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72) 여름날 펼쳐지는 일상의 난장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광주광역시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야외무대에 영화관이 차려졌습니다. 이름하여 ACC 빅도어시네마. 어둑해지며 바람이 선선해질 무렵, 삼삼오오 찾아든 관객들이 돗자리나 간이 의자를 펴고 치킨과 맥주 등을 가져와 먹으며 영화를 보고 있습니다.상영되는 영화는 프랑스 파리에서 과거와 현재, 현실과 환상 사이를 넘나드는 사랑을 주제로 한 우디 앨런 감독의…
[뷰파인더 너머] (71) 야생 복원 따오기 1호, 그 후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난생 처음 둥지를 박차고 세상으로 나온 새끼 따오기(71X). 아빠(09Y)가 앞장섰습니다. 저리도 잘 걷는데 미끄러지길 수차례, 걸음마도 쉽지 않습니다.지난해 6월 경남 창녕에서 복원중인 따오기가 야생에서 첫 부화 후 이소에 성공했습니다. 한반도에서 따오기 멸종 47년복원 13년자연 방사 3년 만에 성공한 야생 번식 1호입니다. 1박2일을 그와…
[뷰파인더 너머] (70) 4+4+2는 합당한 숫자일까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대통령실에 출입한 지 한 달이 넘었다. 대통령 취재는 4+4+2 풀(POOL)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영상기자 4팀, 사진기자 4명, 취재기자 2명이 대표로 취재한다. 어떨 때는 자리가 협소하다는 이유로 영상 2팀, 사진 2명, 취재 1명을 요구한다. 이는 취재하기에 합당한 숫자일까?한미정상회담에서 일어난 일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에…
[뷰파인더 너머] (69) 다시 우크라이나로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3개월 사이에 많이 변했습니다. 여기저기 질서없이 누워있던 사람들도, 빼곡히 빈 곳 없던 멀티 콘센트도, 비어있는 동공도 이곳, 바르샤바 중앙 기차역에서 찾아보기 쉽지 않아졌습니다. 이곳을 가득 메웠던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은 이들은 지금 유럽 40여개국으로 흩어졌고 일부는 다시 우크라이나로 돌아갔습니다.이 글을 쓰고 있는 저는 지금 폴란드 동부 조
[뷰파인더 너머] (68) 슬픈 살인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대학 시절 봉사활동 중 만난 한 시각장애인의 어머니가 제게 말했습니다. 단 하루라도 좋으니 제가 아들보다 오래 살았으면.얼마 전 한 엄마가 친딸에게 수면제를 먹여 숨지게 한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딸은 뇌병변 1급 중증 장애를 갖고 태어나 30년간 누워서 지냈으며, 최근 대장암 말기 판정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부모가 먼저 천륜(天倫)
[뷰파인더 너머] (67) 과정이 결과로 증명되는 세상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목표로 정한 암벽의 길을 개척해 순차적으로 나아가는 일련의 과정들. 가느다란 줄에 몸을 의지한 채 때로는 손가락 힘만으로 버텨내기도 하고, 고비마다 빠른 판단으로 넘어서려는 의지. 쉴 틈도 없이 다른 이들보다 빠르게 완등해야 하는 압박감. 섣부른 판단에 미끄러져 실패하는 이도 있지만 대부분 자신에 주어진 과정들을 잘 이겨냅니다. 결과에 따라 성취감
[뷰파인더 너머] (66)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닭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자연농업으로 키우는 닭 농장을 찾았습니다. 오전 10시가 되자 햇살 좋은 마당으로 산책 나왔습니다. 사육되는 닭이 맨발로 땅을 밟기란 하늘의 별따기. 그 모습을 처음 봤습니다. 걷고, 헤집고, 비비고, 모래를 끼얹어 목욕하고 아주 신이 났습니다.그들도 위계질서란 게 있었습니다. 기운 센 수탉이 목청 높여 암탉을 돌보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짝짓기로…
[뷰파인더 너머] (65) 타는 목마름으로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김지하 시인을 10년 전 취재현장에서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저는 당시 인턴 6개월 차에 접어든 사회초년생이었습니다. 국어 교과서와 수능 언어영역 지문으로만 접하던 시인을 직접 만나다니, 부푼 마음으로 취재현장에 갔던 기억이 생생합니다.그를 만난 현장은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이라는 보수단체에서 주최한 시국 강연회였습니다. 조국의 위기가 나를 불렀다며 공개
[뷰파인더 너머] (64) 오르는 건 쉽지만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오르지 않은 품목이 있나 싶을 정도입니다. 집 근처 지하철역 안에 있는 빵집에서 팔던 700원하던 빵은 900원이 되었습니다. 가격 상승 비율로만 보면 20%가량 올랐습니다. 빵을 상당히 좋아하는 입장에선 슬픈 소식입니다. 다른 빵집도 가격을 올리진 않을까 걱정하며 빵을 사먹는 요즘입니다.이 사진을 찍었을 때에도 점
[뷰파인더 너머] (63) '대박'은 어디에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요즘 애들을 우리 사회는 MZ세대라고 합니다. 1980년대생은 MZ세대에 속한다는 사실에 젊은 세대와 어우러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만, 진짜 젊은이들은 사회가 명명한 MZ라는 단어마저도 기성세대의 틀로 여기기도 합니다.어느 주말 오후 MZ세대인 이들이 골목 담벼락에 붙어 즉석복권을 긁고 있었습니다. 수억 원의 당첨금이 내걸린 1등을 꿈꾸며 정성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