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윤리위반 질타…진실규명 지적도

'MBC PD수첩' 언론보도 분석

신문, ‘게이트사건’ 보도하듯 지면공세

방송, YTN 보도후 PD수첩 비판 선회







지난달 22일 MBC PD수첩의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관련 보도는 2주일 넘게 온 나라를 들썩이게 했다. 네티즌들의 찬반 댓글부터 광고해지, 대통령의 언급, 취재윤리, MBC의 사과에 이르기까지 PD수첩의 보도는 일파만파로 번졌다.



처음 논란의 핵심은 “진실이냐, 국익이냐”였다. 하지만 PD수첩측이 협박과 함정취재를 했다는 YTN의 보도로 이번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결국 MBC는 사과방송을 해야 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신문과 방송, 인터넷신문 등 언론들의 입장은 제각각이었다.



이들 언론들은 큰 틀에서는 PD수첩의 취재윤리 위반에 대한 경솔함을 질타하고 과학계가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부 매체들은 취재윤리와 진실규명은 별개로 진실규명은 계속돼야 한다는 논지를 폈다.

MBC가 PD수첩의 윤리문제를 사과한 이후 언론들의 보도행태를 분석했다.





■신문

동아-조선, PD저널리즘 맹공



신문보도의 특징은 이번 사건을 ‘게이트 사건’때처럼 파상적인 지면공세를 폈다는 점이다.

더구나 일부 신문들은 사안의 본질보다는 PD수첩 문제는 물론 MBC의 비판에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또한 MBC 경영진의 책임론에 무게를 둔 보도를 비중있게 다루기도 했다.



실제로 동아, 조선, 중앙일보 등은 PD수첩의 과오를 MBC비판의 기회로 삼겠다는 듯 연일 4~5개면에 달하는 지면공세를 벌였다.



동아의 경우 5일자 1면 톱으로 YTN보도를 인용, ‘황교수 죽이러 왔다’는 선정적인 제목을 뽑고 관련기사를 3개면에 걸쳐 보도했다. 또한 다음날에는 5면에서는 ‘사내 최 사장 책임론 솔솔’, 한국적 PD저널리즘의 문제점으로 ‘그림되는 것 찾다 무리수 둘 수도’란 제하의 기사를 각각 다뤘다.



조선, 중앙일보도 평균 4개면에 걸쳐 이번 사건을 집중보도했다. 중앙은 6일자 5면에 네티즌 90%가 “사과로는 불충분하다”, ‘법조계, 협박죄와 명예훼손죄 해당’이란 기사를 각각 다뤘다. 조선은 같은 날 3면에 ‘브레이크 없는 PD저널리즘’이란 시리즈기사를 통해 국내 방송국 PD들이 제작하는 시사프로그램의 저널리즘을 총체적으로 비판했다.



한국일보의 경우도 같은 날 2,3면에 내부통제가 안되는 PD저널리즘의 문제와 최 사장의 거취 문제를 비중 있게 실었다. 국민일보는 1면 톱으로 MBC사장 책임론 부상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반면 한겨레는 6일 방문진 이사회 ‘PD수첩’대책 논의 사실을 스트레이트로 보도하고 3면에서는 ‘PD수첩 계기로 취재윤리 도마에, 규정 등 바로잡아 재정비 기회로’란 제하의 해설기사를 게재했다.



경향신문도 이날 ‘황교수 이젠 의혹 잔재 씻고 새 출발을’, ‘취재윤리를 다시 떠올린 PD수첩’이란 두 개의 사설을 통해 “이번 파문의 마무리는 황교수와 과학계의 몫”이라며 홀가분한 마음으로 연구에 전념해줄 것을 주문했다. 또한 PD수첩의 윤리를 지적한 뒤 네티즌들의 비판을 여과없이 내보낸 언론의 행태를 질타했다.





■방송

MBC, YTN뉴스 가감없이 보도



방송보도는 지난 4일 YTN이 단독 보도한 황 교수팀 파견 연구원들의 인터뷰 공개 이후 MBC ‘PD수첩’ 비판에 무게를 두는 경향을 나타냈다.



황 교수팀 관련 보도에서 단연 눈에 띄었던 방송보도는 지난 4일 오후 3시 뉴스를 통해 공개된 미국 피츠버그대 파견 김선종·박종혁 연구원에 대한 YTN의 인터뷰 보도였다.



