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언론, 그리고 인터넷 플랫폼 전쟁

[언론다시보기] 김진혁 한국예술종합학교 방송영상과 교수


   
 
  ▲ 김진혁 교수  
 
얼마 전 국민TV가 ‘뉴스K’를 선보이며 TV라는 이름에 걸맞은 TV방송을 시작했다. 물론 당장은 TV가 아닌 인터넷을 통해 시청이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지만 대안매체로서 내딛는 중요한 한 걸음임에는 분명하다.

그럼에도 혹자는 플랫폼의 한계를 지적하며 그 영향력이 얼마나 될까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나는 이러한 ‘지적’에 동의하며 그에 대해 어떠한 토를 달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게 엄연한 ‘현실’이기에 그렇다.

하지만 같은 이유로 인터넷 플랫폼이 매체 시장을 급격하게 잠식해 들어가고 있는 ‘현실’ 또한 주목한다. 현재는 대안 언론들이 기성 방송 플랫폼에 진입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거꾸로 생각해 보면 이들 대안 언론들이 인터넷 기반의 언론 플랫폼을 선점해 들어간다고도 볼 수 있다.

특히 TV나 신문을 통해 정보를 접하는 기성세대와 달리 이미 인터넷만을 통해 정보를 접하는 젊은 세대의 특성은 앞으로 이들 매체의 향후 생존 가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다. 콘텐츠의 질적인 면이 보장된다면 적어도 이들 젊은 세대들에게 있어 대안 언론이 어필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실제로 팟캐스트 방송은 ‘나는 꼼수다’ 이후 젊은 층에게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단지 인기만 있는 게 아니라 뉴스를 유통시키고 의제를 설정한다. 여기서 설정되어진 의제들은 SNS를 통해 확장되고 수많은 논쟁들이 뒤따르며, 최종적으로 하나의 ‘의견’으로 수렴되어진다. 일종의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가장 뜨거운 이슈였던 새정치민주연합의 기초단체장 공천 논란은 대안 언론과 SNS로 묶여진 새로운 ‘플랫폼’의 힘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인과 관계를 당장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지만(아마 빅데이터 분석을 하면 밝힐 수 있을 것이다) 무공천이 결국 야권을 궤멸시키고 말 것이란 위기감이 팟캐스트와 SNS 상에서 매우 강세였으며 결과적으로 무공천 철회 쪽으로 정리가 됐다. 만약 그 반대 의견 쪽으로 수렴되는 분위기였다면 결과는 상당히 달랐을 것으로 추측된다.

물론 이러한 정보 흐름은 장노년층으로 확장되진 못한다. 반쪽 짜리 혹은 (현재 인구 비율에서 장노년층 비율이 더 높기에) 그보다 더 적은 비중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구매 능력’이라는 면에서 보면 젊은층이 장노년층에 비해 훨씬 강력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보면 경제적 기반, 나아가 광고를 포함한 자본을 흡수할 가능성 역시 결코 적지 않다. 쉽게 말해 ‘돈 문제’도 아주 큰 걸림돌이라 볼 수 없다는 말이다.

이렇게 보면 대안언론이 처한 현실이 꼭 나쁘다고만 할 수 없으며, 어떤 면에서는 폭발력을 지닌 잠재적 가능성 속에 놓여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물론 그러한 가능성은 가장 기본적인 ‘콘텐츠의 질’이 담보되어질 때의 얘기다. 현재로선 전통적 포맷 분야에서 가장 높은 콘텐츠의 질을 담보하고 있는 뉴스타파와, 연성화 된 포맷 분야에서 젊은 층에게 가장 강력하게 소구하는 ‘김어준의 KFC’ 정도가 눈에 띄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아직은 수적으로 부족하다. 향후 질적으로 두 프로그램에 필적하는 대안언론들이 얼마만큼 등장하냐가 성패를 가르게 될 것이다.

한편 전혀 다른 방향이지만, 포털의 영향력과 결합하고자 애쓰는 보수 언론의 시도 역시 함께 지켜봐야 할 중요한 지점이다. 얼마 전 한겨레가 시작한 허핑턴 포스트 코리아 역시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그러고 보면 단순히 대안 언론의 성공 여부를 넘어서 ‘인터넷 매체 플랫폼’을 놓고 벌어지는 매체들의 ‘미래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전쟁의 승부를 예측해 볼 수 있는 하나의 팁이라면 SNS에서의 파급력이 관건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SNS 및 인터넷 매체에 나름 일가견이 있는 한 지인으로부터 들은 얘기 중 가장 흥미로웠던 게 SNS를 통한 홍보와 마케팅이 매우 의미 있는 프로그램(콘텐츠) 조회 수 및 피드백을 보여준다는 말이었다. 즉 유튜브나 포털에서 기록되어지는 조회 수가 현상적으로 나타난 ‘결과물’이긴 하지만, 그 콘텐츠를 찾아 들어가게 하는 안내자 역할은 SNS가 상당부분 맡고 있다는 말이다.

특히 더 주목할 점은 그 영향력이 트위터 보다는 페이스북과 카카오 스토리 같은 좀 더 개인적인 성향의 SNS로 이미 편중되어 있다는 것. 이는 기성 언론이 뚫고 들어갈 틈이 점점 더 좁아짐을 이야기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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