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도달 급감, 그래도 영상은 웃고 신문은 운다

페북 개편 3개월, 지금 언론사들은

잇단 정보스캔들과 가짜뉴스 파문으로 홍역을 치른 페이스북이 뉴스피드를 가족과 친구 중심으로 개편하고 있다. 변화는 2016년부터 시작되었고, 이는 지난해 언론사 트래픽 감소라는 부인할 수 없는 현상으로 증명됐다. 그리고 지금 진행 중인 변화는 페이스북에서 언론사가 어떻게 콘텐츠와 플랫폼 전략의 변화를 꾀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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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뉴스 같은 대중 콘텐츠가 뉴스피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5%에서 4%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 뉴스피드 책임자 아담 모세리 역시 “페이지 도달, 비디오 시청 시간, 추천 트래픽이 감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로부터 3개월여.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정확한 데이터 분석은 없지만 언론사나 콘텐츠에 따라 영향 받은 정도가 다른 것으로 확인된다. 33만 명의 페이스북 페이지 팔로워를 보유한 한겨레는 1월 이후 페이지 도달이 3분의 1 정도 떨어졌다. 홈페이지로 유입되는 수치 역시 비슷한 비율로 줄었다고 한다. 이재훈 한겨레 콘텐츠기획팀장은 “인링크 방식의 인스턴트 아티클은 도달률이 높고, 아웃링크로 유입되는 일반 기사는 도달률이 낮게 나오는 상황”이라며 “페이스북 운영 정책에 변화를 줘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최선욱 중앙일보 EYE24팀장은 “도달은 떨어진 편인데 홈페이지로 유입되는 페이지뷰(PV)가 줄어든 건 체감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 팀장은 “평창 동계올림픽과 미투 이슈 등 페이스북 알고리즘 효과를 뛰어넘는 뉴스 수요가 있었기 때문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덧붙였다. 경향신문 역시 1월 이후 뚜렷한 변화는 체감하지 못하는 중이다. 다만 게시물들 간의 편차가 확연해졌다. 이인숙 경향 뉴콘텐츠팀장은 “반응이 좋은 게시물은 확장성이 빠르고 더 많은 반응을 불러 모은 반면, 노출되지 않는 게시물은 반응이 더 미미해지는 극단화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이 강조했던 ‘의미 있는 상호 작용’이 빚어낸 결과다.


동영상 기반 미디어들은 전반적으로 트래픽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동영상 우대 정책을 폈던 페이스북이 대중적인 영상 콘텐츠의 노출을 줄이면서다. SBS의 ‘스브스뉴스’ 채널은 페이스북 노출이 줄면서 인스타그램에 눈을 돌리고 있고,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미디어 스타트업 ‘닷페이스’는 페이스북에 집중했던 플랫폼 기반을 유튜브로 옮기고 있다.



영상 기반 매체들은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다른 플랫폼으로 변화를 모색할 수 있지만, 텍스트 기반의 신문사들은 이마저도 쉽지 않다. 게다가 인스타나 유튜브는 트래픽 유입 효과도 거의 없다. 때문에 페이스북이나 포털 등 플랫폼에 종속된 언론사들은 알고리즘 변화 등에 속수무책으로 휘둘릴 수밖에 없다. 한겨레가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 서비스를 최근 중단한 것도 애초의 아웃링크 정책이 인링크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경향신문도 페이스북의 우대 정책에 따라 지난달부터 인스턴트 아티클 서비스로 바꿨다.


이재훈 한겨레 팀장은 “언론사는 광폭의 많은 사람들이 쓰는 SNS를 원하는데, 플랫폼은 점차 개별화되고 이용자들의 정체성이나 세대별로 다른 SNS가 자꾸 생기는 상황이라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면서 “스팀잇이라는 블록체인 SNS 진입을 두고 고민 중이긴 하다”고 말했다.


강정수 메디아티 대표는 멀티채널과 그루핑(grouping)을 유효한 전략으로 조언했다. 강 대표는 “카카오톡의 단톡방 같은 그룹을 독자(고객)의 취향이나 성향에 따라 다양하게 만들고 콘텐츠가 유통되게끔 해야 한다”면서 “독자를 하나의 덩어리로 보고 퍼블리싱하는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고 본다. 멀티채널 전략을 가져가면서 이용자 그룹에 맞게 성격을 차별화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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