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으로 재확인한 두바이 한류 열풍
얼마 전 두바이의 한 헬스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는데 어떤 건장한 청년이 다가와서 물었다. 혹시 한국에서 오셨나요. 맞다고 하니 자신은 요르단 출신이고 최근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정말 재밌게 봤다면서 거기에 나오는 게임을 다 한국에서 실제로 하느냐고 다시 물어보는 것이다. 난 그렇다고 하면서 하지만 실패해도 실제로 죽진 않는다고 대답했고 같이 웃었던 기억이 난다.소소하지만 오징어게임의 인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또한 그뿐이랴. 필자의 직업은 조종사인데 요즘은 비행갈 때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같이 탑승하
브라질 대선 정국에 등장한 '제3의 길'
브라질 언론에 내년 10월 대선을 앞두고 제3의 길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제3의 길은 1997년 영국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 총리가 정권을 잡기 위해 제시한 개념이지만, 현재 브라질에서는 좌파와 극우 후보로 양분된 대선 판도에 변화가 나타나기를 바라는 심리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대선 정국에서 영향력을 극대화하려는 중도 진영이 즐겨 사용하고 있다.2003년부터 시작된 좌파 정권은 브라질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지우마 호세프가 2016년 탄핵 당하면서 13년 만에 붕괴했다. 잇단 부패 스캔들과 경제 위기, 사회통합 실패가 원
'조코위'는 맞고 '조꼬위'는 틀리다
2016년 미국 연수 시절 북남미 대륙을 여행할 기회가 있었다. 정리충(蟲)인지라 여행지와 경유지 목록, 이동 및 체류 시간, 비용 등 일정표를 정리할 때마다 고민에 빠졌다. 이 지명은 한글로 어떻게 적어야 하나. 그 수고가 낭비로 여겨져 결국 알파벳으로 적었다.현지인에게 지명을 말할 때 여러 번 당혹스러웠다.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정갈하게 발음하면 상대는 십중팔구 못 알아들었다. 애틀랜타, 오타와 등이 그렇다. 2008년 사회를 들썩였던 오륀지 논란이 절로 떠올랐다. 그렇다고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을 손질해야 한다는 논란 당사
역사결의(歷史決議)
결의(決議)의 사전적 의미는 의논한 뒤 나온 결정이다. 중국 공산당은 결의과 결정을 분명히 구분한다. 결의는 토론과 표결이라는 형식을 갖춰야 하며, 상부의 결의는 하급 기관에서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 결정은 굳이 상술한 조건을 갖추지 않아도 의사권을 가진 개인과 기관이 임의로 정할 수 있다.공산당은 결의가 결정보다 훨씬 더 큰 권위성과 지도성을 갖는다고 설명한다. 결의 내용은 공식 문건으로 작성된다. 주제와 문서가 작성된 시간을 명시한 뒤 본문의 경우 결의를 진행하게 된 이유와 결의 사항, 결론 등을 순서대로 적어야 한다. 중국에서
논란의 중심에 선 '텍사스 낙태금지법'
최근 몇 달 간 전국 일간지와 방송의 주요 기사에 필자가 거주하는 텍사스주가 연일 등장한다. 사회면에 실릴 법한 범죄나 자연재해가 일어나지 않는 한, 지방에 관한 기사를 찾기 힘든 것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마찬가지라 특정 지역이 종합면이나 정치경제면에 나올 만한 사안으로 연일 세간의 주목을 받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테슬라 등 IT 기업들이 캘리포니아를 떠나 텍사스에 둥지를 튼다는 경제기사도 있지만 대부분은 공화당 주도의 논쟁적 의제에 관한 것들이다. 한참 마스크 착용코로나19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하거나 투표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디애슬레틱이 미디어에 던진 역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월스트리트로 불리는 마켓스트리트 한복판에는 미국의 유서 깊은 레거시 미디어들이 눈여겨보는 신생 미디어 회사인 디애슬레틱미디어컴퍼니가 둥지를 틀고 있다. 2016년에 설립된 지 불과 5년 만에 120만 유료 구독자를 눈앞에 두고 있는 미디어. 그것도 독자 75%가 연간 구독을 하는 미디어. 창업주인 아담 한스만(Adam Hansmann)과 알렉스 매서(Alex Mather)는 SNS 기반의 피트니스 스타트업인 스트라바 출신으로, 창업 당시 뉴스를 몰랐던 미디어라는 점에서 미국 미디어들이 충격을 받고 있다.디애슬레틱
자민당 3A와 OX게임
코로나 감염자가 늘면 락다운(도시봉쇄)을 한다?!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둔 어느 날, 민영방송 뉴스의 한 장면. 후보 4명을 스튜디오로 불러 코로나 대책에 대한 생각을 묻고 있었다. 진행자가 질문을 던지면 후보들이 OX표를 들어 찬반을 표현하는 방식이었다.첫 질문에 후보들은 당황했다. 락다운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았고, 생방송이라는 점도 있었다. 가장 눈에 띈 건 차기 총리로 유력했던 기시다의 태도였다. 표를 들기 전에 몇 번이고 좌우를 흘깃흘깃 살피는 모습이 그대로 방송을 탔다. 4분할 화면은 그런 표정을 더욱 잘 보여줬다. 두 번째
독일 연방헌재의 방송분담금 판결 의미
2020년 12월8일, 작센안할트주 총리는 당일 주의회에서 처리 예정이었던 제1차 개정 미디어주간협약 안건을 총리권한으로 상정 취소했다. 이 법안은 독일의 방송수신료에 해당하는 방송분담금을 17.50유로에서 18.36유로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방송분담금 인상안이 포함된 주간협약은 연방 16개 주 전체의 주의회 결의 및 총리승인이 수반되어야 하는 특수성을 지닌 법이었기에, 작센안할트주 총리의 결정으로 인해 이 법안은 통과되지 못했고, 방송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게 된다.방송분담금을 책정하는 독립기관인 KEF가 공영방송사의 재
전 세계에 '위드 코로나' 신호탄 쏜 두바이
지난 주말 지인과의 약속이 있어 두바이몰에 다녀왔다. 집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로 꽤 가깝지만 평소 잘 안가는 곳이다. 커도 너무 커서 갈 때마다 뭔가 쇼핑이 아닌 운동을 하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주차해놓고 어디다 주차한 지 잊어버려 2시간 동안 헤맨 아픈 기억도 있는 곳이다. 괜히 세계 최대 크기 쇼핑몰이 아니다. 생각해보니 몇 달만의 방문인 듯 했다.두바이몰 안은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다. 몇 달 전에 왔을 땐 드문드문 텅 빈 공간이 많았는데 이젠 확실히 사람들이 많아진 게 느껴진다. 관광객도 제법 몰렸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증오, 협박, 다음은 깽판?
13년여에 걸친 좌파 장기집권에 대한 피로감과 잇단 부패 스캔들, 사상 최악의 경제위기, 정국 혼란은 정치권 아웃사이더에게 절호의 기회였다. 백인 기득권층과 중도 정당, 재계, 군부, 기성 정치권에 실망한 중산층은 변화를 원했고, 그들의 선택은 뜻밖에도 극우 정치인이었다. 2018년 말 대선에서 승리한 그는 신화로 불렸다. 브라질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 얘기다.그의 실체는 2019년 초 취임 직후부터 드러났다. 그는 증오를 정치의 도구로 삼았다. 증오 내각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정부에 반대하는 세력을 공격하는 대통령 측근 그룹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