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3일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취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청문 절차를 열었지만 청문 주재자들이 이를 중단하고 항소심 선고 이후 재개를 결정하며 언론계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주재자들의 결정에 대한 방미통위의 후속 조치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행정청으로서 방미통위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거센 상황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6일 국회 소통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방미통위가 방송장악 청산보다 유진그룹의 방송장악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음을 규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이호찬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날 “앞서 방미통위는 청문 절차와 변경승인 취소절차를 항소심 선고 이후로 연기해달라는 유진의 요청을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청문 주재자들이 방미통위 결정과 달리 유진의 연기 요청을 일방적으로 수용한 것”이라며 “어떻게든 YTN 장악을 이어가려는 유진의 억지 주장에 청문 주재자들이 경도돼 권한에 없는 절차 연기에 나선 것”이라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이에 대한 방미통위 입장은 너무도 안이하다. 청문 연기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자 방미통위는 황급히 보도자료를 내 자신들과는 무관한 결정이라는 사실만 강조했다. 청문 주재자들의 부당한 월권행위를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에 대한 대책은 내놓지 않았다”며 “무책임하고 무능력하다. 소신보다는 보신에 급급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3일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취소와 관련한 절차로 방미통위는 청문을 열었다. 앞서 서울고등법원이 항소심 선고기일을 12월18일로 지정한 후 유진은 청문 등 변경승인 절차의 진행을 항소심 선고 이후로 보류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방미통위는 예정대로 절차를 진행했다. 하지만 청문 주재자 3인의 합의로 이날 청문은 중단됐고 2심 선고 뒤인 12월22일 절차를 재개하겠다고 했다. 방미통위는 이후 청문 진행 중단은 청문 주재자들의 결정이었다는 입장을 냈고, 현재 청문 중단 사유가 행정절차법상 허용 범위인지를 논의하고 있는 상태다. 이 판단 결과에 따라 청문 속개 여부가 정해질 수 있다.
이에 대해 언론단체와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등이 성명을 내고 비판 입장을 밝혀온 터 이날 기자회견까지 이어졌다. 김현식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 공동대표는 이날 “청문 주재자에게 절차를 맡겼다고 해서 행정청인 방미통위의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유진이엔티는 이러한 상황이 (청문 연기로 인해) 7주 더 이어져도 침해되는 공익이 없다고 주장한다. 방미통위는 청문 연기를 검토하면서 시민의 알권리와 방송의 독립성이 입는 피해를 얼마나 고려하고 있나”라고 지적했다.
김 공동대표는 “시민들이 듣고 싶은 것은 청문을 언제 재개하고 변경승인 취소 여부를 언제 결정할 것인지에 대한 답”이라며 “김종철 위원장과 방미통위 위원들은 청문 절차를 바로잡기 위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 국회에도 요구한다. 방미통위가 청문을 왜 재개하지 못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절차를 거쳐 언제 결론을 내릴 것인지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사법부의 판단과 행정청의 권한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의 적법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명백히 방미통위의 권한이란 이유다. 사법부 판단을 중히 본다면 절차 진행은 한없이 늘어질 수도 있다. 항소심 선고가 연기되면 철문 절차를 또 미룰지, 최종 판단을 구하는 대법원 선고 이후로 절차진행을 요구하면 그땐 어떻게 대응할지 문제도 따를 수 있어서다. 사법부 판단을 그만큼 중히 봤다면 1심 법원이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이 위법이라 선고한지 약 1년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방미통위는 그간 무엇을 했느냐는 지탄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6일 기준 이 사안과 관련해 533일째 쟁의를 이어오고 있는 언론노조 YTN지부 전준형 지부장은 이날 “YTN에선 사장도 없고 보도책임자도 없는 상황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유진그룹이 꽂은 인사들에 의해 경영과 보도의 독립성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모든 상황을 알고도 공익 침해가 없고 7주간 청문 절차를 미뤄도 된다고 판단했다면, 청문 주재자들은 사실상 유진 측 대리인이라고 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비판했다.
전 지부장은 “지금 상황을 보면 방미통위가 이재명 정부의 행정청인지 내란 세력의 방송장악을 유지하기 위한 조력자인지 헷갈릴 수준”이라며 “김종철 위원장이 지금의 사태를 바로잡지 못한다면, 방미통위가 여전히 과거 방통위와 다름없는 조직이란 사실이 확인된다면 그에 합당한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시 한 번 방미통위에 강력하게 촉구한다. 청문 지연 절차 사태를 즉시 해결하고 그 존재 의미와 역할, 책임을 다하라”고 덧붙였다.
한편, YTN 사측은 4일 사내 공지에서 이와 관련한 입장을 일부 밝혔다. 정재훈 YTN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이날 공지에서 추가 청문 결정에 대해 “12월18일로 예정된 항소심 선고를 지켜본 뒤 절차를 이어가겠다는 취지도 담겨 있는 듯하다”며 “언론노조 YTN지부는 이와 관련해 방미통위를 ‘방송장악 조력자’라고 비판하며 해체까지 거론했고, 이재명 정부에도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문 주재자들이 독립적으로 결정한 일정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고 해서, 정부와 규제기관 전체를 비난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더 클까 우려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랜 갈등에 지친 구성원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또 다른 비난과 대립이 아니라, YTN의 현실을 직시하며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지켜 나가려는 책임 있는 자세라고 믿는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