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상인들 특별한 이야기 '마이리틀샵'

'지역신문 콘퍼런스' 대상 김희란 충북일보 기자

뉴미디어 시대, 지역 언론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김희란 충북일보 기자는 고민했다. 온라인에서 ‘먹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했다.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홈페이지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더라도 SNS에선 맥을 못추는 콘텐츠가 많았다. 언론사보다 기자 개인이 공유한 기사가 더 큰 반향을 일으킬 때도 있었다. 그때 ‘휴먼스 오브 뉴욕(Humans of New York)’이 떠올랐다. 미국 뉴욕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페이스북 페이지다. 좋아요 수가 1800만 개에 이를 정도로 인기다.


“지역민의 이야기를 듣기로 했어요. ‘휴먼스 오브 청주’랄까요. 특히 소상공인들에게 주목했죠. 작지만 흥미로운 가게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었거든요. 지난해 5월 ‘마이리틀샵’이라는 인터뷰 시리즈를 시작했습니다.”


골목상권 상인들에게 다가갔다. 판매하는 제품보다 그들의 정서적 가치에 초점을 맞췄다. “카레 가게 사장님이라면 ‘왜 카레를 좋아하느냐’고 묻는 식이에요. 일부러 그 집 카레 맛있다는 말은 넣지 않았어요. 맛집 소개 코너가 아니니까요. 재밌는 에피소드나 지역 상권에 대한 생각을 물었죠.”


콘텐츠 형식에도 공을 들였다. 누구나 편히 읽을 수 있는 구어체를 사용했고 영문 번역도 덧붙였다.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가게위치를 표시하거나 해시태그도 달았다. 특히 인물 사진에 신경 썼다.


“SNS에서 활발하게 유통할 방법을 고민했어요. 인터뷰이의 친근한 모습을 부각하기로 했죠. 취재기자가 직접 사진을 촬영한 이유예요. 친한 친구가 찍어준 것 같은 느낌을 내고 싶었거든요. 인생 사진 건졌다는 분도 많았어요. 덕분에 좋은 반응을 얻었죠.”


여고 앞 분식집 아주머니, 미용실 원장, 카페 사장, 떡집 대표….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차곡차곡 쌓였다. 지난 1년 4개월여간 마이리틀샵이 소개한 가게는 150곳. 이를 기반으로 청주 상권지도를 만들었다. 권역별·업종별로 묶어 제작한 팸플릿을 가게, 지역 도서관, 관공서 등에 배포했다.


그사이 충북일보의 온라인 영향력도 커졌다. 500여 개던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 수는 10배 가까이 늘었다. 상인들과 그의 지인들을 네트워크로 활용한 효과였다. 어느덧 지역 공동체 캠페인으로 퍼진 마이리틀샵은 지난 4일 열린 ‘지역신문 콘퍼런스’에서 신문사 부문 대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았다.


콘텐츠의 힘을 실감했다. 김 기자는 다른 지역지가 하지 못한 장기 프로젝트를 해냈다는 성취감이 크다고 했다. 가게 앞에 붙어있는 마이리틀샵 스티커를 보면 뿌듯하다. 그러나 여전히 고민이 많다.


“지역 상권에도 충북일보에도 의미 있는 기획이었어요. 다만 수익으로 이어질지 의문입니다. 사업으로 확장을 검토하고 있는데 자원 마련이 중요해요. 지역신문이 좋은 아이디어를 내면 현실화할 지원방안이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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