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는 모습에 스스로 반할 때도 있습니다. 하하.” “자전거는 굴러가기만 해도 신나잖아요!”
생활밀착형 자전거 칼럼 ‘두바퀴 찬가’를 연재하는 김주영·김민호 한국일보 기자에게 왜 자전거를 좋아하느냐고 묻자 제목처럼 찬사가 쏟아졌다. “자전거는 편리하고 빠르고 친환경적인 데다 재밌기까지 해요. 더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안전하고 재밌게 타길 바라는 마음에서 칼럼 연재를 시작했습니다.”(김민호)
지난해 8월 한국일보 온라인에 등장한 ‘두바퀴 찬가’는 두 기자가 자전거를 타며 보고 듣고 느낀 모든 것을 다룬다. 종합일간지와 전문지 사이 정보 빈틈을 메우는 것이 목표다.
“자전거 이용자를 고려하지 않은 시설이나 정책이 많아요. 하지만 종합지와 전문지의 관심 밖 일이죠. 자전거 사망사고도 종종 발생하지만 대부분 묻혀요. 저희가 채우고 싶은 부분입니다. 전문 지식이 아니라 자전거에 관심 있는 누구나 찾아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려고 노력해요.”(김주영)
두 기자가 1년여간 선보인 콘텐츠는 다양하다. 그야말로 ‘자전거 라이딩 A to Z’. 자전거 타기 좋은 코스부터 자전거 수리 방법, 고르는 법, 자전거 대회 참가기, 자전거-보행자 사고를 막는 방법이나 자전거 권태기를 극복하는 노하우까지 담았다.
김주영 기자는 지난 추석 서울에서 고향인 충남 금산까지 230km 귀성길을 자전거로 완주해 체험기를 썼다. 최근엔 자신의 자전거를 비행기에 싣고 하와이에서 라이딩을 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일보에서 자출(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유일한 기자다. “집에서 회사까지 차로 40분이지만 자전거 타면 20분 만에 도착해요. 회사에 샤워장이나 자전거주차장이 없다는 게 아쉬운데, 자출족들이 늘어나서 이런 시설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옆에 있던 김민호 기자도 맞장구쳤다. “출퇴근길 자동차에 갇혀 보내는 시간은 아까워요. 대중교통도 좋지만 근거리라면 자전거만 한 게 없죠. 교통체증이나 환경오염 걱정 안 해도 되고요. 자동차 1대 주차할 자리에 자전거 6대를 놓을 수 있습니다.”
취미로 시작했지만 기자로서 ‘두바퀴 찬가’를 통해 저널리즘을 실현하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 두 기자는 자전거 이용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이나 문화를 만드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일방적인 정보 전달을 넘어 독자와 토론할 수 있는 공간 마련도 계획하고 있다.
“지금은 콘텐츠 양 늘리기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그 뒤엔 에버그린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사람들이 ‘두바퀴 찬가’에서 토론하며 스스로 발전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김민호)
“다른 온라인 기사처럼 생명력 짧은 콘텐츠는 되기 싫어요. 두고두고 볼 수 있는 내용을 만드는 게 중요해요. 사실 찬바람 불면 자전거 시즌은 끝이거든요. 겨울 동안 영상 제작에 몰두할 겁니다. 내년 봄에는 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김주영)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