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더 퇴근 시간에 가까워지는 저녁 뉴스

오후 7시30분 메인뉴스 4파전
MBC, 7시50분에 '단독' 배치... 8시 시작하는 타사 뉴스 대비
YTN, CBS 출신 변상욱 영입... 뉴스 포맷·스튜디오 파격 구성

지상파·종편 7사 중 3사, 메인뉴스 오후 7시대 집중편성


YTN이 저녁 뉴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 15일부터 변상욱 전 CBS 대기자를 앵커로 내세운 ‘뉴스가 있는 저녁’을 평일 오후 7시30분~9시에 배치했다. 방송사 뉴스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간대다. 방병삼 YTN 편성제작국장은 “저녁은 TV 뉴스의 전쟁터다. 다른 방송사들이 메인 뉴스를 내놓는 시간이다 보니 그동안 우리는 피해왔던 게 사실”이라면서 “지난해 새 사장 취임 이후 ‘그 시간대에 힘 빼고 있는 게 대한민국 대표 뉴스채널로서 자존심 상하는 일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와서 이번에 변상욱 앵커와 함께 저녁 뉴스를 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YTN은 뉴스 포맷의 차별화를 내세우고 있다. 뉴스 스튜디오부터 편안한 분위기로 꾸몄다. 세트 벽면엔 대형 스크린 대신 책꽂이와 그림 액자를 배치했고 한쪽엔 축음기도 뒀다. 비슷비슷한 또 하나의 저녁 뉴스가 아니라 우리만의 색깔을 가지고 시청자에게 다가가겠다는 의미다.



지난달 MBC가 평일 뉴스데스크 시작 시간을 기존 오후 8시에서 30분 앞당긴 데 이어 YTN까지 오후 7시30분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방송 뉴스 각축전이 7시대로 옮겨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을 포함한 7개 방송사 가운데 3곳의 메인 뉴스가 오후 7시대에 시작한다. 평일 기준으로 채널A(뉴스A)가 가장 빠른 7시20분부터 방송하고 MBC(뉴스데스크)와 MBN(뉴스8)은 7시30분부터 편성했다. 이어 8시엔 SBS(뉴스8)와 JTBC(뉴스룸), 9시엔 KBS(뉴스9)와 TV조선(뉴스9)이 메인 뉴스를 내보낸다.


7시대부터 뉴스를 시작하는 방송사들은 8시대 경쟁 구도에 앞서 선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MBC와 YTN은 방송 시간을 1시간이 아닌 1시간30분으로 편성해 주목도를 높였다. 한 달 전 뉴스 시간을 앞당기고 와이드 편성을 시작한 박성제 MBC 보도국장은 이 같은 변화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 국장은 “예전엔 뉴스를 두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때 한계를 느꼈는데 지금은 시간이 넉넉해 고민이 줄어든다”며 “시청자에게 더 많은 정보, 깊이 있는 분석, 친절한 뉴스를 전달하면서 MBC 뉴스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와이드 편성을 택했다. 타사를 의식하기보다 우리가 하고 싶은 뉴스를 제대로 할 수 있게 됐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MBC 뉴스데스크의 경우 30분 빠른 뉴스로 이슈를 선점하는 효과를 누리면서 시청률이 다소 상승했다. 관건은 8시부터 뉴스를 시작하는 SBS 8뉴스, JTBC 뉴스룸과의 경쟁이다. MBC는 기획 및 단독아이템을 7시50분대에 집중 배치해 시청자를 붙들어 두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MBC 보도국 한 기자는 “SBS와 JTBC로 채널을 옮기려는 시청자를 잡기 위해 중요 뉴스를 7시50분대에 편성하고 있다”면서 “이런 전략을 의식해서인지 언제부턴가 SBS 8뉴스도 7시50분대 편성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SBS는 7시대 메인 뉴스 경쟁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정명원 SBS 8뉴스 부장은 “7시30분에서 8시는 50대 이상 여성 시청자들이 많이 움직이는 시간대라 그 시청층을 잡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면서 “YTN의 저녁 뉴스와 MBC의 시간대 변경은 2049가 주력 시청층인 SBS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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