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쩍은 북촌 한옥마을
한국일보가 고발한 북촌 한옥마을 문제는 사실 오랫동안 한국사회에서 첨예한 이슈가 되고 있는 도시 재개발 문제의 또 다른 변주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재개발은 통상 특정지역 부동산의 부가가치를 높여 누군가에게 팔기 위한 상업행위입니다. 그 과정에서 ‘원주민’은 자연스레 살던 곳에서 쫓겨나는 것이 관례가 됐습니다. 지난 10년간 보존사업이 진행된 북촌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서울시는 2000년 전통보존 명목으로 ‘북촌 가꾸기 사업’을 시작했고 주민들에게 한옥수선 비용 일부를 대주기 시작
어느 재벌가의 투자법
‘그 많은 미국 부동산을 무슨 돈으로 샀을까?’ 백승우 기자가 미국으로 떠난 뒤 나에게 남겨진 몫은 부동산 구입자금의 출처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취재’보다 ‘수사’에 가까운 이번 취재의 시작은 무거운 고민에서 시작됐습니다. 해외 발행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무기명 채권, 비상장사 주식 처분 등. 가능성이 있는 자금원을 쭉 써서 정리하고 무작정 효성 관련 공시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효성의 감사보고서 주석사항은 물론 효성과 그 계열사 공시도 빼놓지 않고 찾아
청와대 최고위층, 국세청 안 국장 사직서 종용
검찰이 국세청 안원구 국장을 한밤중에 체포, 안 국장과 C건설 배 모 회장의 엇갈린 진술, 청와대 최고위층의 사직서 종용, 과연 진실은 어디에 있을까?법조기자로서 납득할 수 없는 검찰 수뇌부의 움직임을 지켜볼 때 직감적으로 검찰보다 윗선이 개입됐다는 의심을 갖게 됐다. CBS 법조팀은 곧바로 안 국장의 긴급체포과정부터 취재를 시작했다. 먼저 취재원인 안 국장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국세청 안원구 국장 야간에 체포 왜’라는 제목의 기사를 출고했다. 그리고는 취재대상을 검찰은 물론이고 안 국장의 체포과정을 지켜본
한국일보 법조팀 ‘효성’ 기사 집요한 추적 높이 평가
부산MBC ‘우리는 애국가를…’ 시의적절한 보도·사료적 가치 호평제23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7개 부문에 40편이 응모해 5개 부문,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효성 수사 축소 의혹’ 연속보도와 ‘청와대 행정관 통신3사 기금 압박’ 보도 등 2편이 선정됐다. 한국일보 법조팀의 ‘효성’ 기사는 심사위원 전원에게서 합격점을 받았다. 대검이 효성그룹에 관한 범죄 첩보 10여
세금 한푼 안 낸 토플 주관사
“Have you failed TOEFL test?(토플 시험을 망쳤던 적이 있나요?)” ‘토플 시험을 주관하는 미국 교육평가원(ETS)이 응시료 수익에 대한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롤란드 데이비스 영국문화원장이 저녁식사 자리에서 우스갯소리로 물어본 말이다.ETS 장학프로그램을 홍보하기 위해 취재원까지 섭외해주고 여러 가지로 협조했던 대행사에는 냉혹한 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하지만 한국이 토플을 가장 많이 보는 국가이기 때문에 받은 것을 돌려주고자…
우리는 애국가를 불렀다
처음 만들어보는 70분 분량의 보도 다큐멘터리.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는 막막함으로 ‘부마민주항쟁’이라는 주제만 잡은 취재는 출발부터 뒤뚱거렸다. 게다가 마음 한구석에는 우리 사회에서 첨예하게 표출되고 있던 ‘좌우 이념대립’ 문제를 어떻게 풀어 볼 수는 없을까 하는 동떨어진 고민이 자리하고 있었다. 노무현, 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의 서거 정국 속에 진보와 보수 두 진영의 극단적인 모습을 지켜보며 느낀 답답함이 너무 컸기에 ‘기사’를 통해 해결해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들만의 빛바랜 축제
전국체전 개막식이 열린 지난 10월20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은 그야말로 올림픽에 버금가는 화려한 개막행사로 들떠있었다. 국제 수준의 시설과 최첨단 장비를 동원한 볼거리들, 그리고 그런 모습들을 열심히 담아내는 취재진과 중계진. 전국에서 몰려든 수많은 취재진 속에 나도 함께 호흡하고 현장을 누비며 무언가를 담아내기에 분주했다. 하지만 내가 담아내고자 했던 건 그런 화려함 뒤에 숨겨진 전국체전의 일그러진 자화상이었다. 1박2일이라는 짧은 출장 기간 동안 최대한 많은 사람을 만나야 했기에 끼니를 걸러가며 숨 가쁜 취재를 했다. 그 과정에
외국인 폭력조직 대해부
“외국인 조폭 실체를 한번 파헤쳐봐.”9월 초순 어느 날 저녁, 오병남 편집국장의 주문이 떨어졌다. 머릿속에 ‘청천벽력’, ‘당혹’, ‘난감’ 같은 단어가 스쳤다. ‘조폭’만 해도 버거운데 ‘외국인’과 ‘실체’라는 낱말이 앞뒤로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 ‘외국인 조폭’이라고 입력해 봤다. ‘베트남 하노이파 조직원 검거’ &
청와대 행정관 통신3사 기금 압박
역시 그랬다. 권력의 사건 처리 방식은 이번에도 ‘꼬리 자르기’ 의혹이 짙었다. 책임자들은 모두 모르쇠로 일관하고 손발이 돼 움직인 실무자가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는 방식. 사건이 주는 충격보다 국민들을 더 허탈하게 만드는 ‘권력의 자기방어 시스템’이다. 지난 9월 중순이었다. 방송통신위원회 과장 출신인 청와대 행정관이 통신 3사 관계자를 청와대로 불러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코디마)에 거액의 기금을 출연토록 압박했다는 정황을 접했다. 코디마는 현 정부의 ‘I
효성 첩보보고서 단독입수
‘효성 건설부문 임원 2명 기소, 효성수사 종결.’헛웃음이 나왔다. 길고 길었던 효성수사의 종결은 느닷없이 찾아왔다. 지난 9월30일 서울중앙지검 기자실에 전파된 검찰 공식 ‘풀’ 내용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지만 누구도 수긍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 효성에 대한 검찰 수사는 2006년 은밀하게 시작됐다. 3년 전의 일이다. 수사 본격화 시점으로 따져도 1년6개월을 넘긴 길고 긴 수사였지만 결과물은 너무도 초라했다. 검찰은 “대통령 사돈 기업이라 일반 사건보다 더 철저히 수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