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아세안 순방, 지상파 메인뉴스엔 안 나왔다?

3사 메인뉴스 보도 총 4건 뿐... 승리·전두환·김학의·장자연 등에 대중 관심 집중되며 보도량 몰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아세안 3국 해외순방을 마친 가운데 방송사 메인뉴스에서 관련 뉴스를 찾아보기 힘들어 이례적이라는 평이 나온다.


기자협회보가 대통령 순방 일정 기간(지난 10일~16일) 지상파 3사 메인뉴스를 조사한 결과 대통령의 아세안 3국 방문 관련 보도는 KBS ‘뉴스9’ 1건, MBC ‘뉴스데스크’ 1건, SBS ‘8뉴스’ 2건 등 총 4건에 불과했다. KBS <[간추린 단신] 文 대통령, 아세안 3국 순방 마치고 귀국 외>(16일 13번째 리포트), MBC <“中 탈피해 ‘신남방’ 눈 돌려야”…文 브루나이 도착>(11일 18번째), SBS <문 대통령, 아세안 3국 순방…“신남방정책 협력 확대”>(10일 19번째), <文, ‘미세먼지 범국가 기구’ 구성 지시…반기문에 등판 요청>(12일 3번째) 등이 전부였다. 추세는 타 방송사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이 같은 이유로 순방 기간 국내를 들끓게 했던 수많은 ‘빅 뉴스’들의 등장이 거론된다. 지상파 방송사 한 보도국장은 “대통령 순방은 당연히 의미가 있다고 보고, 그 자체로 뉴스가 안 돼도 어떤 말이 나올지 모르니 쭉 고정 규모를 보내왔다”면서 “(이번 순방 중엔) 워낙 큰 뉴스들이 많았다. 예전 같으면 단발성으로라도 나갔겠지만 지금 메인뉴스는 블록화·심층화를 해서 특정 이슈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기사 가치 판단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 순방 중 ‘정준영’, ‘승리’, ‘버닝썬’, ‘김학의’, ‘전두환’, ‘장자연’ 등 키워드로 대변되는 큰 뉴스가 잇따라 터지며 국민 관심이 몰렸다. 반면 대통령이 방문한 국가와는 특별한 주요 이슈나 쟁점이 없었다. 타 시간대 방송뉴스, 디지털 기사로는 꾸준히 조명했지만 메인뉴스에서 다루기엔 무리가 있었다는 의미다.


비용을 들인 언론사 입장에서도 ‘대통령 순방이 뉴스가 안 되는 상황’은 결코 달가울 수 없다. 특히 방송사는 대통령 순방 시 보통 취재기자 2명, 카메라기자 2명이 함께 동행한다. 숙식비 등 체제비는 물론 현지 프레스센터 이용비까지 언론사 몫이다. 일부 언론에선 이번 순방에만 약 3200만원이 든 것으로 알려졌다.


수차례 대통령 순방 취재경험이 있는 한 방송사 기자는 “이렇게까지 기사가 안 나간다고 생각드는 건 처음이다. 대통령은 말을 아꼈고 국가안보실장은 아예 동행하지 않았다. 북미회담 후 국제 정세가 민감하니 아무 말이 안 나왔다”며 “일부 시청자는 너무 보도가 안 된다고 불만을 말하는데 답답하긴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