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위원장 대세는 연임? 속사정 들어보니

개인주의에 노조활동 위축되며
사실상 ‘다들 안하려는 분위기’
한국일보, 공모 3번 끝에 공석

최승영 기자 | 2018.12.12 14:11:01

언론계에서 노조위원장 연임 바람이 불고 있다. 궂은일을 재차 떠맡은 이들의 노고는 응원 받아 마땅하지만 노조 활동 전반의 위축이 배경으로 자리하는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1일 한대광 언론노조 경향신문지부장의 연임이 확정됐다. 2016년부터 2년 간 노조를 꾸려왔고, 2년 더 역할을 맡는다. 사장의 비위로 각각 퇴진투쟁을 벌인, 부산 지역 전대식 부산일보지부장은 지난 10월 연임이 됐고, 김동하 국제신문지부장은 세 번째 임기를 수행 중이다. 앞서 지난 3월 윤창현 SBS본부장도 두 번째 임기를 맡게 된 바 있다. 서울·지방 할 것 없이 최근 1년 새 상당수 유력매체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 같은 ‘연임 바람’이 노조 활동 전반의 위축에 따른 결과라는 우려가 나온다. 기수를 거슬러 고연차가 노조위원장을 하고 경선을 통한 선출이 희소해진 일면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일간지 A 노조위원장은 “첫 임기 중 벌인 일을 마무리하겠다는 생각처럼 개인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사실 ‘연임 바람’은 ‘다들 노조를 안 하려고 하는 분위기’의 결과”라며 “기수로 내려오며 노조를 맡던 문화도 붕괴된 지 몇 년이다. 개인주의가 팽배해지며 노조 활동 전반이 더욱 힘을 못 받으니 어떻게든 헤쳐 나가려는 자구책인 것”이라고 했다.


일부 매체에선 ‘위원장 공석’이 이미 현실이 된 상태다. 한국일보는 지난 10월 말까지 차기 위원장 공모를 위해 세 번이나 공고를 냈지만 지원자가 없어 비대위 체제로 두 달 째를 맞았다. 일간지 B 노조위원장은 “기자들의 경우 미디어 격변기다 보니 현업에 더 바빠져 관심을 못내는 측면이 있다. 노사 간 큰 문제 없이 안정화 될수록 임금으로 대표되는 처우 말곤 관심이 떨어진다”며 “젊은 기자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가 제일 큰 고민”이라고 했다.


특히 신문사 노조의 고심은 방송사에 비해 더욱 깊다. A위원장은 “(개인적으론) 위원장 임기가 1년인 곳도 많다. 서로 하기 싫으니 그리 된 것 아닌가 생각하기도 한다”며 “사무국장이라도 해본 사람이 위원장을 하는 것도 드물다. 사실 1년이면 업무파악하고 협상 하나 하면 끝이다. 협상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일간지 C 노조위원장은 “지상파 같은 덴 파업을 통해 노조의 필요성을 체험했다. 내부 경험과 틀이 있어 노조에 대한 중장기적인 고민이 가능하다”면서 “신문은 위원장 하나가 나가면 그런 경험 자체가 단절된다. 조직력이나 결속력 강화를 위한 준비가 되지 않으면 ‘비 올 때’ 큰일 난다. 여러모로 걱정”이라고 말했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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