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대장동 항소 포기 외압' 보도… 정황까지 담아 언론 본연 속보성에 충실
현직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로 인해 탄핵, 내란, 특검 등으로 점철됐던 2025년 대한민국 사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 해의 끝자락에서 실시된 제423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71편의 후보작이 출품돼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다. 평소 80여편 정도의 기사가 몰렸던 데 비하면 다소 소작이다. 수상작도 5편으로 평소에 비해 적었다.총 13편의 기사가 경쟁을 펼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채널A의 대장동 항소 포기 외압 보도가 심사위원들의 고른 고점을 받아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11월 7일 밤 단순히 항소장이 제출되지 않았다는 사실뿐만 아
[이달의 기자상] 대장동 항소 포기 외압
2025년 11월7일. 대장동 사건 항소장 제출 마감날까지, 수사에 참여했던 검사들조차 외압 정황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취재과정에서 연락이 닿은 이들은 오히려 제게 그럴 리가 있냐거나 그게 가능하냐고 되물었습니다. 에이 설마라며 모두가 잠에 들려던 그날 밤, 첫 기사를 출고했습니다.밤 10시37분. 알고보니 기사를 내보낸 그 시점, 서울중앙지검 직원들은 깜깜한 법원 앞에서 대기 중이었습니다. 항소장 제출 승인을 기다리고 있던 겁니다. 퇴근 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 검찰 내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던 건지 채널A 법조팀은 누구보다
[이달의 기자상] 1년 9000권 펴낸 수퍼 출판사, 그 뒤에 AI 숨어 있었다
한 원로 교수의 목소리를 잊지 못합니다. 찍어내듯 쏟아지는 AI 책의 평가를 부탁했을 때의 일입니다. 오개념 바로잡는 데 평생을 썼다는 교수는 AI의 오류를 낱낱이 보여주겠다고 했지만 이튿날 망연자실한 목소리로 책 수준이 높고 지식량도 많다며 50대 이상 학식이 깊은 교수 열 명이 모여 쓴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AI로 연간 9000여 종의 책을 내는 출판사 취재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른바 조져야겠다는 마음이었는데, 입체적인 시각으로 보게 됐습니다.문화부 기자들은 업무 특성상 서점과 도서관을 자주 이용합니다. 조선일보 문화부는 우
[이달의 기자상] 양양군 공무원의 '계엄령 놀이'
올해로 21년째 지역 언론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양양군 공무원의 계엄령 놀이 연속보도는 연차에 어울리지 않는 뉴스였다. 10년차 이하의 사회부 기자들이 다뤄야 할 이 사건은 어쩌다 김 부장에게 떨어진 것일까? MBC 본사로 접수된 제보는 양양군 담당인 나에게 배정됐다. 대여섯 줄의 내용은 장난같았다. 바로 눈에 들어온 건 계엄령과 빨간 속옷, 주식, 환경미화원이었다.제보자들은 월요일을 뉴스 보도 날짜로 요청했지만, 제보자 보호 차원에서 금요일로 앞당겼다. 오랜 취재 경험상 이런 보도가 나간다고 지자체는 즉각적인 조치를 하지 않는다.
[이달의 기자상] 독자가 선택하고 완성하는 지역 내러티브
독자시점주의-From you와 세계관을 확장한 빈터뷰는 인천을 서울 보조형 도시로 평가하기보다 지금도 작동하고 변화하는 살아 있는 구조로 다시 읽어보자는 제안에서 출발했다. 인천은 늘 개발 규모나 수치로는 설명돼 왔지만, 시민의 생활감각과 애정의 언어로는 충분히 불리지 못한 도시이기도 하다.주체성을 잃고 외부 시선에서 비롯된 오해와 조롱이 반복되는 사이, 인천은 하나의 이미지로 고정됐다. 그 안에서 인천 사람들의 생활권과 감정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인천 사람들 스스로도 자신이 사는 도시를 궁금해하지 않게 됐다.이 기
매일노동뉴스 '런던베이글뮤지엄 과로사 의혹' 보도, 고용부 근로감독 등 후속책 이끌어
제42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1개 부문에서 73편의 기사가 출품됐다. 특히 지역 취재보도부문에는 15편이 몰려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각 부문에서 올라온 기사들이 모두 빼어나 날이 갈수록 힘들어지는 언론환경 속에서도 현장 기자들이 빛나는 성과를 내고 있는 것 같아 반가움이 컸다. 반대로 기자상 심사를 하는 위원들의 고민은 그만큼 더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치열한 논쟁과 협의 끝에 이번에는 7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취재보도1부문에선 매일노동뉴스 런던베이글뮤지엄 과로사 의혹 보도가 선정됐다. 최근 가장 핫한 곳 중 하나로 꼽
[이달의 기자상] 런던베이글뮤지엄 과로사 의혹
유명 베이커리 브랜드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청년 노동자가 과로사했다는 제보를 받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사고 이후, 회사가 고인과 유족에게 보인 비인간적 언행을 지켜보며 이 사안을 제대로, 정확히 알리고 싶었습니다. 기업의 책임을 명확히 밝히고, 유족과 고인이 받아야 할 사과와 정당한 대응이 외면되지 않도록 사실을 정확히 알리는 것이 기자의 책무라고 생각했습니다. 초단기 계약과 통제적 노무관리를 활용해 청년노동자들을 착취해 온 구조적 문제를 확인하며, 이번 사건이 우리 사회 뿌리 깊은 노동 현실에서 비롯된 사례임을 알게 됐습니다.사건이
[이달의 기자상] 제주 부장판사들 비위 의혹
올해 6월 한 법원 관계자의 제보가 있었습니다. 지난해 여름 제주지법 부장판사 3명이 근무시간에 술을 마신 것도 모자라 노래방에서 음주난동을 벌였다는 내용입니다. 처음에는 제보 내용을 선뜻 믿기 어려웠습니다. 설마 판사들이 이런 행동을 했을까 싶었던 겁니다. 하지만 수개월 취재 과정에서 실체가 점점 드러나면서 설마가 현실이 됐습니다. 법복의 권위가 깨지는 순간이었습니다. 평소 밤늦게까지 재판기록을 검토하고 판결문을 쓰느라 고생하던 판사들만 봐와서 그런지 충격적이었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판결의 힘은 큽니다. 이런
[이달의 기자상] 이상경 국토차관, 갭투자의 민낯
이번 취재는 작은 의문에서 시작됐습니다.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고위 공직자의 재산 신고 내역을 검토하던 중, 몇 가지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처음에는 확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공직자 재산 신고는 공개 정보지만, 그것만으로는 실제 주소지를 파악하거나 거래 시점을 찾아내기란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정보와 재산 변동 내역이 일치하는 부분을 찾아 등기부등본을 확인해 일일히 대조하는 방식으로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의혹과 사실 사이의 경계를 명확히 하는 것이었습니다. 부
[이달의 기자상] 경계선의 집
9월 경계선지능인 지원단체가 운영하던 대안가정에서 전 대표가 폭력, 성폭력, 노동착취를 일삼았단 제보를 받았습니다. 한 경계선지능인 피해자는 피해사실을 털어놓으며 2~3주만 더 있었으면 극단적 선택을 했을 것 같다고 고백했습니다. 가해자는 다수 언론과 예능프로그램에서 다섯 아이의 아버지라는 수식어로 유명세를 얻고, 경계선지능인 분야에서 입지를 굳혔습니다. 유명 작가가 설립자라며 명의를 도용했단 사실도 취재 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피해자들은 아버지로부터, 이 집으로부터 탈출하기까지 참 어려운 시간을 보냈습니다.취재진은 경계선지능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