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 대통령의 이상한 소통법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로 끝나는가. 윤석열 대통령의 언론 소통 이야기다. 어차피 당선인 때의 말과 대통령이 된 후의 행동이 같으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순진무구한 일이다. 취임 1년을 맞은 윤 대통령뿐 아니라 다수의 지난 대통령들도 그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기억한다. 윤 대통령은 당선 직후였던 지난해 3월22일, 기자들과 깜짝 티타임을 자청해 이렇게 말했다. 그대로 옮긴다.(역대 대통령 중에서) 기자실에 자주 갔던 분이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두 분인데 5년 임기 동안 100회 이상 가셨다. 1년에 20번 이상, 한 달에 평
방송법을 정치판에 묶지 마라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방송법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 부의됐다. 부의는 본회의에서 안건 심의가 가능한 상태가 됐다는 의미로, 본회의 부의는 1987년 방송법 제정 이래 36년 만이다. 하지만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위한 법안 취지를 반증하듯 방송법은 또다시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섰다. 국민의힘은 부의의 건 표결에 앞서 단체로 퇴장했고, 벌써부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이번 개정안은 KBSMBCEBS 이사회 이사 숫자를 9~11명에서 21명으로 늘려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것이 골자다
언론재단에 '가짜뉴스 신고센터' 구축하겠다니
정부가 이른바 가짜뉴스를 악성 정보 전염병으로 규정하고 퇴치하겠다고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0일 보도자료를 내어 가짜뉴스를 사회 갈등과 반목을 조장하는 악성 정보 전염병으로 규정하고, 정부 부처의 가짜뉴스 퇴치 TF 기능을 전면 강화한다고 밝혔다. 악성 전염병 퇴치라는 단어까지 사용하며 작심한 듯 가짜뉴스 대책을 내놨지만, 문체부 발표는 A4 용지 단 두 장짜리 보도자료였다.문체부 발표는 주간 보도계획에 없던 일정으로 이날 갑자기 배포됐다고 한다. 최근 들어 윤석열 대통령이 허위선동 가짜뉴스를 잇따라 언급하고 있는데 이에…
교묘해지고 악랄해진 언론 길들이기
대일 굴욕외교로 뺨맞고 기자에게 눈 흘긴 격인가. 한일정상회담 이후 일본의 성의 있는 조치는커녕 일본 외교청서에서 독도 영유권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정부가 기자에게 분풀이를 했다면 쪼잔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 해외 연수자로 뽑힌 KBS 기자가 한일정상회담 일장기 오보 뒤 급작스레 취소된 과정이 석연찮다. 언론재단은 해외연수자 선발 규정에 없는 재심사를 진행해 입길에 올랐다. 특히 심사위원 5명 중 외부 위원 3명이 규정이 없어 재심할 사안이 아니라는 의견을 줬는데도, 재단 내부 임원들이 취소를 결정해 정부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유감스러운 네이버의 일방통행식 약관 개정 시도
네이버가 제휴 언론사들에게 언론사 웹사이트로 직접 이동하는 것을 제한하고 미래의 네이버 계열사들이 뉴스콘텐츠를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 약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언론생태계 구조에서 언론사가 포털에 사실상 종속돼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네이버가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언론사 편집권과 독자 선택권을 제약하려는 의도로 비친다. 언론사 수익구조, 향후 사업방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안인데도 사전에 내용을 설명하지도 않고 일방통행식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도 몰상식하다.지난달 네이버가 제휴 언론사들에게 알려온 뉴스콘
다시 고개든 정치적 목적의 포털 길들이기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이 네이버에 대한 압박 수위를 연일 높여가고 있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지난달 28일 네이버가 전자문서를 가장해 광고를 몰래 끼워 넣었다며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박성중 의원도 이를 지지하며 독점적 지위를 활용해 국민을 기만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서슬 퍼런 경고를 날렸다.표면적으로는 네이버 플랫폼의 독과점 비판으로 보이지만 실제적으로는 네이버가 유통하고 있는 뉴스에 대한 공격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 사무총장은 네이버가 광고를 전자문서처럼 속여도 국민들이
방통위원장 영장… 검찰, 업무 마비 노렸나
드디어 구속영장이 청구되었습니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날 저녁에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첫 문장이다. 물러나라는 정권의 신호에도 자리를 지켜온 자신이 검찰의 칼날에 직면한 상황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는 지난 24일 2020년 TV조선 재승인 점수 조작 의혹과 관련해 위계공무집행방해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한 위원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2020년 TV조선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일부 심사위원이 고의로 점수를 낮게 준 과정에 한 위원장이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3년 전 재
공영언론 밥줄 잡고 흔드는 윤석열 정부
이번엔 KBS다. 대통령실은 지난 9일 TV 수신료 징수방식 개선 방안에 대한 여론 수렴에 나섰다. 현재 수신료는 전기요금과 함께 일괄 징수한다. 대통령실은 현행 징수체계가 소비자의 선택권과 수신료 납부거부권 행사가 제한된다는 지적을 국민제안 홈페이지에 실었다. 감사원은 14일 KBS 감사 결과를 내놨다. KBS가 미등록 TV에 수신료를 부당 징수했다는 것이다. KBS는 감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심의 요청 등 후속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수신료 분리징수의 신호탄이다.한국방송공사(KBS)는 방송법이 규정한 국가기간방
당선 1년… 요동친 윤 대통령 언론관
지난 10일 당선 1주년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확연히 자기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국정운영 능력에 대한 기대보다는 전 정부에 대한 염증과 실망감이 윤석열 정부 출범의 원동력이었던 바 국정운영의 청사진 정도를 그리는 것으로 보였던 첫해와는 분명히 달라진 모습이다. 안으로는 노조에 대한 전방위적 공세와 노동유연화 정책 구체화, 대외적으로는 일제 강제동원문제 해법 제시를 통한 한미일 삼각동맹 재구축 시도 등 보수적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있다. 여당마저 윤 대통령의 친정 체제로 구축하면서 윤 대통령은 내년 총선까지 좀 더 강력한 보
네이버 아웃링크 도입 진정성 있었나
네이버가 내달부터 시범 도입하려 했던 선택적 아웃링크 서비스를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네이버가 제시한 운영 조건이 개별 언론사의 자율성과 편집권, 영업권 등을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의견을 수렴, 아웃링크 서비스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네이버는 4월부터 콘텐츠제휴(CP)를 맺고 있는 82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포털에 뉴스 제공만 하던 기존 인링크를 유지하거나 자체 사이트를 통해 직접 뉴스를 유통하는 아웃링크 전환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다만 아웃링크로 전환하려면 자체 사이트의 사용성을 일정 이상 끌어올려야 한다는 기준을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