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스포츠 중계 판권의 명암
시청률 제고 도움…막대한 중계권료는 부담
원성윤 기자 socool@journalist.or.kr | 입력
2013.03.20 14:2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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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는 2014년까지 MLB(美 메이저리그 프로야구) 한국 내 단독 중계권을 확보해 류현진, 추신수 선수 경기를 방송할 예정이다. 사진은 LA다저스의 류현진 선수.(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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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류현진, 추신수, 박지성, 지동원 등 한국 스포츠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 지면서 스포츠 중계 판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피겨스케이팅, 메이저리그(MLB),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등 스포츠판권이 다양하게 나오면서 방송사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시청률을 도모하고 채널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MBC와 MBC스포츠플러스는 2014년까지 MLB(美 메이저리그 프로야구) 한국 내 단독 중계권을 확보했다. MBC는 류현진 선수의 해외 진출 의사가 알려지기 전인 지난 2012년 1월에 이미 MLB 3년 방송권을 획득한 바 있다.
MBC는 류현진 선수가 출전하는 LA 다저스의 경기를 중심으로 지상파 편성을 계획 중이다. 신시내티 레즈의 추신수 선수와의 맞대결, 뉴욕 양키스의 스즈키 이치로 선수와의 한·일 대결 등 야구팬들뿐만 아니라 류현진 선수 특집 다큐멘터리, LA 다저스 스프링캠프 현장 취재 등 각종 연계 방송도 기획 중이다. 여기에 윤석민·오승환 선수가 해외 진출 의사를 밝히고 있어 방송권 확보에 따른 효과가 올 시즌에만 국한되지 않을 전망이다.
SBS는 다양한 스포츠 방송 판권을 가지고 있다. 지상파 3사의 합의에 의해 발족된 코리아 풀(Korea Pool)이 올림픽과 월드컵 협상을 진행하는 동안 SBS는 자회사인 SBS인터내셔널을 통해 IOC와 FIFA에 접촉해 2010년 동계 대회부터 2016년 하계 대회까지 4개 올림픽 중계권과 2010년, 2014년 월드컵에 대한 독점 중계권을 획득한 바 있다.
중계권의 재판매 협상이 결렬된 후 결국 SBS는 국내 상업방송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남아공월드컵을 독점 중계방송했고, 이 과정에서 KBS와 MBC가 SBS의 방송3사 사장단 합의 파기에 대해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는 등 논란이 증폭됐다.
SBS는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남아공 월드컵 단독중계를 통해 쏠쏠한 수익을 남겼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중계를 통해 40억원의 흑자를 남겼고, 남아공 월드컵 중계를 통해 광고수입 733억원을 올리면서 9억6000만원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청률 면에서는 우루과이와의 16강전 경기에서 65.3%(AGB닐슨미디어리서치)로 경이로운 역대 1위 시청률을 기록했다.
김연아가 4년 만에 세계 정상을 탈환한 2013 세계피겨세계선수권 중계방송 역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 방송에서 SBS는 17.4%의 전국시청률(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했고, 순간시청률은 29.6%까지 시청률이 치솟았다.
그러나 이처럼 수익을 남기기 쉬운 일은 아니다. JTBC는 야구월드컵인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중계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쓴 맛을 봤다. 지상파 보다 높은 중계권료를 지불해 최소 650만 달러(70억원)에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국 대표팀의 본선 진출이 좌절되면서 광고수익과 모바일TV 중계권을 재판매해 총 40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데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대만 현지 중계에 따른 비용까지 더해 수십억원의 적자를 봤다.
이처럼 한국의 경우 중계권료를 둘러싸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방송통신위원회의 중재 역할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김정현 고려대 교수(미디어학부)는 ‘방송사 간 스포츠 중계권 경쟁과 보편적 시청권 제도 연구’(한국방송학보)를 통해 “방송사 간 중계권 획득 경쟁이 본격화될 때 중계권료가 대폭 인상되고 모든 방송사가 중계권 획득 여부와 관계없이 손실을 입게 된다”며 “1경기-2개사 공동순차중계 방안과 같은 대안을 구축하고, 이를 유지할 자기구속력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