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수돗물 대해부
우리 수돗물은 믿고 마실만 합니다. 저 역시 수돗물 취재 기간에 수돗물을 받아 냉장고에 하루 정도 두고 그 물을 마셨습니다. 지금은 먹는 샘물을 구입하는 대신 보리차를 끓여 마십니다. 2020 수돗물 대해부 시리즈를 취재하며 느낀 건 어떤 나라에 비해서 우리 수돗물 품질이 뒤처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그러나 어디까지나 ‘서울특별시’ 사람들의 얘기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나라 수도사업자는 총 162개입니다. 많게는 인구 규모 1000배 차이 나는 크고 작은 162개 지방자치단체가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 지역의 상수원 상태나 정수…
한경 라임펀드 보도, 검찰·금감원 조사 이끌어… kbc, 해상 관제시스템 납품 허점 고발
한국기자협회 제352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는 모두 40편이 출품됐다. 연말로 갈수록 취재보도보다 기획취재 쪽에 출품이 되는 경향이 있지만, 경쟁이 가장 치열한 취재보도 1부문에서 출품작이 불과 두 편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2020년에는 현장 취재기자들의 열정과 투혼이 활짝 피어나길 기대하는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많았다. 심사위원들은 길고 치열하며 진지한 논의 끝에 수상작으로 한국경제신문의 라임펀드, 美 폰지 사기에 돈 다 날렸다(경제보도 부문)와 kbc광주방송의 200억대 해경 VTS 사업 기준 미달 제품 선정 논란(지역 취재보도 부
라임펀드, 美 폰지사기에 돈 다 날렸다
사실 라임자산운용의 편법 운용 의혹을 처음 접한 건 재작년 4월이었다. 라임이 편법으로 한 코스닥 퇴출기업에 대한 전환사채(CB) 투자금을 전액 회수했다는 얘기가 돌았다. 취재에 나서자 라임 경영진의 답변은 짧고 단호했다. 그런 시장의 뜬소문에 소송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라임은 한국형 헤지펀드를 주도하던 신생 운용사였다. 추락하는 공모 펀드의 빈자리를 채우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겉으로 보이는 수익률도 양호했고, 펀드 수탁고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헤지펀드 1위로 떠오른 라임의 성장 스토리를 앞다퉈 보도하
해경 VTS 사업 기준미달 제품선정 논란
“대형 해양사고는 엄청난 인명, 재산, 환경 피해를 발생합니다.” 해경 VTS 홈페이지에 쓰여 있는 문장입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진도 VTS의 관제 소홀로 초기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쳤고, 해경은 재난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VTS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번에 취재한 VTS 사업은 다름 아닌 진도와 완도, 목포와 군산 지역의 사업이었습니다.“세금 낭비나 비리는 그렇다 쳐도 사람 목숨이 달린 거잖아요.” 제보자가 해경 VTS 사업의 문제점을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200억원 규모의 국가사업이 기준 미달 제품 선정과 입찰 비리 논
경향 ‘김용균이 있었다’ 파격 편집·인터랙티브 호평… 충청타임즈, 천안시장 비리 집요하게 취재
35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전국에서 66건 작품이 응모해 열띤 경합을 벌였다. 취재보도 부문에는 세계일보 이동호 고등군사법원장 수뢰 의혹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작은 제보를 소홀히 다루지 않고 끈질기게 보완 취재를 이어간 기자의 집념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고등군사법원이라는 매우 특수한 분야, 일반 기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대상을 취재하면서 결국 사법처리까지 이어지게 만든 것에 높은 점수를 줬다. 군사법 체계 최고 수장이 파면된 것은 창군 이래 최초라는 의미도 심사위원들은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최종 사실확인이 필요
미쉐린 별과 돈 그리고 브로커
우리에겐 잘 모르거나 나와 다른 것은 덮어놓고 배척하거나, 좋아 보이는 남의 것은 무조건 신봉하는 의식이 있다. 한 번 그 편견과 선입견의 프레임에 빠지면 헤어 나오기 어렵다. 우리나라에서 발간 4년째를 맞은 ‘미쉐린 가이드 서울’도 나에겐 그런 것처럼 보였다. 전 세계의 미식을 평가한다고 정평이 나 있는 미쉐린이지만 정작 120년 동안 베일에 가려진 평가 시스템은 한 번도 제대로 된 검증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이 취재가 미디어가 그동안 만들어 놓은 맹목적인 권위에 대해 의문을 던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거대한 권위처럼 보
슈퍼타워
슈퍼타워 2부가 방영된 지난달 3일, 공교롭게도 101층, 국내에서 2번째로 높은 엘시티에 입주가 시작됐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던 해운대 미포, 엘시티 입주민들은 호사스런 바다 조망을 누리게 됐지만 이제 이곳을 찾는 시민들은 더 이상 하늘도, 바다도 볼 수 없다. 정책으로 규제해야 할 공공은 토건 마피아와 유착했다. 개발업자의 전방위적 로비는 전문가의 입을 막았다. 대다수 언론도 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초고층이 4번째로 많은 나라다. 국내 초고층 건물 3곳 중 한 곳은 부산에 있다. 부산은 초고층 광
구본영 천안시장 결국 낙마
현직 자치단체장과의 ‘싸움’은 외롭고 고단했다. 첫 기사의 제목은 대가성 정치자금? 체육계 술렁…. 천안시장이 자신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한 인물을 천안시체육회 정규직으로 부정 채용했다는 내용의 보도였다. 후속 취재를 통해 그가 부친과 배우자 이름으로 불법 쪼개기 후원금을 냈다는 사실과 또 다른 채용 비리 의혹도 보도했다. 시청 감사관과 경찰서 정보과장이 채용 비리 소문을 덮으려 한 사실도 지면에 옮겼다. 파장은 컸다. 시민단체와 정당들이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시의회에서 조사 특위 구성안을 발의하며 천안시장을 압박했다.보도를 부인하던…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
출근길, 없던 습관이 생겼다. 집 앞에서 공사 중인 건물을 잠시 올려다본다. 4층 높이에 난간도 없이 뻥 뚫린 공간 사이로 비계발판이 보인다. 실수로 발을 헛디디기라도 한다면? 갖은 상상이 든다. 상·하수관 정비 공사 현장을 지나친다. 2m가 넘는 깊이로 땅을 파냈는데 양쪽 굴착면이 거의 수직이다. 아무 덧댐도 없이 드러난 흙의 속살 사이로 사람이 들어가 작업을 한다. 무너진 흙더미 사이로 매몰된 사고들을 기록한 조사 보고서들이 스쳐 갔다.끊이지 않는 노동자 사망 사건을 단 건이 아니라 한 번에 모아서 보여주자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이동호 고등군사법원장 수뢰 의혹
취재를 시작할 때부터 군 대대장이, 경찰서장이, 그리고 군 법무관 서열 1위이자 군 최고 사법기관장이었던 이동호 고등군사법원장이 뇌물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지는 못했다. 시작은 “대표님이 월급을 빼앗아간다”는 근로자 한 명의 고충을 듣고 쓴 XX사 근로기준법 위반 의혹이었다. 지면에도 배정받지 못하고 온라인으로만 출고한 작은 기사다.그럼에도 기사에는 힘이 있다. 누군가는 밤늦게 울면서 전화를 했고, 누군가는 만나자고 했다. 또 다른 누군가는 항의했으며, 누군가는 법적 대응을 운운했다. 이 사이에 흑막은 점차 걷혀갔다. 경남 사천에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