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계엄과 검열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2024년 겨울 계엄령이 선포됐을 때, 포고문 속 이 문장을 눈여겨 보지 않았습니다. 중무장한 군인들이 국회 창문을 깨고 들어가는 광경만으로도 충분히 어안이 벙벙했기 때문입니다. 권력이 계엄으로 언론을 어떻게 망가뜨릴 수 있는지 알게 된 건, '계엄과 검열' 기획을 취재하면서였습니다.신군부가 검열한 기사가 전부 워터게이트 특종처럼 권력의 치부를 집어낸 '단독' 이었던 건 아닙니다. 쌀 값이 오르고, 경제 성장율 전망은 어떠며, 어떤 사고로 누가
[이달의 기자상] 2026년 예산 회의록 전수분석
대한민국 헌정사, 2025년 만큼 정치 기사가 쏟아졌던 적은 없었습니다. 초유의 계엄과 대통령 탄핵, 그리고 대선까지 대한민국 정치는 극심한 소용돌이에 휩싸였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극렬한 진영 갈등 속, 정치 공간은 정책의 공간이 아닌, 게임의 공간이 됐습니다. 우리의 문제 의식은 이 지점에서 시작됐습니다. 그 사이, 입법과 더불어 국회 핵심 책무인 '예산 심사'는 별로 다뤄지지 못했습니다. 728조 원, 역대 최대 규모의 슈퍼 예산이었지만, 예산 소식은 매일 같이 나오는 정치권의 경쟁보다 늘 후순위로 밀렸습니다.…
[이달의 기자상] 의원님의 쌈짓돈? 경기도 특별조정교부금 대해부
2025년 경기도 지역사회에서 '특별조정교부금(특조금)'은 논란의 중심이었습니다. 현역 경기도의원 3명이 특조금 사업을 따내려는 업자에게 편의를 봐준 대가로 뇌물을 수수해 중형을 선고받았고, 경기도와 경기도의회는 배분 시기를 명문화하는 조례안을 두고 대법원 소송전까지 치달았습니다.특조금은 긴급한 시군 사업과 주민 생활 개선에 쓰이는 재원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지방의원 쌈짓돈'이나 '도지사 통치 자금'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습니다. 취재팀은 불투명해진 특조금이 제 역할을 찾도록 배분부터 집
"기사의 무게·가치 깨달은 시간… 많은 '목소리'들에 감사"
제426회(2026년 2월) 이달의 기자상 시상식이 2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렸다. 박종현 한국기자협회 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가 있었던 지난해 4월 이후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그 과정에서 기자들은 치열하게 현장을 지켰다며 그 1년을 곧 맞이하는데 이번부터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에 대한 만평을 선보이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여러분의 노고가 만평에 더해지는데 본질은 결국 기사이고 현장에서의 땀이라며 앞으로도 단단하고 훌륭하게, 지금처럼 현장에서의 어려움을 보고
만평으로 보는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
한 컷 만평으로 만나보는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 김진호 화백이 월 1회 연재합니다. /편집자주◇취재보도1부문 ◇지역 취재보도부문 ◇경제보도부문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기획보도 방송부문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CBS '이혜훈 부정청약 의혹' 보도, 청약점수 역산하며 의혹 끝까지 파헤쳐
제425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0개 부문에 걸쳐 총 70편이 출품됐다. 이 중 취재보도1부문이 총 20편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는 총 6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취재보도1부문에서는 CBS의 이혜훈 후보자 부정청약 의혹 보도가 선정됐다. 해당 보도는 인사청문요청안에 담긴 한 문장에 의문을 품고 실제 등기부등본을 꼼꼼하게 확인해 의혹의 실체에 접근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취재과정의 난이도가 상당히 높았는데도 끈질기게 의혹을 파헤쳐 사실관계를 상당부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고…
[이달의 기자상] 이혜훈 후보자 부정청약 의혹
나라 곳간을 책임지겠다면 적어도 재산 문제만큼은 떳떳해야 하지 않을까. CBS 취재팀은 이혜훈 일가의 재산을 들여다봤습니다. 인사청문요청안을 보던 중 이혜훈 장남의 전세계약서상 전세권설정 등기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습니다. 전입신고는 무료인데 수백을 들여 등기를 설정한 이유가 뭘까. 앞서 던진 두 가지 물음에 답하기 위해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이혜훈 배우자의 청약당첨일을 기준으로 그 가족들의 부동산 일대기를 거꾸로 추적해봤습니다. 그 결과 부양가족 수를 부풀리는 부정한 방식으로 이혜훈의 배우자가 서울 강남의 고가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이달의 기자상] 쿠팡, 죽음의 배송
지난해 11월 경찰과 저녁 먹는 자리에서 고(故) 오승용씨 사고 얘기를 처음 들었습니다. 도내 언론에서 탑차 단독 교통사고에 대해서 기사가 나왔지만, 왜 쿠팡 새벽배송 기사 언급은 없느냐는 얘기였습니다. 저녁을 먹다 말고 곧바로 사고 경위에 대해서 취재를 시작하고 기사화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는 승용씨가 소속된 쿠팡 제1캠프를 찾아가 동료기사들의 얘기를 들었습니다. 동료기사들은 하나같이 지난해 여름부터 기사가 죽어나갈 줄 알았다고 하소연했습니다. 현재의 노동 환경이라면 누구든지 죽을 수 있다는 의미였습니다. 승용씨의 죽음 이면에…
[이달의 기자상] 구멍 뚫린 자본시장
시작은 한 건의 제보였습니다. 비정상적인 주식담보대출로 SK증권이 1359억원을 날릴 처지라는 것이었습니다. 면밀한 리스크 분석을 통해 자금을 집행해야 할 증권사가 비상장주식을 담보로 거액을 빌려준 배경이 궁금했습니다. 이후 저희의 취재는 이 궁금증에 대한 답을 한 줄씩 써내려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개인적 관계를 고리로 한 SK증권과 무궁화신탁 오너 사이의 주고받기식 거래가 드러났습니다. 금융사와 사모펀드(PEF)가 비슷한 방식으로 서로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 다른 변칙 거래들도 함께 취재됐습니다. 오창석 무궁화신탁 회장을…
[이달의 기자상] 이민, 사람이 온다
이민은 사람이 오는 일입니다. 한 시인의 말처럼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입니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입니다. 인력 확보를 넘어 사회통합까지 함께 고민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제주와 영암, 부산, 홍천 등 도합 4000㎞가 넘는 출장을 이어가며 저희는 이민이 한국 사회에 놓인 기회이자 부담이라는 복합적인 현실을 마주했습니다. 한국인이 떠난 자리를 채운 이주노동자, 10개 국적의 이주배경청소년을 맡은 교사, 생활 갈등으로 고개를 젓는 원주민, 제도에서 배제된 장애 이주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