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李 뉴스'를 보여줄 참인가

정부, 여당이 특정 언론에 유리하게 각종 법과 제도를 바꾸려고 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미디어법 국회통과, 신문고시 폐지 추진, MBC 경영진 사퇴압력 등을 계속하고 있다. 여론은 무시한 채 언론판도를 송두리째 뜯어고치려 하고 있다. MB정권의 방송 장악 음모라는 항간의 의구심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MBC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검찰의 기소 이후 정부와 여당은 기다렸다는 듯 문화방송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다. 청와대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경영진 총사퇴를 언급했고, 한나라당 의원 40명은 엄기영 사장의 문책을 요구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8월로 예정된 MBC의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회 구성에서 관행적으로 해온 MBC 노사의 이사 추천권을 인정하지 않기로 천명했다. 방문진 9명의 이사를 여당 성향이 우세하도록 구성하겠다는 의미다.

일련의 정부와 여당의 태도는 근본적인 데서 잘못된 인식의 문제점을 표출하고 있다. PD수첩의 광우병 프로그램으로 촛불시위가 시작되고 확산됐다는 ‘왜곡 방송 역할론’과 간첩도 아닌 개인의 이메일이나 공개하는 검찰의 기소가 유죄나 다름없다는 ‘무죄추정 무의식론’이 그것이다.

이런 인식이 최근 질병관리본부가 마련한 신종 인플루엔자 예방법을 홍보하는 광고가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인터넷 보수언론을 포함해 모두 79개 매체를 통해 나갔으나 유독 MBC만 배제하는 눈에 보이는 상황으로 점철된 것은 아닐까.

혹여 PD수첩에 문제가 있다는 검찰의 판단이 맞더라도 그것이 정부가 임기가 2011년 2월까지 보장된 엄기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할 수 있느냐는 것은 다른 문제다. 정부와 여당의 의도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야당과 언론 시민단체는 “7월 국회 미디어관련법 통과, 8월 방문진 이사 개편 뒤 엄기영 사장 해임, 9월 한국방송과 교육방송 이사 교체, 10월 이후 공영방송법 처리, MBC와 KBS 2 민영화라는 방송 장악 시나리오의 일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틀리길 바랄뿐이다. 분명한 것은 언론인과 언론학자들 대다수가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하는 미디어관련법을 반대한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기자협회가 지난달 PD연합회, 방송기술인연합회와 공동으로 언론인 5백명과 언론학자 3백명을 대상으로 미디어법 전반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가 말해준다. 이 조사결과 언론인의 84.8%, 언론학자 67%가 대기업의 지상파 지분 소유를 반대했다. 신문의 지상파 방송 소유에 대해서는 언론인 78%, 언론학자 64.7%가 반대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신문고시의 폐지도 판매부수 확장을 위한 무분별한 불법 경품의 성행으로 대형 신문만 유리해질 것이 자명하다. 또다시 자전거일보, 비데일보가 판을 칠 것이다.

미디어관련법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고흥길 국회 문방위위원장의 최후통첩은 강력한 반발을 낳고 있다.

일부 방송의 여론 독과점 해소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미디어법 개정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정령, 국민들에게 구시대의 유물인 ‘대한늬우스’, ‘땡전뉴스’를 닮은 ‘땡 李 뉴스’를 보여줄 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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