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서울신문 주식 전량 매각할 것"… 사주조합에 통보

조합 "적대적 M&A 안한다는 주주 간 협약 의향있나" 질의 후 호반 측 답변 받고 논의 진행
서울신문 구성원들 반신반의... 일각 "국감 면피하려는 제스처"

호반건설이 서울신문 주식을 전량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서울신문 구성원들이 반신반의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달 16일 호반그룹 총괄사장 명의로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사주조합)에 ‘서울신문사 주식 매각 예정 통보의 건’ 공문을 보냈다. 해당 공문은 “귀 조합에 전달한 ‘서울신문 상생발전을 위한 제안’을 철회하고, 당사가 보유 중인 서울신문사의 지분 19.4%를 매각할 예정임을 알려드린다”면서 “주식 매각 과정에서 귀 조합 및 귀사가 적합한 인수후보자를 추천해 줄 경우, 최대한 이를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지난달 4일 호반건설은 사주조합 주식 매각 시 1인당 수천만원 지급, 내부 의견수렴 요청을 골자로 한 ‘상생발전 제안’을 보냈고, 사주조합이 거절 답신을 보내자 이 같은 공문을 재차 보냈다.


이후 서울신문 사주조합은 호반 측에 ‘진정성이 있다면 적대적 M&A를 하지 않겠다는 주주 간 협약 등을 할 의향이 있는지’를 물었고, ‘어떤 내용을 협약에 담으면 좋을지 논의해보자’는 호반 측 답을 받아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6월 호반건설이 3대 주주가 됐고, 이를 건설자본의 ‘적대적 M&A’ 시도로 본 서울신문 내부에선 보도와 조직 차원의 반발이 잇따랐다. 건설사가 대주주인 언론사들에서 벌어져 온 편집권 침해 등에 문제의식이 컸다.


호반이 지분 매각의사를 밝힌 현재에도 서울신문 분위기는 ‘반신반의’에 가깝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의 증인 채택 거론 등 껄끄러운 국면을 피하려는 제스처를 취한 것, 차기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장 선거와 맞물려 시간끌기를 하는 것이란 시선이 많다. 서울신문 한 기자는 “매각의사가 진심이라면 고소부터 취하하지 않았겠나. 지금으로선 매각이 되도 좋고, 안되면 후일을 도모하겠다는 쪽으로 보인다”고 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14일 기자협회보와 통화에서 “선의를 갖고 언론발전을 위해 참여한 건데 한 회사를 위기에 빠뜨릴 정도로 공격을 받았고 신문사 발전, 고용안정 보장, 편집권 보장, 신문사 발전을 위한 전문적 투자 계획을 밝혔는데도 서울신문 쪽에 변화가 없으니까 ‘그래도 불순한 의도로 본다면 접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합원 의사를 물어달라고 했는데 그 절차가 없어 저희로선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서 “(매각절차는) 노력은 하고 있지만 이렇게 두들겨 맞을 회사를 누가 가져간다고 하겠나”라고 답했다.


한편 서울신문 차기 우리사주조합장 선거결과는 오는 21일 결정된다. 사주조합장과 감사, 이사 등 총 8인을 뽑는 선거엔 사주조합장 후보 2인 등 총 15인이 출마했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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