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인터랙티브 뉴스 가성비에 대한 고찰
기술보다 주제기술의 발전으로 언론사도 AI(인공지능)나 3D를 이용해 새롭고 놀라운 페이지를 만들 수 있게 되었지만,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기술이 아니다. 최근 중학생이 만든 딥페이크 피해 학교 지도는 이 점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불과 2시간 만에 만들었다는 이 딥페이크 피해 학교 지도는 특별한 기능 없이도, 조회수 300만을 기록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고 현재는 트래픽이 폭주해 접속이 잘 안되는 상황이다. 이 중학생은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서 딥페이크 피해자를 접한 후, 이를 알리고 경각심을 일으키고자 지도를 제작했다고 한다
100년 만에 돌아온 의병 문서
원래 의병 후손이 갖고 있어야 할 자료잖아요. 문서를 보니 흥분과 분노가 동시에 올라왔습니다.독립운동사 전공자인 박민영 원광대 원불교사상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올 초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과 함께 한말 의병 관련 문서를 실사하기 위해 일본에 방문했던 순간을 이렇게 떠올렸다.이 문서들은 1851년부터 1909년까지 작성된 문건 13건이다. 경기도 양주에서 조직된 의병인 13도 창의군에서 활동한 이들의 공문서와 편지, 면암 최익현(1833~1906)의 서신 등으로 구성됐다. 재단은 일본의 한 고미술업체가 갖고 있던 이 자료를 지난달 복권기금으
2024 파리올림픽, 축제 그 이후
2024 파리올림픽이 12일(한국시각) 폐막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로 종합 8위를 했다. 대한체육회는 애초 금메달 5개, 종합순위 15위를 목표로 한다고 했으나 이보다 훨씬 나은 성적을 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창궐 속에 2021년 개최된 도쿄올림픽 때 아쉬운 성적(금메달 6개은메달 4개동메달 10개)으로 대한체육회가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은 영향이 없지 않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금메달 8~9개 정도를 예상했었다.한국은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후 올림픽 최소 선수단(144명)을 파리
'표현의 자유'와 오물 풍선
우크라이나 국민 가운데 종전을 위해 영토를 일부 포기할 수도 있다는 여론이 1년 사이 3배 늘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최근 나왔다. 전쟁이 3년째로 접어들면서 3명 중 1명이 영토를 잃더라도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답한 것이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크라이나는 더욱 초조해졌다. 러시아의 군사작전은 영리한 일이라던 친러 성향 트럼프는 집권하면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장담한다.추산조차 불가능한 인적 물적 피해를 입은 대가가 결국 국토를 잃은 뒤 전쟁을 멈추는 것이 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이다. 많
'여초 사회'라는 착각의 실체
한국이 여초 사회라고? 심지어 그것 때문에 남성의 자살 시도가 증가했다고?지난달 말 서울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 김기덕)이 발표한 보도자료 속 황당무계한 분석에 두 눈을 의심했다. 한강 교량에서 투신을 시도한 남성이 늘어난 건 우리 사회가 여초화된 데 따른 영향일 수 있다는 것이다.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구태한 메시지가 2024년에도 정치인의 입에서 나오다니 암담했다. 원문을 보니 과거 한국이 가부장제와 남존여비 사상이 만연하던 시대였음과 달리 2023년 기준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약 5% 많은 여초사회로 변화되기 시작했다며 여
'삼천피' 시대를 위한 조건
코스피가 최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국내 증시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코스피 3000 포인트 돌파를 의미하는 삼천피도 어렵지 않다는 장밋빛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한편 이와 동시에 일각선 국내 증시 훈풍은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자조도 나온다. 오히려 코스피가 떨어질 것이라 보고 국내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코스피를 일시적 유행을 넘어 대세로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이어지고 있다.코리아 디스카운트란 1997년 외환위기 때 등장한 단
사람을 '납품'하는 한국사회가 빚은 화성 참사
1997년 말 외환위기를 겪은 김대중 정부는 이듬해인 1998년 노사정 합의를 거쳐 파견법을 도입했다. 국난 극복을 위해 노동시장 유연화가 불가피하다는 논리가 워낙 힘이 강했던 시기였다.파견법 도입에 따라 노동조합이 아닌 곳도 사용 사업주에게 파견 노동자를 보낼 수 있게 됐다. 이전에는 직업안정법에 따라 노조만이 근로자공급사업을 할 수 있었다.파견법 제정으로 파견노동 빗장이 풀렸지만 원칙적으로는 파견을 금지하고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을 제외한 일부 업무(제정 당시 26개 2007년 32개로 확대)에만 파견을 허용하며 파견기간도 2년으
기후 발제는 폭염과 장맛비 속 외려 힘을 잃는다
관측 사상 가장 더웠던 6월 날씨와 장마철 초입부터 많은 비는 본격적인 여름철 시작을 알렸다.제주에 6월 중순으로는 처음으로 하루 220㎜가 넘는 장맛비가 내리는가 하면, 전국적으로 6월 최고기온 기록이 경신됐다. 1994년과 2018년 극악의 폭염과 2022년, 서울에 하루 380㎜ 내렸던 물폭탄이 동시에 습격하는 양상이다.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올여름 인도는 최고기온 50도, 중국과 태국은 40도를 넘겼다. 태국 방콕의 체감온도는 50도를 넘겼다. 브라질과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은 홍수로 도시가 잠겼다. 오락가락한 날씨가 기후
한국·일본·대만의 시민 기술 단체들이 해마다 모이는 이유
시민 기술(civic tech) 단체인 코드포코리아는 코로나19를 계기로 결성된 단체다. 2020년 2월 코로나19가 처음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을 때 시민 해커(civic hacker)들이 모여 정부가 보유한 코로나19 데이터를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시민 해커들은 나중에 약국에 남아 있는 마스크 재고를 보여주는 공적마스크 앱을 만들었다. 함께 공적마스크 앱을 만든 시민 해커들이 계속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만든 모임이 바로 코드포코리아다. 필자는 웹개발을 하지는 못하지만, 데이터 수집 작업(흔히 노가다라고 부르는 작업이다) 등에…
변주된 전통이 살아남는다
예쁜 오방색의 조화는 다른 나라와 구분되는 한국 단청만의 특징입니다. 고운 색의 아름다움을 많이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최근 만난 단청장 이수자 안유진씨(26)는 기자에게 한국 단청의 매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수자는 무형문화유산 보유자로부터 도제식 교육을 받으며 무형문화유산을 계승하는 이를 말한다. 그는 한국 단청만의 특별한 매력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용 문양과 금색, 청색 계열을 주로 쓰는 중국 단청과 달리 한국 단청은 오색빛 영롱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안씨는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2008년 발생한 숭례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