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노조 "왜 중앙일보 인수? 후보 기업에 직접 듣겠다"

2일 노보서 10대 요구사항 강조, 대화창구 개시 밝혀

중앙일보 공개경쟁 입찰 과정에서 ‘숏리스트’가 추려지는 등 매각 작업이 본격화한 가운데 중앙일보노동조합이 인수 후보군과 대화 창구를 연다고 밝혔다. 향후 공문을 보내고 이를 수신한 인수 후보와 직접 대화를 통해 비전과 계획을 살핀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앞서 구성원 의견수렴 등을 거쳐 새 대주주가 견지해야 할 ‘10가지 원칙’ 등을 밝힌 바 있는데, 이 요구안을 기준으로 강조하고 있다.

중앙노조는 2일 노보를 통해 “이제 각 인수 후보가 구상하는 중앙일보의 미래를 직접 듣고자 한다”며 “왜 중앙일보를 인수하려 하는지, 중앙일보를 어떤 언론사로 만들어가고 싶은지 구성원과 저널리즘의 가치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 인수 이후 회사에 어떤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지 등 후보들의 목소리로 듣고 싶다”고 밝혔다.

2일자 중앙노보.

9월21일 매각 주관사 삼일회계법인이 마감한 인수의향서 접수에 글로벌세아, 금보개발, 다우기술, 오리온, 이브로드캐스팅, OK금융그룹(가나다 순) 등 6곳이 참여한 바 있다. 이들 모두 적격 인수 후보군(숏리스트)으로 선정되며 실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매각 협상의 주체는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이해당사자”로서 노조가 후보군과 직접 소통하는 절차를 개시한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노조는 숏리스트에 포함된 인수 후보 측에 정식 공문을 보낼 예정이다. 노조는 “공문을 수신한 인수 후보라면 누구라도 노조에 직접 대화를 요청할 수 있”다면서, ‘공문’을 보내는 이유에 대해선 “이미 복수의 인수 후보로부터 대화와 만남 요청을 받고 있다. 연락해온 일부 후보와만 만난다면, 오히려 인수 후보 간 형평성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와 억측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후보 측에 동일한 원칙과 질문을 공식적으로 전달하고, 향후 소통 역시 같은 기준과 절차로 진행”한다고도 부연했다.

송달될 공문엔 의견수렴 등을 통해 구성원들이 향후 대주주에게 요구하는 사항을 정리한 ‘중앙일보의 미래를 위한 10가지 원칙’이 담긴다. 앞서 노조는 인수 대금을 감당할 능력만으로 중앙일보 대주주가 결정돼선 안 된다며 △편집규약 제정 및 독립기구 설치 △경영·편집 직군 겸직 금지 △인위적 구조조정 금지 및 고용 승계 △근로조건 변경 시 노사 협의 강화 △기존 복지와 처우 수준 유지 △퇴직연금 재원 100% 확보 △인수금융 최소화 원칙 △미래에 대한 구체적 계획 제시 △취재 인력 충원 및 저널리즘 역량 강화 △노조와 공식적인 소통 채널 설치 등 원칙을 밝힌 바 있다.

대화 창구가 열리며 앞서 노조 차원에서 출범한 ‘매각 대응 TF’의 활동도 더욱 본격화할 전망이다. 앞서 중앙노조는 전임 노조 집행부 경험자와 대의원 추천 조합원 등 15인으로 TF를 꾸려 매각 과정에서 구성원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고 감시자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매각 진행 상황 모니터링, 원매자 후보군 분석 및 검토 등 작업이 진행돼 왔는데 향후 인수 후보군과 직접 대화가 예정되면서 중요성이 더 커질 국면이다.

9월22일자 중앙노보에 담긴 '10대 원칙'

노조는 “중앙일보의 인수 후보 측에 노조가 무엇을 기대하는지 이야기하고, 그들이 제시하는 미래 구상을 들어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며, 꼭 필요한 절차”이고, 상호 기대하는 “중앙일보의 미래가 얼마나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대화를 통해 인수 후보들이 중앙일보를 어떻게 이끌겠다는 것인지 직접 듣고, 그 계획과 약속의 실현 가능성도 검증할 계획이다. 인수 후보에 따라 다른 기준으로 대화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힌다”며 “인수 후보와의 만남이나 대화 이후에는 내용과 결과를 투명하고 자세하게 조합원들에게 공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노보엔 중앙노조가 제시한 10대 원칙에 대한 고연차 기자들의 지지 입장문도 담겼다. 1993년부터 2007년 사이 중앙일보에 입사한 31~43기 기자들은 “경영권의 변화가 편집권을 침해하거나 구성원의 고용과 권리를 위협하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중앙일보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지키기 위한 노동조합의 정당한 요구가 매각의 전 과정에서 충실히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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