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가 ‘디지털 통합 뉴스룸’ 구축을 목표로 한 체질 개선에 나섰다. 모바일을 포함한 디지털 콘텐츠 중심의 ‘뉴스룸’을 만들기 위해 오전 편집회의에서 지면배치를 논의하지 않고 편집국장 직속의 디지털 별동대를 따로 두기로 했다. 이전의 디지털 혁신이 온라인 선출고와 동의어가 됐다면 이제는 제작 시스템의 무게중심을 지면에서 디지털로 옮기겠다는 것이 한겨레의 전략이다.
지난달 9일 선임된 이제훈 편집국장은 정책집에서 “‘오전 편집회의’에선 종이신문 면 배치는 논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오전 편집회의는 ‘보고→토론→종이신문 면 배치’의 순으로 진행되는데 이를 간소화하고 그보다 ‘오늘’ 자원을 집중해 차별성을 드러낼 의제가 무엇인지, 그 의제를 어떻게 다룰지, 매력적인 뉴스상품으로 가공할 방법은 무엇인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유통시킬지 등을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또 그 시간에 팀별·부서별 회의를 강화해 현장기자들과 내근 데스크가 취재·집필에 신속하게 나서도록 했다.
이런 의지를 천명하듯 지난달 31일 인사에선 이제훈 편집국장이 디지털부문장을 겸임하게 됐다. 이에 따라 3일부터 향후 1~2주의 과도기를 거쳐 편집국장이 본격적으로 신문에서 디지털 쪽으로 힘을 옮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인사에선 8명 규모의 ‘디스커버팀’ 인사도 났다. 디스커버는 ‘DI(디지털)S(스페셜)COVER(커버하다)’로, 디지털스페셜커버팀을 의미한다. 디스커버팀엔 에디터와 팀장을 포함해 모두 5명의 기자가 배치됐고 웹개발자 등 3명이 비상근 형태로 일하게 됐다.
디스커버팀은 출입처가 정해지지 않은 별동대 개념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원 댓글사건’ ‘대선·총선·지자체장 선거’ 등 지속형 중대 사안이 발생하면 우선 투입된다. 류이근 디스커버팀 에디터는 “경찰팀, 탐사보도팀, 디지털팀이 합해진 조직으로 보면 된다. 크게는 탐사보도에서 적게는 대선 등 당면 현안을 취재영역으로 두고 결과물은 디지털 중심으로 구현하고 신문에도 선별적으로 내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의 일련의 작업은 결국 ‘디지털 통합 뉴스룸’ 구축을 위한 포석이다. 양상우 한겨레 대표이사가 밝힌 ‘편집1·2국 체제’ 개편을 염두에 둔 것이다. 편집1·2국 체제는 현행 편집국 체제를 종이신문 콘텐츠를 생산하는 편집2국과 디지털 뉴스를 생산하는 편집1국으로 재편하는 것으로, 편집위원장이 1·2국을 지휘하게 된다. 이제훈 편집국장은 정책집에서 2018년 5월까지 2국 체제로 개편을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철 한겨레 미래전략부장은 “아침에 기사를 발제하고 오후 4~5시에 마감하는 게 그동안의 신문 만드는 방식이었고, 한겨레가 진행했던 ‘혁신 3.0’은 디지털 선출고로 귀결됐다면 이제는 디지털에 중요 기사를 미리 쓰고 신문 만드는 사람들이 디지털에 올라간 기사를 따로 편집해 신문을 만들 것”이라면서 “핵심적인 건 디지털기사는 팀 중심으로 결정해 출고한다는 것이다. 그 부분은 편집국장도 부문장도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