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MBC 적자...최승호 사장에 책임 물어야"

[국회 과방위 방송문화진흥회 국감 현장]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국정감사장. MBC가 올해 1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최승호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야당 의원들의 거센 공세가 이어졌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고 있다”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권 하에서 몰락해온 MBC를 두고 현 경영진에만 책임을 묻으려 한다고 맞받아쳤다.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상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뉴시스)

김상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상반기에만 5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냈다. 종편은 약진하고 글로벌 사업자가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다다행히 보도와 교양부문에서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있다. 문화방송은 반세기 많은 위기를 맞았고 경영진과 사원이 혼연일체 돼 극복한 저력이 있는 만큼, 공영방송으로서 본 모습 보인다면 예전 같은 신뢰와 애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즉각 적자 규모를 문제 삼으며 최 사장의 경영 능력을 집중 비판했다.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MBC가 양분되고 있다. 파업 참여자와 불참자로 완전히 이분해서 여러가지 인사에서 열외 시키고 정직 징계를 내리고 있다. MBC는 가장 최악의 상황이라는평가를 받고 있고 경영실적도 최악이라며 최 사장의 사퇴를 언급했다. 윤상직 한국당 의원도 올해 1000억 이상 적자 얘기 나오는데 심각하지 않나. 경영 능력은 이미 명확히 드러났는데 사장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송희경 한국당 의원은 적자면 비용부터 줄여야지, 인력 자르는 건 맨 나중에 해야 하는 일 아니냐고 꼬집으며 “11100여명 퇴출설 들어보셨나. 이런 일이 있으면 절대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송 의원은 비용 가운데 제작비를 늘리는 건 찬성하다. 하지만 일반 경비가 두 배 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저 경비를 어디에 쓰고 있는지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손 놓고 방만한 경영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 기업에서는 배임 행위와 같다고 비판했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도 경영성과 공정성을 회복하려면 직원들이 똘똘 뭉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전히 적폐냐 신적폐냐의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30%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정수장학회에 MBC가 매년 수십억 가량의 장학금을 지급한 데 대해서도 기준과 근거를 밝히라고 촉구하며 적자 속에서 불필요한 비용을 줄일 것을 강조했다.

 

답변하는 김상균 방문진 이사장.(뉴시스)

야당 의원들의 날선 공세에 여당 의원들은 MBC의 경영 상황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이명박-박근혜 정권 등 지난 9년의 세월 동안 무너진 MBC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C의 추락은 이명박-박근혜 정권 하에서 같이 이뤄졌다. 추락의 원인이 과거 정권 때문이라는 게 국민의 의견이라며 최 사장이 들어와서 정상화위원회를 가동하고 MBC의 추락을 정상화 하기 위한 만반의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정상으로 회복해야 과거의 MBC처럼 회복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도 “9년 동안 망가뜨려놓고 불 지른 사람이 소방관 자처하고 있는 것 같다. 방문진이 보다 더 분명한 인식을 갖고 경영이 바로설 수 있도록 (과거 책임자들에) 책임을 물으라고 촉구했다.

 

김성수 민주당 의원도 “9년 동안 망가진 회사를 아무리 역량이 출중해도 어떻게 바로 회복시킬 수 있겠나. 경영실적 악화는 충분히 예견된 결과라며 상당수의 기자 PD들이 9년 동안 현업에서 배제됐다. 다시 돌아왔을 때 타사 기자들과 큰 차이가 났을 것이다. 쓸 만한 인력은 상당히 부족한 상태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띄웠다.

 

김 의원은 “MBC에서는 손석희 사장이 JTBC로 갔다. 그나마 버티던 시청층은 이명박-박근혜 보수층이었다. 진보 정권이 되면서 이들도 다 떠나간 것으로 분석된다. 누가 돼도 사장이 독배를 마시는 거라고 예견한 이유라며 지금부터 회복하려면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가장 필요한 건 갈등의 최소화라고 생각한다. 지나간 잘못 바로 잡는 것도 중요하다. 빠른 시간 안에 단호하게 매듭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상균 이사장은 최 사장을 포함한 MBC의 경영진은 바뀐 지 아직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전임 이사회에서 공개 방식으로 선임한 걸로 알고 있다. 지금 지적되고 있는 경영 실적 문제는 복합적인 원인이 있는 만큼, (현 경영진의 책임에 대해서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청산과 재건과 관련해선 빨리 갈등을 봉합하고 재건 쪽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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