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없는 KBS 사장 후보들, 이사회도 문제다
차기 KBS 사장 공모를 둘러싸고 잡음이 일고 있다. 역대 사장 공모 과정이 시끄럽지 않은 경우가 손꼽힐 정도지만 이번엔 유독 정도가 심하다. 특히 지원한 인사들의 면면을 뜯어보면 과연 이들이 공영방송 수장의 자격이 있는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세월호 프로그램 방송은 막고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은 극우 유튜버에게 맡기며 공영방송의 경쟁력을 끌어내리고서도 버젓이 재임 도전에 나선 현 사장(박민), 그 사장 밑에서 기사에 한중일은 한일중으로, 전두환 씨가 아니라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 통일하라고 지시한 방송주간(김성진), 대통령과의…
본말전도된 '민원사주' 의혹 1년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장이 가족과 친척, 전 직장 동료 등 지인을 동원해 윤석열 대통령 검증보도를 신속히 심의해 달라고 민원을 제기하고, 본인이 이를 직접 심의해 관련 보도를 한 언론사들에 대해 중징계를 내렸다는 의심을 사는 민원사주 의혹 사태가 표류하고 있다.민원사주 의혹을 고발한 내부 제보자들에 대해서는 감사와 고강도 경찰수사가 이어진 반면, 민원사주 의혹의 진상 규명, 절차 부당성 여부에 대한 당국의 조치는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본말전도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이번 사태는 기관의 존재 의미
대통령 명예훼손 수사, 개인정보는 뒷전인가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경향신문 기자의 휴대전화 전체 정보를 대검찰청통합증거관리시스템(디넷)에 통째로 저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장에 적시된 전자정보만 수집하고 나머지는 모두 삭제해야 하는데, 위법을 저지른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범죄혐의와 관련이 없는 전자정보 전체를 디넷에 보관한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압수수색을 받은 이진동 뉴스버스 대표의 휴대전화 전자정보 전체도 디넷에 보관했다. 이 대표는 8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뉴스타파와 경향신문이 9월26
TBS 독자생존의 길, 누가 막나
서울교통방송 TBS가 결국 독자생존의 길로 접어들었다. 서울시 출연기관 지위가 공식 해제되며 11일 민간법인으로 전환됐다.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TBS를 지원한 근거가 사라지며 연말 지상파 재허가 심사 통과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TBS가 민간투자 유치를 위해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정관 변경 허가를 신청했지만 방통위가 미적거려 앞길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안갯속이다.방통위가 정관 변경 허가를 주저하자 일부에선 보수 종편에 지상파 라디오를 넘기려는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몇몇 보수 종편이 TBS 주파수에 눈독 들이며 서울시와 접
전 언론이 "응급의료 위기"… 대통령은 현실부정
민족 대명절 추석을 앞두고 응급의료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의료현장에서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달 초 열경련으로 쓰러진 두 살배기 여아가 응급실 11곳에서 이송을 거부당해 의식불명에 빠졌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이 아이는 12번째 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지금까지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일엔 부산의 한 공사장에서 추락 사고를 당한 70대 노동자가 수술받을 응급실을 찾지 못하고 병원을 옮겨다니던 끝에 숨졌다. 5일 광주광역시에선 대학 교정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여대생이 직
딥페이크 범죄, 언론계 성비위 자성 계기 삼아야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한 딥페이크 성착취물이 광범위하게 제작유포되며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심지어 딥페이크 범죄를 취재보도하는 기자들까지 피해 대상이 됐다. 딥페이크 영상 제작유포는 그 자체로 피해자의 삶을 파괴하는 끔찍한 범죄지만 기자를 대상으로 한 행위는 언론 감시 기능을 무력화하려는 의도가 담겨 더 불순하다. 한국여성기자협회와 한국기자협회도 성명을 내고 여성 기자들의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뿐만 아니라 언론 자유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며 엄중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했다.그러나 외부 위협에 대한 대응만으로 과연 충분한
'2인 방통위' 위법성 못 박은 법원
서울행정법원이 26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신임이사 6명에 대한 임명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 등 대통령이 임명한 상임위원 2명만이 방문진의 새 이사를 결정한 건 법률적 다툼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권태선 이사장 등 현 이사들은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직위를 유지한다. 전 정권이 임명한 방문진 이사들을 몰아내 내심 정권에 비판적인 MBC 경영진을 교체하고 싶었던 윤석열 정부의 무리수가 자승자박이 된 셈이다. 만일 본안 소송에서도 방문진 이사…
이진숙 방통위 '무법의 시대' 치닫나
한국기자협회 창립 60주년을 맞은 오늘의 불온한 현실은 한여름 폭염보다 뜨겁다. 언론자유 수호를 내걸고 불의에 맞서온 60년, 자유언론의 기치가 다시 타오르고 있다.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기자를 압수수색하고 기소하는 언론탄압이 과거 독재시대의 잔상을 불러오고 있다. 대통령이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호기롭게 시작한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은 MBC의 날리면 보도 이후 멈췄고, 불통이 심해졌다. 방송통신위원회의 파행은 불통의 상징이다. 1년이 다 돼가는 방통위 2인 체제는 윤석열 정부의 편협한 언론관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기자협회 창립
언론인 감시하는 검찰의 마구잡이 통신조회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언론인에 대한 사찰 논란이 또 불거졌다. 수사대상과 통화했다는 이유로 기자가 신상털기 대상이 되는 일은 수년째 반복 중이다. 헌법이 보장하는 인권과 언론통신의 자유 침해 우려에 수사기관이 적법성을 앞세워 반박하는 행태도 과거와 판박이다.검찰은 지난해 9월 시작된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과 관련해 수사 목적으로 올해 1월 통신조회가 이뤄졌다고 당사자에게 8월이 돼서야 알렸다. 법적 절차에 따른 것이라는 해명에도 4월 총선 전후 이 같은 시차는 의도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 특히 언론인을 포함한 광범위한 통신
양극단 정치에 얼룩진 공영방송, 이대론 안 된다
개원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제22대 국회에 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번 주 인사청문회가 잇따라 열리는 데다 25일로 예상되는 본회의에서 쟁점 법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정면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여야의 드넓은 대치전선 중에서도 언론계 이목이 쏠린 전장은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 처리 여부와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청문회다. 두 사안 모두 공영방송의 명운을 좌우할 일들이다. KBS, MBC, EBS의 지배구조와 독립성공정성이 방송4법의 입법 여부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