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해고된 YTN 기자들에 대한 서울고등법원의 ‘복직여부’ 선고공판이 두 번이나 연기됐다. 지난 7월2일 선고가 나올 예정이었으나 한 차례 연기됐고, 지난달 30일로 예정됐던 선고공판이 또다시 연기됐다. 사건을 맡은 서울고법 제15민사부는 오는 9월 1일 사측 변론을 또 듣겠다는 일정을 갖고 있다. 때문에 언제 선고가 언제 나올지 여전히 불투명하다. 언론계와 법조계에서는 잇단 공판연기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한다.

사실 이번 소송은 이미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결정을 내리는 1심 재판도 아니다. 이번 재판은 작년 11월 13일 서울중앙지법이 YTN기자들에 대한 해직 및 징계 무효소송에 대해 “해직무효”를 판결한 뒤 회사 측의 항소로 진행되는 2심이다. 이런 점에서 사실관계가 드러난 현재 자꾸 선고가 연기되는 것은 해직자들의 불안감과 고통만을 가중할 뿐이다.

YTN 기자 6명의 해고를 일으켰던 사건은 주지하다시피 2년 전인 2008년 7월 있었던 구본홍 사장 선임에 대한 기자들의 항의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소송은 대선 당시 방송특보를 지냈던 구본홍씨의 사장 임명에 대해 사원들이 공정방송을 지키기 위해 맞서다 해고를 당한 것이 그 본질이다.

이 소송에서 서울지법은 이미 회사 측의 해직 조치를 무효라고 선언했다. 회사 측은 법원의 판결을 수용해 해고된 사원들을 즉시 복직시켰더라면 벌써 종료됐을 사건이다. 하지만 회사 측이 항소함으로써 소송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서울고법은 선고를 두 차례나 연기하면서 시간을 끄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 지루한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노종면 우장균 조승호 현덕수 등 6명의 기자를 해고했던 구본홍 사장은 이미 회사를 떠났다. YTN의 사장직도 배석규씨가 맡고 있다. 그런데 배 사장도 해직자들을 무던히도 괴롭히고 있다. 사측은 해고된 기자들에 대한 회사출입 금지 등 옹졸한 조치를 취하는가 하면 일방적인 보도국장 임명을 강행하는 등 독선적인 행태를 보여왔다.

이 와중에 2008년 10월 7일 해고된 기자들은 약 2년 동안을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입으면서 어려운 생활을 견뎌내고 있다. 아울러 회사 조직 내에서도 이제는 노사 갈등을 끝내고 사태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돼 있다고 한다.

이렇듯 회사의 사정이 크게 변화했고 다툼의 뿌리마저 소멸했는데도 고법이 여전히 결심하지 않는 것은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국민의 권리’를 법원이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세간의 사람들은 소송을 하면 시간과 돈과 정력이 낭비될 뿐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법원이 해고된 기자들의 복직을 거부하는 회사 측의 항소에 동조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지 묻고 싶다.

배석규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방송업계의 무한경쟁이 예상된다면서 이에 대처하기 위해 조직의 안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해고된 조직원들을 길거리에 내팽개친 채 조직의 안정감이 올 수는 없다.

회사 측은 더 이상의 소송행위를 중단하고 상처입은 조직원들을 다시 껴안아야 한다. 사측과 노측의 지속적인 소송은 양측의 감정만 악화시킬 뿐이다. YTN의 회사 측은 이쯤에서 대통합을 위한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법원은 노사 양측의 대통합을 위한 현명한 판결을 속히 내려주기 바란다. 우리는 노사 갈등을 치유할 솔로몬의 지혜를 담은 판결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