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인 정치 활동은 어디까지 허용되나
한국의 헌법재판소가 지난 6월30일 언론인의 선거 운동을 포괄적으로 금지한 공직선거법 조항이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한국의 언론인은 이제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이나 후보를 위한 선거 운동에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헌재의 이번 결정으로 한국에서 정치적 자유가 확대됐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언론의 공정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언론인의 정치 참여와 정치 성향 문제는 비단 한국 만의 일은 아니다. 언론인의 정치 활동이 보장돼 있는 미국에서도 주요 선거 때마다 이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미국 공화당의 대선…
마음 넓은 핀란드도 난민 문제 ‘골치’
8년 만에 핀란드에 돌아와 보니 부쩍 늘어난 난민들이 눈에 띄었다. 이슬람식 복장인 ‘차도르’나 ‘히잡’을 입은 여성들을 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고, 쇼핑몰에 삼삼오오 모인 중동계 남성들도 쉽게 마주치게 되었다. 짐작컨대 ‘장물’을 팔려는 듯, 외국인 관광객에게 휴대전화를 연신 흔들어 보이는 호객꾼도 만났다. 핀란드 문화에 비춰봤을 때 다소 낯선 풍경이다. 핀란드 정부 통계를 참고해 보면 이들 대부분은 이라크 난민이다. 지난해 9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를 피해 난민들이 유럽으로 몰리던 시기, 일부가 북유럽으로 넘어왔다. 시
탄핵 이후 브라질…좌-우파 경쟁은 이제부터
브라질 상원은 8월 마지막 날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61표, 반대 20표로 통과시켰다. 호세프는 1992년 브라질 헌정사상 처음으로 탄핵당한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에 이어 24년 만에 탄핵으로 쫓겨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로써 좌파 노동자당(PT) 정권은 14년 만에 막을 내리고 보수우파 성향의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정권이 출범했다.호세프 탄핵으로 브라질 사회가 전체적으로 ‘우클릭’하고, 더 넓게는 중남미를 물들였던 ‘핑크 타이드’(Pink Tide·온건한 사회주의 성향의 좌파 물결)가 결정적
‘뉘파이’ 정신과 중국의 꿈
리우 올림픽이 끝난지 열흘 이상 지났지만 13억 중국인은 아직도 감격과 열광에 젖어 있다. 중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26개를 땄고 새로운 스타도 적지 않게 탄생시켰다.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펼쳐진 다이빙 시상식장에서의 황홀한 프로포즈와 같은 감동 스토리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런 크고 작은 성취들은 한 사람의 영웅 탄생을 위한 전주곡에 지나지 않았다. 올림픽 막판 32년만의 여자배구 우승이란 드라마가 안겨준 흥분과 감격과 감동이 너무나 컸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드라마를 일궈낸 감독 랑핑(郞平)은 13억인의 영웅이 됐다
일왕의 정년
지난 8일 아키히토 일왕은 비디오 메시지를 통해서 생전퇴위를 시사하는 의사를 밝혔다. 이미 한 달 전부터 예고된 일이어서 새삼스럽게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일본 언론은 물론 전 세계의 언론이 주요 뉴스로 다뤘다. 일본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일왕의 메시지는 지난해 12월의 생일 기자회견에서 발표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수상관저를 비롯한 정부여당과 조정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아서 생전퇴위 의사는 밝히지 못하고 “나이가 든 것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고, 행사 때는 순서를 틀리는 일도 있었다”고 발언하는데 그쳤다. 일왕의 비디오 메시지…
미국 미디어와 ‘괴물 트럼프’의 동침
한국 정치권에서 정치인은 본인의 부음 기사만 빼고, 언론에 이름이 많이 날수록 득표에 도움이 된다는 말이 있다. 정치인의 부정적인 면이 부각되는 기사일지라도 이것이 그 정치인의 ‘인지도’를 올리는 긍정적인 효과를 낸다는 가설이다. 이 말이 한국 정치권에서 실제로 맞아떨어지는지 검증해 보지 못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미국 대통령 선거전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보란듯이 이 가설을 ‘참’으로 입증했다.2016년 미국 대선은 승패와 관계없이 트럼프가 주인공이다. 트럼프는 공화당의 경선전을 주도했고, 본선에서도 여전히 이슈를 선점하고 있
새로운 영국 총리와 문화부장관
테레사 메이가 지난달 13일, 영국의 76대 총리직에 올랐다. 곧바로 여성이 절반을 차지하는 내각구성안이 발표되면서 브렉시트 투표 결과로 요동치던 정치권이 안정을 되찾고 있다. 이 가운데 신문과 방송산업에서 주목하는 것은 새로운 총리와 문화부장관이 어떤 언론관을 지니고 있느냐다. 정치권에 입성하기 전까지 런던의 금융가인 ‘더 시티’에서 오래 몸담았던 메이 총리는 지난 2010년에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가 보수당 내각을 구성하면서 내무부장관으로 기용됐다. 이후 그녀는 언론을 통해서는 주로 이민자와 복지, 세금에 대한 강경한 정책안들
남미 좌·우파 힘 겨루기에 지역통합 멀어진다
남미에서 작년 말부터 불기 시작한 우향우 바람과 좌파 정권의 상대적인 위축이 지역통합 노력에 균열을 만들고 있다. 유럽연합(EU)을 본떠 ‘하나의 남미’를 구축하자는 공감대 아래 남미에서는 그동안 크고 작은 통합 작업이 진행돼 왔다.“남미의 문제는 남미 스스로 해결한다”는 기치 아래 2008년에 남미대륙 12개국이 모두 회원국으로 참여하는 남미국가연합이 창설됐고,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을 중심으로 단일 경제블록을 만들자는 구상도 나왔다. 남미국가연합 12개 회원국이 주민의 자유로운 이동에 합의하고, 메르코수르 회원국들이 자동차 번
2014년 소설 ‘싸드’, 2016년 현실의 사드
별로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사실대로 고백하자면 이렇다. 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사드)체계란 용어는 어렴풋이 알았지만 그것이 심각한 우리 일이 될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작가 김진명의 소설 싸드를 읽기 전까지는 정말 그랬다. 그건 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대부분 국민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 소설이 나온 게 2014년 8월이다. 미국과 중국 당국자들이 제각각 분명한 자기 입장을 밝히기 시작했고 정부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을 때다. 소설을 읽은 독자들이 늘어나면서 사드를 배치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세간의 논란이 증폭되어 갔다.
브렉시트가 일깨운 한 표의 중요성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이 일본의 참의원 선거에 예상치 못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첫번째는 브렉시트라는 불안 요소가 아베노믹스에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결정된 브렉시트는 지난 몇 년간 힘겹게 유지해온 아베노믹스의 성과를 한 순간에 날려 버렸다. 브렉시트 하루 만에 주가는 1만6238엔에서 1286엔이나 폭락한 1만4952엔으로 장을 마감했다. 닛케이지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큰 7.9% 하락세를 보였다. 또 달러당 엔화 가치는 한때 99엔대를 기록했다. 100엔선이 무너진 것은 2년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