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 경찰서장, YTN 현장조사?

"불법 행위 조사"…노조측 항의로 되돌아가

남대문경찰서장이 10일 오전 현장을 직접 조사하겠다며 YTN 진입을 시도하다가, 노조원의 항의를 받고 돌아갔다.

남대문경찰서 김기용 서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남대문로 YTN 사옥 17층 사장실 앞에 기동대장 등과 나타나 “(노조가) 구본홍 사장 반대 농성을 하는 등 ‘불법 행위’가 있어서 현장을 직접 조사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김 서장은 조합원들이 “검찰 지휘는 받고 온 것이냐”고 항의하자 “사측이 9일 노조원 6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해 현장을 조사하려 했다. 검찰 지휘를 왜 받나. 내가 원하면 들어가서 조사할 수 있는 거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는 “여기에 물리적 충돌이 있으면 다시 오겠다”고도 했다.

김 서장을 비롯한 3명의 경찰 측 관계자들은 조합원들과 10여분간 실랑이를 하다가 되돌아갔으며 이 과정에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와 관련 노조 측 한 관계자는 “경찰서장이 단순 고소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바로 다음날 기다렸다는 듯이 현장에 나타난 것은 노조에 대한 협박 시도로 밖에 볼 수 없다”며 “마치 폭력사태를 기대나 하는 듯 공개 침탈 예고를 했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50일 넘게 진행된 구본홍씨의 출근 저지 투쟁이 진행되고 있으나 몸싸움과 같은 물리적 충돌이 전무한 상태에서 현직 경찰서장이 직접 나서서 이런 발언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사측은 물론 정권 차원의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날은 또 오전 7시 전부터 경찰차 4대가 YTN 정문 주변을 에워싸는 등 긴장이 고조됐다. 그러나 오전 9시경 노조 항의로 경찰차들이 빠진 이후 오후 5시 현재까지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구본홍 사장은 출근을 했으나 17층 사장실 옆에 있는 경영기획실에 머물다가, 오전 11시30분경 돌아간 상태다.

노조는 사측이 6명을 형사 고발한 것과 관련해 오후 4시30분 성명을 내고 “구본홍씨는 물밑으로 대화를 제의하면서 대화의 상대방인 노조위원장을 고발하는 행태를 일삼았다”며 “노조는 그 정도의 협박에 물러나지 않는다. YTN 사태의 근본 문제가 무엇인지 생각하라”고 밝혔다.

한편 노조는 오후 6시경 ‘파업 찬반투표’ 개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결과는 개표가 끝나는 대로 공개된다. 노조는 파업이 가결될 경우 11일 조합원 행동지침을 선포할 계획이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