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170) 뙤약볕 아래 고추 수확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장진영(중앙일보), 오세림(전북일보), 홍윤기(서울신문), 김진홍(대구일보), 김범준(한국경제), 박미소(시사IN)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유난히 길고 무더웠던 올여름, 뙤약볕 아래에서 고추를 수확하는 농부의 모습은 마치 세상의 이치를 말해주는 듯합니다. 농부는 고된 노동 속에서도 고추 수확을 미루지 않습니다. 고추는 때에 맞춰 수확해야 하고, 그 시기를 놓치면 그간의 수고가 헛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이렇듯, 우리 삶에서도 모든 일에는 때가 있습니다. 때를 놓치지…
[뷰파인더 너머] (169) 면플레이션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장진영(중앙일보), 오세림(전북일보), 홍윤기(서울신문), 김진홍(대구일보), 김범준(한국경제), 박미소(시사IN)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냉면에 진심인 편입니다. 물론 평양냉면이지요. 어떤 이들은 그 아무 맛도 안 나는 맛을 가지고 웬 호들갑이냐 하겠지만 평양냉면의 슴슴함에도 여러 차원(고기 맛이 진한가, 면의 맛이 충분히 느껴지는가 등등)이 존재합니다. 그렇다고 굳이 의정부파와 장충동파를 나누거나 메밀 함량 순수령에 날을 세우진 않습니다. 육수를 들이켰을 때의…
[뷰파인더 너머] (168) 정직하고 단단한 일상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장진영(중앙일보), 오세림(전북일보), 홍윤기(서울신문), 김진홍(대구일보), 김범준(한국경제), 박미소(시사IN)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요즘 아침 수영을 다닙니다. 월수금 수업에서 월화수목금 주 5일로 바꿨어요. 출장이 너무 잦아서 수업을 어쩔 수 없이 빠질 때가 많더라구요. 어느새 주5일 수영 두 달째. 하루 시작의 루틴이 되었습니다. 수영장으로 가려면 중간에 마을버스를 타야하는데요, 자주 만나게 되는 버스기사 분의 모습을 찍었습니다.자신의 사무실이기도 한 마
[뷰파인더 너머] (167) 엄마와 딸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장진영(중앙일보), 오세림(전북일보), 홍윤기(서울신문), 김진홍(대구일보), 김범준(한국경제), 박미소(시사IN)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더워도 너무 덥습니다. 요즘 같은 무더위가 최소 열흘은 더 이어질 전망이라고 합니다. 사상 최악의 폭염을 기록했던 2018년과 같은 상황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와 정말 올여름 건강히 보낼 대비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스케치는 사진기자에겐 일상과도 같은 일입니다. 요즘처럼 전국적으로 폭염이 이어지는 날
[뷰파인더 너머] (166) 혹등고래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장진영(중앙일보), 오세림(전북일보), 홍윤기(서울신문), 김진홍(대구일보), 김범준(한국경제), 박미소(시사IN)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시원한 무언가가 보고 싶었다. 한 달 내내 집중호우를 동반한 장마가 이어지고 비가 그치면 폭염이 되풀이되면서 남은 건 지친 일상뿐이었기 때문이다.사진첩을 뒤적였다. 그러다가 찾아낸 사진. 지난겨울, 북위 66.5도에 위치한 노르웨이 트롬소에서 찍은 혹등고래(humpback whale)다. 보트 위에서 멀미와 씨름하며 식어버린 커
[뷰파인더 너머] (165) 낯선 여름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장진영(중앙일보), 오세림(전북일보), 홍윤기(서울신문), 김진홍(대구일보), 김범준(한국경제), 박미소(시사IN)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잔인한 여름이 지나가고 있다. 절반도 채 지나지 않은 2024년 여름. 안타까운 사건, 사고들을 마주했다. 지난달 24일 경기도 화성시의 한 리튬 전지 공장에서는 대형 화재가 발생해 노동자 23명이 세상을 떠났다. 일주일 뒤 서울시청역 인근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고, 열흘 뒤에는 전국 곳곳에서 수해로 사람들이 유명을 달리했다
[뷰파인더 너머] (164) 해바라기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장진영(중앙일보), 오세림(전북일보), 홍윤기(서울신문), 김진홍(대구일보), 김범준(한국경제), 박미소(시사IN)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해바라기 꽃밭을 바라볼 때 우리는 자연의 놀라운 아름다움과 생명의 경이를 느낍니다. 끝없이 펼쳐진 노란 꽃들은 마치 태양을 향해 고개를 들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해줍니다. 해바라기는 항상 빛을 향해 자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모습은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삶의 어려움과 고난 속에서도,
[뷰파인더 너머] (163)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장진영(중앙일보), 오세림(전북일보), 홍윤기(서울신문), 김진홍(대구일보), 김범준(한국경제), 박미소(시사IN)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성급한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더워도 너무 덥습니다. 아스팔트에 피어오르는 아지랑이, 도심을 달구는 열기, 분수대에서 뛰노는 아이들. 계절상 봄부터 더위 스케치를 시작했습니다. 한동안은 이런 그림들을 찾아다녀야 할 테죠.또 들려오는 폭염 소식을 앞두고 동해 바다로 향했습니다. 성급하게 발을 담그니 짜릿한 차가움이 아직은
[뷰파인더 너머] (162)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습니까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장진영(중앙일보), 오세림(전북일보), 홍윤기(서울신문), 김진홍(대구일보), 김범준(한국경제), 박미소(시사IN)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취재할 때 취재원의 표정을 유심히 살핍니다. 말보다 표정에서 보여주는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21일 국회에서 열린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채 상병 특검법) 입법 청문회 자리에서 표정이 유독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입니다.증인으로 출석한 그는 자리에
[뷰파인더 너머] (161) 버려진 공간 다시보기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장진영(중앙일보), 오세림(전북일보), 홍윤기(서울신문), 김진홍(대구일보), 김범준(한국경제), 박미소(시사IN)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스물두 살쯤이었을 겁니다. 미대를 나온 저는 야간작업을 하며 친한 친구와 커피를 마시며 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친구에게 넌 꿈이 뭐냐?고 물었고, 친구는 세상을 칠해보고 싶다라는 대답을 했습니다.순간 정적이 흘렀고 세상을 칠해보고 싶다고? 저는 되물었고, 그날 밤 늦은 시간까지 칠한다는 건 뭘까라는 생각을 하다 잠이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