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장 최종 후보자에 PD 출신 이태현

국회 인사청문회 거쳐 대통령 최종 임명
국민의힘 추천 이사 표결 진행 반발해 퇴장

이태현 KBS 사장 내정자가 17일 열린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KBS

KBS 사장 최종 후보자로 이태현 전 KBS 콘텐츠사업국장이 선임됐다. 이태현 사장 최종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면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KBS 이사회는 20일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사장 후보 최종 면접을 진행했다. 이날 면접에는 김영삼 전 KBS미디어 대표, 엄경철 전 KBS 부산방송총국장, 이태현 전 KBS 콘텐츠사업국장(가나다 순)이 참여했다. 앞서 17일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는 심사를 통해 세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했다.

이사회 표결 결과 이 후보자가 이사 10명 중 6표 이상을 얻어 차기 사장 후보로 선출됐다. 개정 방송법에 따라 KBS 사장은 재적이사 5분의 3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다만 이사회는 정확한 득표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추천 이사들은 투표 진행에 반발해 퇴장했다. 이날 임기를 시작한 이강덕, 장한식 이사는 후보자 검증을 위한 시간이 부족하다며 면접은 예정대로 진행하되 최종 표결은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이사는 “후보자를 상대로 질문했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며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다른 이사들은 사전에 확정된 일정과 절차적 정당성 등을 이유로 표결 연기에 반대해 표결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이태현 KBS 사장 후보. /KBS제공

이태현 사장 후보자는 이날 면접에서 콘텐츠 경쟁력 강화와 자산 활용을 통한 재정 안정화를 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콘텐츠 경쟁력 확대를 통한 재원 확대가 우선순위”라며 수신료 인상에 대해서는 “국민적인 동의를 얻는 것은 저희가 가치를 증명해야 된다”고 밝혔다. 양질의 뉴스와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시청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먼저라는 취지다.

지상파 OTT 플랫폼인 웨이브 대표 재직 당시 경험에 대해서는 “적자가 이어졌으니까 변명할 수 없다”며 경영 실패를 인정했다. 이어 “조금 더 일찍 경영 판단을 했더라면 투자의 속도를 조절했을 것”이라며 글로벌 OTT 업체들과의 경쟁 과정에서 투자 규모와 시기를 적절히 조절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용자 반응과 시청 데이터를 바탕으로 콘텐츠 투자 여부를 판단하는 경영 방식은 KBS에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조직 운영에서는 능력과 공영방송인으로서의 윤리 의식을 인사 기준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편성위원회 정상화와 시사제작국장·교양다큐국장·라디오센터장 등에 대한 임명동의제 도입에도 찬성했다. 인력 충원에 대해서는 “필수 핵심 업무에 기여가 있는 인력은 지켜야 한다”며 인공지능(AI)과 자동화 기술로 대체하기 어려운 제작 현장 인력은 유지하거나 충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후보자는 1994년 KBS PD로 입사해 2018년 콘텐츠사업국장 등을 지냈다. 이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면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KBS 사장 임기는 3년이며, 1회 연임할 수 있다. 최종 임명은 11월 중순 경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 임명 전까지는 박장범 KBS 사장이 계속해서 업무를 수행한다.


다만 이 후보자가 최종적으로 사장에 임명되기까지는 변수가 남아 있다. 박장범 사장이 새 사장의 임명 절차를 중단해 달라는 가처분을 추가로 신청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박 사장은 자신의 임기가 2027년 12월9일까지 보장돼 있어 중도 퇴임 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 등을 들며 8월31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이사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당시 법원은 이를 “임명권자의 후임 사장 임명 행위 또는 채권자의 사장 지위 상실의 효력을 다투면서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판단했는데, 이에 따라 새 사장 임명 과정에서 추가 법적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헌법재판소의 판단도 남아 있다. 박 사장은 기존 KBS 사장이 후임자 임명 때까지만 직무를 수행하도록 규정한 방송법 부칙 제2조 제3항이 “헌법상 직업의 자유와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지난해 9월 헌법소원과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심리는 20일 현재까지도 진행 중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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