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그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주목한 것은 직장이나 조직에서 ‘리더가 너무 중요하다’는 사실이었어요. 어떤 리더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조직의 분위기가 다르고 구성원들의 희비가 엇갈리기 마련이지요.”
기자생활 29년째. 언론계의 대선배인 김승동 CBS 논설위원장은 최근 펴낸 서적 ‘치망설존’과 관련해 담담히 설명을 이어나갔다. 치망설존을 그대로 직역하면 “치아는 망가져 없어져도 혀는 남는다”는 뜻으로, 조직에서 능력이 있고 똑똑해도 강직한 자는 부러지고 망가지기 쉬우나, 능력이 없고 똑똑하지 못해도 부드러운 자는 오래 살아남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자 생활의 대부분을 경제부에서 활동한 그가 다양한 CEO들을 보고 느낀 건 그들만의 성공 리더십이었다. 그는 “리더십이 있고 처세를 잘 한다는 평가를 받는 분들을 꼭 훌륭한 CEO라고 지칭할 수는 없지만 사회적으로 성공한 리더라고는 할 수가 있다”며 “이들은 열정을 갖고 일을 처리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부드러운 인간관계를 유지한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논설위원장은 CBS에 몸담으며 두 차례 발생한 파업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등 내부 조직 구조와 맞서며 리더십에 대해 그 누구보다 많은 생각을 해온 인물이다. 그는 “언론사의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기자들이 광고 영업에 내몰리고 있는데 언론사 본연의 사명과 역할을 잊지 않도록 조직의 비전을 제시하고 그 방향으로 이끌고 가는 게 언론사 대표가 지향해야 할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지금의 언론 환경이 아무리 힘들다고 하더라도 기자를 하는 한 ‘글로 벌어먹는 기자’로 남아야죠.”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언론인의 처세술은 단순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