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개방적인 편집국장 선출 방식이 언론계 이목을 끌고 있다.
가디언은 지난해 12월 앨런 러스브리저 편집국장이 사임 의사를 밝힌 후 차기 편집국장을 모집한다는 뜻을 밝혔다. 공개적으로 지원 의사를 밝히고 정견문을 발표한 후보자는 4명. 여성 후보자인 에밀리 벨, 재닌 깁슨, 캐서린 바이너, 독일 출신인 볼프강 블라우 등이다.
내부인사는 물론 외부인사도 자유로운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원할 경우 익명이 보장된다. 노조는 지원자 중 최종 후보자를 선출하기 위한 무기명 투표를 진행하는 한편 가디언을 소유한 스콧트러스트 이사회 멤버 4명으로 구성된 인사위원회도 추천권을 갖는다. 이후 스콧트러스트는 최대 5명의 최종 후보자 가운데 차기 편집국장을 임명한다.
올 여름까지 직을 수행할 러스브리저 국장도 지난 1995년 기자들의 투표로 편집국장에 임명됐다. 가디언은 이를 독특하고 개방적인 가디언의 조직문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20년 전과 다른 점은 편집국장의 역할이 단순한 지면 제작에서 벗어나 전 세계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가디언 웹사이트까지 총괄해야 한다는 점이다. 가디언은 이 때문에 공개적인 편집국장 선출이 더욱 의미를 갖는다고 말한다. 지원자들도 정견문을 통해 재정문제, 언론독립뿐만 아니라 디지털 저널리즘에 대한 비전을 적극 내세웠다.
그러나 노조의 투표 결과가 최우선으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리즈 포건 스콧트러스트 회장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직원들의 의견은 매우 중요하지만 스콧트러스트의 의무는 가디언의 생존을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러스브리저 국장은 사퇴 후 포건의 뒤를 이어 스콧트러스트 회장직을 맡는다. 그는 편집국장 재임 기간 동안 ‘디지털 퍼스트’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에드워드 스노든 전 요원이 폭로한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적 도·감청 실태를 보도, 지난해 퓰리처상 수상에 기여했다. 러스브리저 국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편집국장에 임명된) 1995년 당시 신문 웹사이트는 생소한 것으로 간주됐다”면서 “가디언은 다른 매체들을 따라잡아 이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영문판 디지털 신문이 됐다”고 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