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의 '게이트키퍼'는 누군가
[언론다시보기] 주정민 전남대 교수
주정민 전남대 교수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12.03.28 16: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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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정민 전남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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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대 총선이 다가오면서 페이스북, 트위터로 대표되는 SNS(Social Network Service)가 새로운 선거운동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정 정당의 후보자 공천과정에서 SNS서비스 활용도를 후보 적합성의 척도로 평가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이번 총선과 연말 대선에서 SNS의 위력은 생각 이상으로 클 것으로 보인다.
선거에서 SNS의 위력은 이미 2008년 미국 대선에서 SNS가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에 영향을 미치면서 입증되었다. 흑인 후보로 지지도가 낮았던 오바마 대통령은 80만 명의 페이스북 친구, 13만 명의 트위터 팔로워를 활용해 정책 홍보는 물론 선거자금까지 모아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SNS를 통한 ‘투표 인증 샷’이 유권자의 선거참여를 유도하기도 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현재 페이스북 이용자는 500만 명 이상이고, 트위터 이용자는 4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들 간에는 개인적인 관계나 신뢰감에 기초한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어 선거에서 이들이 교환하는 정보는 진실과 동일시되는 위력을 발휘한다.
유명 정치인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때 전통 언론보다는 SNS를 통해 표명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아울러 SNS를 통해 정치 철학이나 소견을 지속적으로 표명하는 것이 관행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이러한 의견 표명이 전통 언론에 의해 소개되면서 SNS의 폭발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SNS와 전통 언론의 속성을 잘 아는 정치인들은 이를 적절하게 혼용하여 새로운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SNS는 새로운 정보 전달 매체이자 동시에 사적 네트워크를 통해 친밀한 의견교환이 가능한 교감 통로이다. 공적인 정보만을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전달하는 전통 언론과는 분명히 다른 기능을 수행한다. 이 때문에 SNS는 선거에서 전통 언론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전통 언론은 선거에서 SNS의 역할이 자신들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고 SNS의 장점을 수용해야 한다. 이미 미국의 CNN 등은 SNS에서의 흘러 다니는 정보를 단순히 보도하는 수준을 넘어 이를 체계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올해 말에 있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각 정당과 후보자들이 SNS를 통해 소통하는 정보를 활용하여 새로운 기사를 발굴하거나 여론 흐름을 예측해 선거 판도를 점치고 있다.
지난 미국 대선과 2010년 중간선거에서는 SNS에서 긍정적인 의견이 많은 후보가 당선가능성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SNS는 전화 여론조사 예측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고, 후보자들은 SNS에서 긍정적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뉴욕타임스, CNN, MSNBC 등은 2010년 중간선거 때부터 SNS에서 후보들의 여론상황을 별도의 웹페이지를 통해 주기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특히 트위터 상에서 오가는 특정 정책에 대한 찬반 여론 등 민감한 정보까지 데이터화해 제시하고 있다.
기존 언론이 SNS에서의 정보와 여론 흐름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SNS가 이른바 ‘바닥민심’을 반영하는 지표로 효용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언론학계에서는 SNS를 활용하여 선거에서의 예측보도의 정확도를 높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동시에 정당과 후보자는 SNS 전문가를 영입하여 조직적인 마케팅과 홍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SNS 이용자가 증가할수록 SNS는 선거에서 새로운 여론형성의 기능을 확대해 공론장의 기능을 수행할 것이다. 그러나 SNS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그만큼 SNS를 통한 여론조작과 왜곡의 가능성도 커진다. SNS의 규제를 교묘히 피해 의혹 제기와 같은 새로운 이슈제기, 그리고 자신과 관련있는 정보에 대해 ‘리트윗’과 ‘의견달기’를 통한 새로운 여론 조장을 하는 등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SNS는 기존 언론과 달리 정보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기존 언론은 SNS 정보를 활용하기 위해 SNS에서 넘치는 정보와 의견을 어떻게 게이트키핑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전통 언론이 SNS의 기술적 발전과 이용자들의 활용추세에 더욱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궁극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