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선거방송 준비 본격화

KBS-MBC, 공영방송 첫 공동 예측조사
SBS 2월, YTN 7월 선거관련부서 구성


   
   
 
12월16일 제17대 대통령 선거를 6개월 여 앞두고 각 방송사들이 선거방송 준비에 한창이다.

선거법 제82조에 따라 선거 1백20일 전인 8월20일까진 언론사 초청 대담 토론회 등 본격적인 선거방송이 불가능하지만 각 방송사들은 벌써부터 차별화 된 아이디어 모으기에 여념이 없다.

이는 선거방송이 첨단 방송기술과 역량을 선보이는 방송사의 종합 경연장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선거 개표방송은 선거방송 사상 최초로 공영방송인 KBS와 MBC가 예측조사를 공동으로 하기로 합의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가장 먼저 준비에 나선 방송사는 SBS다.
지난 2월 선거기획단을 꾸린 SBS는 단장 외 4명의 기자로 팀을 정비했다. PD와 기술분야 전문가 등 팀 확대도 계획중이다.

SBS는 2004년 17대 총선에서 KBS와 공동으로 출구조사를 실시했지만 KBS와 MBC가 손을 잡음에 따라 이번 대선에선 홀로서기에 나설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SBS는 출구조사를 단독으로 시행키로 하고 7월말 경 공모를 통해 여론조사기관을 선정할 방침이다.

로고나 슬로건 등 대선 관련 구체적 사항들은 8월이나 돼야 구체화될 전망이다.
SBS 선거기획단 하남신 팀장은 “지금은 외국의 선거방송과 과거 선거방송들을 모니터하며 여러 방안들을 구상중인 단계”라며 “후보가 윤곽을 드러낼 8월이나 9월경엔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KBS 선거방송프로젝트팀을 지휘하고 있는 김찬태 팀장은 1995년 제1회 지방선거부터 10차례나 선거방송에 참여하는 등 방송 3사 선거책임자 중 가장 오랜 경험을 자랑한다.
KBS는 김 팀장을 축으로 지난 3월1일 팀을 꾸렸다. 현재 KBS 선거방송팀에는 팀장 외에 기자 2명, PD 1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7∼8월중 기자 1∼2명이 충원될 예정이다.

KBS는 2002년 16대 대선 당시 출구조사에선 노무현 후보자 당선을 예상한 반면 전화조사에서는 이회창 후보 당선예상이라는 잘못된 예측을 한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각오다.
예측조사는 선거방송 사상 처음으로 MBC와 공동 진행하며 조사기관은 다음달 중 양 사가 공모를 통해 각각 추천한 최종 2개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뤄진다.

KBS는 지난 13일 4명의 언론학 교수들로 선거방송 여론조사 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자문위원회는 이번 대선과 내년 총선과 관련된 각종 여론조사에 대한 자문과 감리 업무를 맡게된다.

김찬태 팀장은 “그래픽, 영상 등 15개팀으로 구성된 사내 선거방송TF를 통해 세부전술 만들기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면서 “이번 대선엔 드림스튜디오 등 기존기술과 첨단기술을 함께 선보이는 것은 물론 공정성과 정확성은 기본”이라고 밝혔다.

MBC는 선거예측조사를 처음 시작한 1987년 13대 대선 이후 12차례 선거에서 방송사 중 유일하게 공동조사를 벌인 경험이 없다.
하지만 여론조사기관의 평준화가 일정부분 이뤄지고 비용문제도 고려, 이번 대선에선 그동안의 전례를 깨고 처음으로 KBS와 손을 잡았다.

이같은 배경에는 이번 대선보다는 내년에 있을 18대 총선을 겨냥한 측면이 많다.
사실상 단일 선거구인 대선과는 달리 3백여개의 선거구로 이뤄진 총선을 정확히 예측하기란 쉽지 않은 까닭이다.

실제로 MBC의 역대 선거예측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대선은 모두 적중한 반면 15, 16대 총선과 1998년 2회 지방선거에서 정확한 예측을 하는데 실패했다.
MBC 선거방송기획단은 지난 4월에 설립돼 현재 단장과 기자 3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달 중 1명 더 충원할 예정이다.

선거방송기획단 총 책임은 2004년 대선 선거방송에 참여한 경험을 살려 정태성 단장이 맡았다.
내년 총선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MBC 선거방송기획단은 철저한 보안 아래 새로운 전략 마련에 한창이다.

특히 KBS에 비해 광고 등 불리한 요인이 많아 신경쓸 부분 또한 많다는 전언이다.
MBC 역시 여타 방송사와 마찬가지로 로고나 슬로건 등 관련 세부사항은 아직 구상중이다.

MBC 선거방송기획단 정태성 단장은 “선거방송은 같은 내용을 가지고 경쟁하는 것이어서 더욱 힘들다”면서 “이번 선거방송엔 UCC의 효과적인 활용방법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뉴스전문채널 YTN은 7월중 선거팀을 확정할 계획이다.
현재 팀장 및 선거담당팀의 핵심 인력 등 내부 인선은 사실상 돼 있지만 아직 발령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YTN 홍상표 보도국장은 “뉴스전문채널만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선거방송 준비에 임할 것”이라며 “6월 중 각 부서에서 파견하는 형태로 대선 특별 취재단도 구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호윤 기자 jhy@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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