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발 건네고 사진 찍으며 수상의 기쁨 만끽

제50회 한국기자상 시상식 이모저모

국내 언론상 가운데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한국기자상이 50년을 맞았다.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50회 한국기자상 시상식에서는 권력을 감시‧비판하고 우리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힌 보도로 저널리즘의 본령을 지킨 기자들이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시상식에는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을 비롯해 민병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 이병규 한국신문협회 회장, 고광헌 서울신문 사장, 조성부 연합뉴스 사장, 배정근 한국기자상 심사위원장(숙명여대 교수), 이하경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 방문신 관훈클럽 총무, 심석태 SBS 보도본부장 등이 참석해 좋은 보도를 위해 땀 흘린 수상자들을 격려하고 축하했다.


한국기자협회장을 역임한 이형균 고문, 이춘발 고문, 노향기 고문, 안병준 고문, 안재휘 고문, 이상기 고문 등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한국기자협회(회장 정규성, 왼쪽)가 21일 제50회 한국기자상 시상식에서 한국기자상 선정위원과 심사위원장으로 16년간 활동한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오른쪽)에게 공로패를 수여했다.

시상에 앞서 한국기자협회는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에게 공로패를 수여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16년간 한국기자상 선정위원과 심사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한국기자상이 국내 최고 언론상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1990년부터 10년간 한국기자상 선정위원, 2012년부터 6년 동안 심사위원장으로 일한 저에게 이 자리는 더욱 각별하다"며 "한국기자상이 50회를 맞는 이날 공로패를 받게 돼 기쁘다. 무거운 책임감도 느낀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한국기자상은 한국 언론의 역사라 할 수 있다. 반세기에 이르는 역사와 전통을 가진 한국기자상이 성장하는 과정에 기여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영광이고 감사한 마음"이라며 "심사위원을 하면서 현장에서 진실을 전달하기 위해 땀 흘려 노력하는 기자들이 많다는 것을, 바로 여기 있는 기자들이 한국 언론의 희망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방통위원장으로서) 한국 언론과 방송통신 발전에 노력을 기울이겠다"면서 "기자협회와 한국기자상이 역사와 전통을 이어 발전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으로 한국기자상을 수상한 유영규 서울신문 기자와 동생의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시상식장을 찾은 유영미씨.

한국기자상을 받은 기자들은 시상식장을 직접 찾아온 가족들에게도 애정 어린 축하를 받았다. 가족들은 기자들에게 꽃다발을 건네고 함께 사진을 찍으며 수상의 기쁨을 만끽했다.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으로 한국기자상 상패를 받은 유영규 서울신문 기자의 누나 유영미씨는 "영규가 대학생 때부터 대학기자 생활을 했었는데, 역시 기자가 되고 옳은 이야기를 쓰는 것 같아 가족으로서 뿌듯하다"며 "특히 '간병인 살인'이라는 주제로 좋은 기사를 써줘서 자랑스럽다"고 동생을 치켜세웠다.


같은 작품으로 수상한 임주형 서울신문 기자의 아내 박수진씨도 "남편이 너무 자랑스럽다. 그동안 고생도 많았는데 결과가 좋아 감사한 마음"이라며 "남편이 쓴 기사를 보면서 간병살인에 대해 잘 알게 됐다. 더 많은 사람들이 기사를 통해 느끼는 바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규서 전 MBC 기자는 MBC 후배이자 자신의 딸인 김현경 기자의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발걸음했다. 김 전 기자는 "딸이 이번 취재에 대해 집에선 일절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이 귀한 상을 받게 돼 기쁘다"며 "주위에 딸의 수상 소식을 알렸더니 '딸이 아버지보다 낫다'는 우스갯소리를 하더라"고 말했다.


오랜만에 한국기자상 수상명단에 오른 MBC 보도에 대해 김 전 기자는 "요즘 MBC 뉴스는 시청률도 안 나오고 좋은 평가도 받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이번에 상을 받게 돼 체면치레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단독 입수 안종범 업무수첩 및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연속 보도>로 제49회 한국기자상을 받았던 김은지 시사IN 기자는 올해 시상식에선 사회자로 변신했다. 김 기자는 "한국기자상은 언론인이라면 누구나 받고 싶어 하는 상인데 그 시상식의 사회를 맡아 떨리기도 하고 영광스럽기도 했다"며 "이 자리에서 취재기자들의 수상 소감을 직접 들으니 기사로 읽는 것과는 다른 생각으로 와 닿아 좋았다"고 말했다.

 

아빠를 축하하러 아장아장 단상을 오르는 아이의 귀여운 모습을 보며 서울신문 수상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김달아‧박지은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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