 최대주주 변경을 승인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대표적인 언론 장악 사례 가운데 하나로 지적됐다.
지난해 법원이 유진그룹의 YTN 최대주주 자격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하면서 YTN 민영화의 원상회복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지만, 방미통위는 여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방미통위는 4월30일 외부 법률자문단(5인)을 구성한 뒤 5월 초부터 6월 중순까지 다섯 차례 회의를 열어 쟁점별 검토를 진행했다. 쟁점은 크게 2인 의결의 위법성에 따른 직권취소 여부 및 YTN 매각 과정에 있었던 실체적 하자 여부로 요약된다.
일각에서는 2심 결과까지 지켜보며 충분한 검토를 거쳐 방미통위가 책임 있는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신중함이 무한정 결정을 미루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숙의를 반복하는 사이 불확실성만 커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현장의 혼란으로 돌아간다.
현재 YTN은 사장과 보도책임자가 공석인 비정상적인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1년 넘게 유진그룹 퇴출을 요구하는 쟁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구성원들은 정상적인 취재와 보도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 YTN 노사는 방송법상 의무가 된 사장추천위원회 구성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유진그룹이 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는 한 내부 갈등은 반복될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보도 경쟁력과 시청자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공공성 훼손의 피해는 국민 모두에게 돌아간다. 정치권력이 언제든 공공미디어의 지배구조를 바꿀 수 있다는 잘못된 선례도 남게 된다.
YTN 정상화는 특정 세력의 승패를 가르는 정치적 문제가 아니다. 위법한 행정처분으로 시작된 혼란을 바로잡고 공공성과 법치주의를 회복하는 과정이다. 방미통위가 계속 결정을 미룰수록 혼란은 커지고 공공 저널리즘의 상처는 깊어진다.
미디어 업계에서는 최근 정보통신망법 개정, JTBC 기업회생절차 등 굵직한 현안이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YTN 문제가 관심 밖으로 밀려난 측면이 있다. 그러나 관심이 줄었다고 해서 사안의 중요성이 작아진 것은 아니다. 방미통위는 16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YTN 관련 숙의 절차를 상반기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이제 공은 방미통위로 넘어왔다. 숙의는 이미 충분히 했다. 더 이상의 숙의는 책임을 미루는 것일 뿐이다. 방미통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조속히 결단해야 한다. 결정을 내리는 데에는 책임이 따르지만, 결정을 미루는 데에도 책임은 따른다. YTN 정상화의 출발점이자 방송의 공공성을 회복하고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첫걸음을 내디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