YTN은 이날 이들 연구원 2명의 인터뷰를 통해 “(‘PD수첩’측으로부터) 황우석 교수가 논문이 취소되고 검찰에 구속될 수 있다는 말을 여려 차례 들었다”며 “(‘PD수첩’ 제작진이)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되면 미국에서도 수사가 진행될 수 있다고 말한 뒤 ‘그런데 솔직하게 다 말을 하면 김선종 박사의 진로에 대해서 솔루션을 내놓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보도가 나온 직후 KBS ‘뉴스9’와 MBC ‘뉴스데스크’, SBS ‘8시 뉴스’ 등 지상파 방송사 메인뉴스에서는 대대적으로 MBC ‘PD수첩’팀의 취재윤리 위반사실을 전하면서 ‘MBC 대국민사과문’ 발표와 ‘윤리위반 확인 사실’, ‘황교수팀 연구원 YTN인터뷰’ 사실 등에 대한 보도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이날 ‘뉴스데스크’를 통해 자사 프로그램 취재진의 취재윤리 위반사실을 전한 MBC는 지난 1일과 2일 ‘PD수첩’팀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특별취재팀을 구성해가며 옹호하는 듯한 상세한 보도를 해온 것과 달리 YTN의 보도를 가감 없이 보도하고 자사 PD의 취재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5일 KBS와 SBS 메인뉴스에서는 MBC‘PD수첩’팀의 비윤리적인 취재로 MBC가 방문진 긴급 이사회를 여는 등 수습방안을 찾는데 골몰하고 있다는 모습을 전하면서 이번 사태로 인해 빚어지고 있는 막대한 연구차질에 대한 우려의 시각과 외국 연구진들과 언론들의 보도행태를 일제히 다뤘다.



SBS는 누리꾼들의 이야기를 빌어 ‘MBC 공식사과 미흡하다’, ‘외국연구자들 황우석교수 몰락 기대’ 등의 뉴스보도를 내보내 MBC ‘PD수첩’팀의 잘못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보도양상은 MBC ‘PD수첩’의 취재윤리 위반 사실로 인한 MBC의 위기쪽에 지나치게 치우침으로써 언론의 본연의 임무인 진실규명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채 이번 사태가 마무리 되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인터넷매체

오마이-데일리안 입장차 뚜렷



이번 ‘줄기세포 진실성’ 관련 보도에 있어서 인터넷 매체의 보도차가 뚜렷하게 엇갈렸다.



특히 MBC가 ‘PD수첩’이 취재윤리 위반한 것을 사과한 것에 대해 일부 보수 인터넷 언론에서는 ‘줄기세포 논란의 마침표’로 보는 반면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진보 매체는 ‘의혹은 풀어야 한다는 진행형’으로 보고 있는 점이 극명하게 대립됐다.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은 MBC의 사과 방송과 관련한 보도를 통해 MBC를 비판했지만, 이후에도 각각 ‘“황우석 의혹, 제3기관이 공개 검증해야”’, ‘MBC PD들 “취재윤리 사과하지만, 진실규명 계속돼야”’(오마이뉴스), ‘MBC PD들 “진실규명은 계속돼야 한다”’(프레시안) 등의 내용을 다뤘다.



더욱이 양 언론사는 사이언스지에 게재된 줄기세포 사진들이 서로 흡사한 것에 대한 또 다른 문제제기를 하고 시민단체의 성명서 등을 보도해 ‘황우석 박사 연구팀이 의혹을 풀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보수 인터넷 매체 데일리안은 ‘MBC ‘황우석죽이기’에 네티즌 ‘MBC죽이기’’ 및 ‘‘MBC폐지 운동’ 급속확산’ 등의 제목으로 MBC의 취재윤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인터넷 독립신문도 ‘좌편향적 보도 일삼아 온 MBC의 허구’, ‘“MBC 너희의 국적은 어디인가”’ 등을 통해 비판했다.



이들 언론은 노무현 대통령이 MBC의 사과가 있은 후 “이 정도에서 황 교수 논란 정리되기 바란다”는 발언에 대해 ‘MBC 감싸기’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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