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김두우·홍상표씨, 그들이 기자였다니…

[우리의 주장] 편집위원회

신재민·김두우·홍상표씨, 그들이 기자였다니…. 우리는 요즘처럼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낀 적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기자들은 월급 외에도 저렇게 많은 부수입(?)을 얻는 직종인가 보다” 하면서 우리들을 쳐다보는 것 같기 때문이다.

문화부 차관을 지냈던 신재민씨가 10년 가까운 기간 동안 기자 시절 알게 된 특정인에게 수시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은 현역 기자들의 가슴을 짓누르고 있다. 신씨는 한국일보 정치부장을 거쳐 조선일보로 이직 탐사보도팀 부장, 주간조선 편집장 등 간부를 지내다가 이명박 대통령후보 캠프에 들어간 인물이다.

청와대 수석이었던 전직 언론인인 김두우·홍상표씨의 금품수수 혐의도 우리 기자들을 부끄럽게 한다. 김두우씨는 중앙일보 정치부 기자, 논설위원을 거친 뒤 청와대에 들어갔고, 홍상표씨는 YTN에서 보도국장으로 일하면서 돌발영상 일부 프로그램을 삭제해 후배들의 지탄을 받았다. 그 역시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들어갔다.

철도부품업체와 철도차량을 제작하는 SLS그룹의 이국철 회장이 폭로하는 이 정권 실세들의 부패행위는 사실여부를 가려야겠지만 구체적이다. 연일 신문과 방송을 통해 쏟아져 나오는 신재민·김두우·홍상표씨의 부패 실태는 한국이 제대로 민주국가인지, 투명성이 있는 사회인지를 자문하게 한다.

얼마 전부터 터져 나온 이들 3명에 관련된 부패한 행태는 점입가경으로 접어들고 있다. 특히 신재민씨에 대한 이국철씨의 폭로는 놀랄 만하다. 검찰은 신씨의 비리 보도가 쏟아져 나오자 청와대와의 교감 아래 신속히 수사에 착수했다고 하니 비리의 심각성을 깨달은 듯하다.

수사당국은 김두우·홍상표씨에 대해서도 엄혹하게 조사를 해야 한다. 이들은 보도된 바와 같이 부산저축은행을 살려달라는 로비스트 박태규의 청탁을 받으면서 돈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저널리스트의 기본을 저버린 인물들이다. 청와대에 들어가서는 언론정책과 국가홍보정책을 펴기보다는 그 직위를 이용해 금품 수수혐의를 받고 있으니 참으로 어이없고 안타까운 일이다.  

더욱이 신재민씨의 행태는 가관이다. 문화부 장관후보로 청문회에 섰을 때부터 그의 부도덕성은 이미 알려졌고, 결국 그는 청문회를 계기로 불명예를 쓰고 공직에서 물러났다. 이국철씨는 기자회견을 통해 신씨에 대해 ‘우호적인 스폰서’라고 말하고 있지만 기자시절, 이명박 후보 캠프의 참모시절, 문화부 차관시절을 통해 거의 정기적으로 그에게 돈을 주고받았다고 하니 국민들이 그 행위를 어찌 용납하겠는가?

우리는 청와대 실세 인사들의 금품수뢰 혐의가 터져 나오는 현실을 보면서 특히 이들 세 명의 전직 언론인의 부도덕성에 대해 주목하고자 한다.

수사가 진행되면 이들의 비리여부가 명확히 드러나겠지만 일단 우리는 이들 세 명에 대해 “그들은 기자가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싶다. 우리는 그들이 과거 우리와 한솥밥을 먹던 동료 기자였다는 사실을 영원히 지워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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