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위탁운영 업체 리베이트 실태
어린이집은 가장 깨끗해야 합니다. 일단 위생 측면에서 그렇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 아이들의 건강이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어린이집은 또 다른 측면에서 가장 깨끗해야 합니다. 즉, 운영이 투명해야 합니다. 비리, 리베이트가 없어야 합니다. 원장과 보육교사들은 가장 깨끗한 마음가짐이어야 합니다. 정직함과 떳떳함으로 아이들을 대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태어나 가장 먼저 사회생활을 배우는 곳이 어린이집입니다.어린이집 위탁운영 업체 비리 실태를 접했을 때, 이 점이 가장 마음 아팠습니다. 아이들에 부끄럽지 않을까? 매일 보는 아이들에 미안하
기후변화의 증인들
환경 분야를 취재하며 환경은 참 ‘뒤로 밀리기 쉬운’ 이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매일 새로운 사건 사고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환경과 관련된 이야기는 대체로 새롭지 않(아보이)기 때문입니다. 환경 문제를 다룬 기사들은 언젠가, 어디선가 본 듯한 것들이 많습니다. 기후변화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자는 언제나 ‘새로운 이야기’를 듣고, 쓰고 싶습니다. 하지만 어떤 주제는 기존에 쌓인 팩트들을 모아 ‘다른 방식’으로 다루는 게 새 팩트를 찾아내는 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이번 기획을 진행하며 느꼈습니다. 기후변화의 증인들은 아이템 선정과…
TV조선 '유망주의 극단적 선택' 보도, 가해자 법적 조치 가능케 한 수작
제358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0개 부문에 63편이 출품돼 1, 2차 심사를 거쳐 14편이 최종심사에 올랐다. 이 중 7개 부문에서 각 1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취재보도부문에서는 최종심사에 오른 4편의 보도 중 TV조선의 여성 철인3종경기 유망주의 극단적 선택…유족 “前 소속팀에서 가혹행위” 보도가 선정됐다. 특종 보도의 가치뿐 아니라 문체부의 진상조사와 경찰 수사, 가해자에 대한 법적 조치를 가능케 한 입체적인 후속 보도로 완결성을 높인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TV조선의 보도는 다수의 선행 보도에서 나타난 정형화된
여성 철인3종경기 유망주의 극단적 선택
“이렇게 찾아와줘서 고맙습니다.” 고 최숙현 선수 아버지가 1시간 넘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한 말이었다.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시도했고, 딸의 억울함이 밝혀지지 않을까봐 마지막 ‘희망’을 걸었다. 그의 불안은 그럴만했다. 6개월 동안 최 선수를 보호하고 지켜줬어야 할 기관들은 외면했다. 기관들은 꽃다운 유망주를 잃은 뒤에서야 ‘칼’과 ‘붕대’를 들었다.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 최 선수가 가족에게 보낸 메시지였다. 그 문자를 받고 어머니는 최 선수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것이 마지막이 되었다. 많은 기자들이 최 선수
정부가 깔아준 다주택 꽃길
정부가 애를 쓰는데 집값은 왜 안 잡힐까. 취재는 이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서 시작됐다. 정부 부동산 대책을 질타하는 목소리 중에는 민간임대주택사업 인센티브 제도가 원흉이라고 꾸준히 지적해온 학계와 시민단체가 있었다. 이들의 주장을 들었을 땐 다주택자를 경계하는 정부가 다주택자나 다름없는 민간임대사업자에게 막대한 세제 혜택을 주는 제도를 왜 유지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정부 의도대로 이들이 전월세 안정화를 도왔는지, 혹은 다주택 꽃길만을 깔아줬는지 증명할 데이터를 찾기도 힘들었다. 임대주택사업자 규모를 파악해 이들의 영향력을 실증해
'덕분에' 지키는 방역전선인데…
간호사 10명 중 7명, 코로나19로 부당 처우 당했다. 취재는 간호협회가 낸 이 보도자료 한 장에서 시작됐습니다. ‘덕분에 챌린지’ 이면이었습니다. ‘코로나 영웅’으로 칭송하면서 이들의 고통스러운 현실은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았습니다. 취재팀은 코로나19 전담병원, 선별 진료소의 간호사들을 찾았습니다. 서울, 인천, 대구, 거제 등 전국을 누볐습니다. 곳곳엔 ‘영웅’ 대신 일한 만큼의 대가를 받지 못한 평범한 노동자가 있었습니다. 간호사들은 “다시 나서긴 솔직히 망설여진다”고 했습니다. 최전선에서 싸운 대구시 간호사들은 ‘코로나 수
대한민국 데프블라인드 리포트
눈과 귀가 닫힌 ‘데프블라인드’(De af-Blind)는 저마다의 우주에 산다. 보고 들을 수 없으니 바깥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 타고난 지능에 문제가 없더라도 시청각장애로 인해 언어를 학습하지 못했다면 그의 우주는 세상에서 고립된다.취재팀은 한 달여간 한국 사회와 단절된 국내 데프블라인드 133명의 존재를 확인해 26명의 당사자를 대전과 원주, 제주 등지에서 직접 만났다. 극소수의 당사자들이 참여하는 자조 모임이나 복지관 등을 찾았고, 누가 어디에 사는 것 같다는 한마디를 단서 삼아 접촉을 시도했다. 구체적 신원이 파악되면 보
여행용 가방 학대 사망 9살 아동
천안 여행용 가방 아동학대 사망 사건부터 아이가 학대 부모에게서 탈출한 경남 창녕 사건까지. 취재팀은 코로나19로 감춰진 아동학대가 우려됐습니다. 주위에서 소리 없이 이뤄지는 아동학대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지켜주고 도와줄 방법은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고민의 결과 13차례 보도를 할 수 있었고 아동학대 기획 보도는 SBS를 통해 방송돼 전국적으로 아동학대에 대한 경각심을 형성했습니다. 보도 이후 국회에선 아동 체벌을 정당화할 수 있는 빌미인 민법의 징계권 삭제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바람직한 변화지만, 법안이 통과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농민 없는' 농업법인
“우리는 등외 국민이에요.” 취재하며 만난 농민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농민이 피해를 보고 이용당해도 공무원이나 관계자들은 관심을 두지 않는다며 넋두리를 이어갔다. 광주전남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해 농업 분야를 6년이나 출입했지만, ‘나는 그동안 무슨 취재를 했던가’ 자괴감이 밀려왔다. 본사 탐사보도부 생활을 마치고 올 초 광주 탐사팀에 복귀하며 다짐했다. ‘농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 되는 보도를 하겠다.’ 자본금 90억원. 광주전남에서 가장 큰 농업법인의 실태부터 살펴봤다.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중견 건설사가 주도한 곳이었다.
폭파된 남북화해의 상징
북한이 개성공단에 위치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공표했다. 처음 취재를 시작하게 된 이유다. 폭파를 언제 할지는 몰랐지만, 폭파 장소는 알아서 기다릴 수 있었다. 3일간 강화도와 파주 등 접경지역을 돌아다니며 개성공단이 보이는 장소를 찾아다녔다. 20km 떨어진 거리이고, 시계가 안 좋아 개성공단의 위치를 찾는 데 애를 먹었다. 그러던 중 북한이 실제 폭파를 감행해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고, 그 장면을 카메라로 담았다. 지난 2018년 4월 판문점에서 남북 두 정상이 만나 평화의 상징으로 설치한 연락사무소였기에 충격이 더 컸다.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