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미디어 시대, 시청률 조사는 'Old'
'TV서 모바일로' 미디어 소비유형 변화…집계방식 달라져야
원성윤 기자 socool@journalist.or.kr | 입력
2013.04.03 14:3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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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무한도전’은 TV시청률에서는 10%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모바일 시청점유율에서는 50%를 기록하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9일자 방송화면. (M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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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과 태플릿PC, 지상파DMB, IPTV, 스마트TV 등 기기들이 세분화되면서 기존 피플미터 방식의 시청률 집계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표본(패널)가구의 TV에 수상기를 설치해 산정하는 시청률로는 시청행태가 정확하게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례로 예능 프로그램의 대명사인 MBC ‘무한도전’이 주로 거론된다. ‘무한도전’의 시청률은 10%대를 유지하며 대체로 1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3~4% 시청률 차이로 동시간대 타지상파 프로그램과 대비해 1등과 최하위를 오르내리기도 한다.
언뜻 보기에도 40%를 넘나드는 주말 드라마에 비해 시청률이 낮아 보인다. 하지만 같은 기간 스마트폰으로도 시청이 가능한 실시간 앱TV ‘티빙’(가입자 420만명)에선 50%에 가까운 탄탄한 시청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젊은 계층이 주로 이용하는 PC와 모바일 기기로 분산된 시청률이 TV에 설치된 수상기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는 탓이다.
황용석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교수는 “무한도전이 갖고 있는 브랜드와 실제 토요일 저녁 시간대에 나타나는 시청률은 일치하지 않는다”며 “뉴미디어 매체를 반영한 새로운 시청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TV시청 시간과 공간이 안방에만 머물지 않은 지는 오래됐다. 닐슨코리아가 패널 707명을 대상으로 한 달간 이용자들의 미디어 이용시간을 조사한 결과 2009년도 일평균 PC와 TV의 이용시간은 4.42시간에 그쳤지만 스마트폰이 보급된 이후 2012년도 PC와 TV, 모바일 이용시간은 6.92시간으로 약 2시간30분이 늘어났다.
닐슨코리아 관계자는 “모바일 휴대기기의 보편화와 함께 미디어 이용시간 총량도 큰 폭으로 증가해 기존 미디어의 이용시간의 범위를 넘어선 전반적인 생활시간의 배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모바일의 휴대성과 개인화 특성으로 인해 기존 미디어의 주요 이용시간이 아닌 이동시간, 수면 전 시간 등이 미디어 소비 시간으로 부상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물밑에선 조심스럽게 다양한 시청률 조사방식이 논의되고 있다. 국내에선 지난해 4월부터 케이블TV나 IPTV 사업자 사이에서 셋톱박스를 활용해 유료방송 시청가구의 시청률을 초단위로 집계하는 ‘리턴패스’ 방식이 이뤄지고 있다. CJ헬로비전과 C&M강남방송, KT스카이라이프 등이 이를 채택하고 있다.
닐슨코리아 역시 TV와 모바일 시청률 정보를 동시에 집계하는 통합패널방식을 추진 중이다. TV처럼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로부터 방송 시청 내용을 피드백하는 패널방식을 검토하는 방식이다. 닐슨코리아의 이 같은 시도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연말쯤 결과물이 나올 전망이다. 닐슨이 이용자의 방송시청 정보 수집을 위해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접근 권한을 갖고 모바일 시청률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CJ E&M도 기존 TV 시청률 조사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CoB(Consumer’s contents Consuming Behavior) 지수를 개발해 지난해 2월부터 지속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콘텐츠 파워 가치 측정모델’로 불리는 이 지표는 다양한 플랫폼을 통한 시청자는 물론, 프로그램 관련 인터넷 검색량과 관련기사 구독량, 프로그램 사이트 방문량 등 프로그램이 사회적으로 미친 영향력 등도 평가해 산정한 지수다.
그러나 방송사 한 관계자는 “뉴미디어 시청률이 집계될 경우 지상파 방송사의 프로그램과 지역에 따라 잘 나오던 시청률이 대폭 감소할 수도 있다”며 “조사업체들이 고객사의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