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구조 정상화 방안 놓고… SBS, 계속 제자리걸음

작년에 합의됐지만 이행 지연
노조 "분사 전에 구조개혁부터"
사장 "드라마 부문 분사할 것"

SBS 노사가 지난해 말부터 수익구조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한 발짝도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SBS본부는 최근 “사측이 무한정 시간을 끌고 있다”며 구조개혁 방안을 문서로 제시하라고 했지만 SBS가 제출 기일을 미룬 데 이어 시한 내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며 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져들었다.

 
SBS 노사는 지난해 10월13일 임명동의제 실시와 함께 수익구조 정상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노사는 부속합의를 통해 SBS 콘텐츠허브의 SBS 콘텐츠 유통권을 2018년 중으로 회수하고, SBS 플러스 합병 여부를 포함한 콘텐츠 판매, 제작 기능의 수직계열화 방안을 정하기로 했다. SBS의 수익이 지주회사의 다른 자회사로 지속적으로 유출되는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합의 이행은 계속 지연됐고 지난달 중순 SBS는 지상파 계열 PP의 경영 악화, 수백억원의 채널 분할 양수 비용 등을 이유로 SBS 중심의 수직계열화가 어렵다고 밝혔다. 대신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드라마 분사와 OTT 전략을 내세웠다. 박정훈 SBS 사장은 지난달 13일 창사 28주년 기념식에서 “합종연횡을 통한 과감한 OTT 전략과 올해 적자로 전환된 드라마 부문 분사를 통해 안정된 수익기반을 마련하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반면 SBS 노조는 구조개혁이 선행되지 않는 분사는 SBS에 시한부 선고를 하는 격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지금 구조에서도 콘텐츠허브와 플러스가 유통 기능을 담당하며 이익 유출이 일어나고 있는데, 스튜디오 분사로 핵심 콘텐츠인 드라마의 직접 생산 기능을 독립시키고 나면 궁극적으로 SBS에 남는 것은 몰락해 가는 지상파 채널 관리 기능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창현 언론노조 SBS본부장은 “드라마 분사는 SBS 중심으로 기획과 제작, 유통, 수익의 선순환 구조를 복원해야만 의미가 있는 일”이라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보장하는 해법은 수직계열을 통한 선순환 구조 복원 밖에 없다. 그러나 사측은 완전한 해결책이 아닌 미봉책만 가져와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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