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2월5일 1면 사진으로 본 오늘]

남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닷새 앞두고 스웨덴과 평가전을 치렀다. 선수들은 한반도기와 'KOREA'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고 경기장에선 아리랑이 연주됐다.


5일 주요 종합일간지들은 4일 치러진 경기 장면과 남북한 선수들의 모습을 1면 사진에 담았다. 경기는 1대 3으로 패했지만 단일팀 결성에 의미를 두는 보도가 많았다.


5일자 국민일보 1면 사진.

국민일보는 "꼬박 27년. 19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같은 해 포르투갈 세계청소년축구대회 이후 남북 선수들이 ‘코리아팀’의 이름으로 국제무대에 다시 서기까지 걸린 시간"이라며 "세라 머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4일 인천 선학국제빙상경기장에서 세계랭킹 5위의 강호 스웨덴과 평가전을 앞두고 ‘팀 코리아’를 외친 뒤 서로의 어깨를 두드렸다. 1주일이라는 짧은 연습 기간 동안 수없이 외친 구호였다. 선수들의 눈빛에는 남북 구분 없이 비장함이 감돌았다"고 전했다.


국민일보는 "이어 단일팀 선수들이 경기 시작 직전 대형 한반도기를 보며 빙상장 위에 일렬로 서자 ‘아리랑’이 울려 퍼졌다"며 "이 모습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하던 관중 일부는 눈가를 훔치기도 했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은 경기 내내 한반도가 그려진 작은 깃발을 흔들었고 ‘우리는 하나다’를 외쳤다"고 덧붙였다.


5일자 동아일보 1면 사진.

동아일보는 "당초 머리 감독은 “북한 선수 중 전력에 도움이 되는 선수는 2, 3명 정도이며 1∼3라인에 들어올 만큼 좋은 선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그는 북한 선수 4명을 엔트리에 배치했다"며 "머리 감독은 (북한 선수) 정수현과 려송희를 같은 라인에 동시 투입해 빠른 스피드를 살린 반격을 노리는 등 공격수 실험에 주력했다. 정수현은 “북남 선수들이 힘을 합쳐 달리면 좋은 결실을 맺을 것이라 본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5일자 조선일보 1면 사진.


조선일보는 "가슴에 'KOREA'가 새겨진 파란 유니폼의 여자 선수 22명이 링크 위로 달려나왔다. 18명은 한국, 4명은 북한 선수였다. 3200석을 메운 관중은 "코리아"를 외쳤다. 경기장 가운데엔 한반도기가 걸렸고, 국가 연주 때는 아리랑이 나왔다"며 "단일팀은 스웨덴에 1대3으로 졌지만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는 4년 전만 해도 세계 랭킹 10위권 이내 국가들에 0대10 패배를 당했지만 2년 사이 급성장했다. 한국 여자는 세계 랭킹 22위, 북한은 25위"라며 "박철호 북한 감독은 경기 후 "우리 북과 남이 하나로 뭉쳐 모든 것을 해나간다면 무엇이든 못 해낼 게 없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머리 감독은 "북한 선수들이 우리 시스템에 빨리 녹아들었고,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남북의 하키 용어가 달라 회의 시간은 배로 늘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5일자 중앙일보 1면 사진.


중앙일보는 "북핵 위기 속에 한국과 북한·미국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한과 미국 입양아 출신 선수가 얼음 위를 달리며 호흡을 맞췄다. 평창올림픽에 출전하는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4일 인천 선학링크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평가전에서 보여 준 장면"이라며 "단일팀은 미국 브랜드 나이키가 아닌 핀란드 테클라가 제작한 짙은 파란색 유니폼을 입었다. 이유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의 대북제재를 의식한 조치로 보였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정수현은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5경기에 나와 2골-2도움을 기록한 북한의 에이스"라며 "1992년 한국에서 태어난 지 4개월 만에 미국인 가정에 입양됐던 박윤정은 2년 전 한국 국적을 회복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미국의 양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그의 동생 한나는 미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로 평창올림픽에 출전한다"고 했다.


5일자 한겨레 1면 사진.

한겨레는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과 스웨덴의 관중석은 1, 2층 복도의 입석까지 3000여 관중의 뜨거운 응원 열기로 확 달아올랐다. 빙판 위의 단일팀 선수들도 체격과 스피드, 기술에서 앞선 세계 5위의 강호 스웨덴에 맞서 사력을 다해 뛰었다"며 "결과는 1-3 단일팀의 패배였지만, 예상보다 훨씬 잘 싸웠고 남북의 자매가 하나가 돼 투혼을 발휘하는 모습에 관중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난관 끝에 남과 북이 모여 이룬 단일팀은 경기 전 “팀 코리아”를 외치며 단결을 과시했다"며 "피리어드는 치열한 공방전에서 골리 신소정의 선방으로 실점 없이 막아냈고, 3피리어드는 단일팀의 막판 공세가 매서웠다. 체력이 떨어진 상태였지만 머리 감독의 공격적인 주문에 따라 이진규 등 선수들이 악착같이 뛰며 스웨덴 골문을 노렸다. 외신 기자들까지 단일팀의 슈팅 기회 때 소리를 지르며 응원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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