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신문 1면 일부 백지 발행

대표이사 선임.증자문제 발단

경남신문이 대표이사 선임, 증자를 둘러싸고 주주들과 갈등을 겪고 있다. 경남신문은 이 과정에서 지난 4월 28일자 1면 일부를 공란으로 발행하는 등 제작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정목일 출판국장)는 3일 대주주와 가진 면담에서 외부자본 영입, 기존 주주 감자 또는 지분 포기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받아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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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는 4월 26일 열린 임시주총에서 박무영 총무국장이 대표이사 상무로 선임되자 이에 반발, 28일자 신문에 대표이사 선임 반대, 증자 촉구를 골자로 하는 성명서를 게재키로 했다. 박무영 상무는 “발행인 입장에서 수용할 수 없다. 신문에 기사가 아닌 성명서를 게재할 수는 없다”며 제지에 나서 결국 이날자 신문 1면 우측 하단은 공백으로 발행됐다.

경남신문은 30일자 1면 사고를 통해 “주총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는 성명기사 게재 여부를 두고 비대위와 발행인 간 의견대립이 벌어져 지면을 공란으로 발행했다”며 독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또 사회면에 ‘경남신문 제작차질-간부사원, 대표이사 선임 반발 성명기사 사태로’ 제하의 3단 기사를 게재했다.

노조(위원장 이상규)는 같은날 소식지에서 “파행제작의 원인은 일차적으로 제판기 앞을 가로막은 박무영 상무에게 있다”고 책임을 촉구하는 한편 “기사형식이 아닌 성명 그대로를 지면에 게재하려 한 것은 신문이 공기인 점을 간과한 태도”라며 비대위 방침에도 유감을 표명했다.

이에 앞서 경남신문은 지난 3월 16일 주총에서 부실경영의 책임을 물어 이문행 사장, 남부희 상무, 박성관 이사 등 경영진 3명을 퇴진시켰으며 4월 임시주총에서 박무영 총무국장을 대표이사 상무로 선임했다. 부장급 이상 간부들로 구성된 비대위는 28일 성명을 통해 ▷증자 통한 부채 청산 및 경영 정상화 ▷증자가 어려울 경우 3대 주주 주식 포기 및 외부자본 문호 개방 ▷대표이사는 사내 언론인 출신 또는 사원들이 동의할 수 있는 인물로 선임 등 주총에 앞서 제시한 3개 요구사안을 주주들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경남신문은 대주주인 무학그룹 37%, 한국철강 26%, 하이트산업 16%를 비롯한 70여 주주들이 지분을 가지고 있다. 자본금은 80억원으로, 지난해 12억9500만원의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부채가 40억원에 달해 사원들은 경영난 타개의 일환으로 대주주들에게 증자를 요구해왔다.

한편 대주주인무학그룹 최위승 회장은 3일 비대위와 가진 면담에서 새 주주 영입을 위한 문호 개방, 주식 감자나 포기 의사를 밝혀 경남신문을 둘러싼 향방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최 회장은 이날 “새 주주가 나타나면 개인 주식은 경남신문 법인에 무상증여하고 계열사 법인 주식은 감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4월 30일 김만열 한국철강 사장을 시작으로 대주주 면담을 시작해 ▷박 상무 퇴진 ▷투자 문호 개방, 기존 지분 감자 또는 포기 의사를 타진해왔다. 김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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