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하지 말라"는 외교부 대변인?

강경화 장관 일정 물어보니 "그걸 왜 나한테 물어봅니까?"... 기자들 "이런 대변인 처음 본다"

외교부 출입기자들 사이에서 대변인을 향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자들의 전화를 받지 않거나 전화나 문자에 답을 주지 않는 게 한두 번이 아니고 어렵게 연결이 돼 질문이라도 할라치면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은 사례도 생겼다.


외교부에 출입하는 A 기자는 “강경화 장관의 일정에 대해 물어볼 게 있어 대변인에게 전화했더니 ‘그걸 왜 나한테 물어보냐. 장관이 점심때 뭘 먹었는지까지 물어보지 그러냐’고 짜증을 내더라”며 “얼마 전엔 대변인과 기자가 언성을 높이며 다툰 일도 있다. 최근 사건들 때문에 외교부 분위기가 안 좋은 건 충분히 이해하는데 대변인이 기자들이랑 척까지 질 필요가 있나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언론사의 B 기자 역시 “한 부처의 입장을 대변하는 분이 전화를 너무 안 받고 문자를 남겨도 콜백을 안 해준다. 심지어 전화하지 말라고 일방적으로 끊은 적도 있다”며 “이런 대변인은 처음 본다. 외교부가 안팎으로 흔들리는 상황이라 대변인의 역할도 중요한데 위기관리를 전혀 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최근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 유출, 주베트남 대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주몽골 대사의 갑질 의혹 등 외교부의 기강 해이에 대해 여러 말들이 나오는 상황에서 대변인의 이런 행태에 출입기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기자들과 불필요한 대립각을 세우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외교부 담당 C 기자는 “기밀 유출 사건 이후 외교부 사람들이 기자들과의 만남을 꺼리고 있다”면서 “대변인마저 기본적인 확인도 안 해주니 기자로선 너무 답답하다. 기자들과 대변인의 관계가 좋지 않다는 건 상당수가 인지하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기자협회보는 외교부 대변인에게 입장을 듣기 위해 지난 3~4일 이틀에 걸쳐 전화와 문자로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